자가격리 통지하고도 모니터링 제대로 안 돼
확진자, 지난 16일 순천 이동 장례식장 머물러

[천지일보 전남=김미정 기자] 부산에서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60대 남성이 자가격리 통지를 받고도 순천의 한 장례식장에서 가족의 장례를 치르기 위해 4일간이나 머무른 후 확진 판정을 받아 전남 방역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전남도에 따르면 부산시 북구청은 A씨(60대)에게 자가격리를 통보하는 과정에서 순천으로 이동한 것을 확인하고도 관할 순천보건소에 통보하지 않은 데다 하루 2회 실시하는 모니터링도 제대로 하지 않는 등 관리가 허술했던 것으로 보인다.

A씨는 부산 362번 확진자와 지난 6일 부산 시내 한 식당에서 접촉해 17일 오후 9시 55분께 부산 북구보건소로부터 자가격리 대상자로 통지받았다.

그러나 A씨는 이미 전날인 16일 버스를 타고 순천으로 이동했으며 하루 친척 집에 들른 후 가족의 장례를 치르기 위해 3일간 순천의 한 장례식장에 머물렀다. 이후 19일 친척과 함께 자가용을 타고 부산 자택으로 이동하고 20일에야 부산 북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검체를 채취해 21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가 순천의 친척들에게 확진 사실을 알림에 따라 그제야 순천보건소에서 A씨의 자가격리 사실을 알게 됐고, 곧바로 심층 역학조사를 벌여 접촉자 등을 분류하고 장례식장 방역 조치를 완료했다.

이에 전라남도는 이러한 사실을 질병관리본부에 보고하고 즉시 해당 장례식장 CCTV, GPS 등을 확인해 171명의 신원을 확인해 검사에 들어갔으며 나머지 추가 접촉자 확인작업을 하고 있다. 또 재난문자를 활용해 A씨의 이동 경로인 장례식장과 버스터미널, 추모공원 등의 이용자를 파악하고 있다.

전라남도는 이와 관련해 자가격리 통보를 받고도 격리 지침을 어긴 A씨에 대해 부산시와 협의해 경찰에 고발하고 필요한 경우 구상권을 청구할 방침이다. 또 부산시 북구보건소 측의 자가격리 통보 과정 및 모니터링 내용에 대해 자세한 내용을 파악하고 있다.

전라남도는 지난 17일 오후 1시 30분부터 19일 오전 9시 30분까지 순천 한국병원 장례식장 이용객과 방문객 등은 순천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즉시 받고 스스로 격리에 들어갈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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