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세 야무나께(오른쪽) 선생이 여학생(왼쪽)에게 도자 만드는 방법을 가르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도자 장인 호세 L. 야무나께 선생 (上)
도자만으로 역사·문화 알 수 있어… 깊은 매력에 미국 열광

[천지일보=이지인 기자] 페루의 북서쪽 피우라 지역. 이곳에는 출루카나스라고 불리는 한 도자 마을이 있다. 그곳에서 태어나고 자란 도자 공예인 호세 L. 야무나께 선생(60)이 미국 동부 보스턴에서 남미 고대 도자 문화를 가르친다는 흥미로운 소문을 듣고 기자가 취재를 직접 요청했다.

한국에도 오랜 도자 문화가 있어 그 뿌리와 맥을 이어나가려는 노력이 있다. 남미의 페루 역시 문화가 수천 년의 다양한 고대 문명을 자랑하는 만큼 그 역사와 뿌리를 계속 전승하려는 소수의 무리들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남미는 그 동안 많은 침략과 혼란 속에 찬란한 문화들을 하나둘씩 잃었다. 가치를 매길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잉카제국시대의 유물과 보물들을 조사한다는 핑계로 미국이 가져가 돌려주지 않는 일이 발생하는 등 문화재 보호가 그간 어려웠던 게 사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배울 사람마저도 점차적으로 사라지면서 이제는 그 전통 기술마저도 몇 가지 채 남지 않은 안타까운 실정이다.

남미 페루의 고대 문명하면 도자 공예다. 도자 문화는 남미 문화를 더 잘 이해 할 수 있는 좋은 역사적 근거와 자료가 되기 때문에 그 가치가 상당하다. 미국은 이러한 점을 미리 간파하고 수십 년 전부터 발 빠르게 도자를 가져왔다. 그 결과 남미 문화는 고향보다 북미 박물관 곳곳에 더 많은 역사적 자료로 남아 있다. 미국은 더 나아가 기술자를 초청해 고고학 및 역사 학문을 연구하는 데 활용했을 뿐 아니라 기술을 이어갈 수 있도록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 호세 L. 야무나께 선생은 페루 도자 마을에서만 제작되는 귀걸이를 모티프로 도자 작품을 만들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남미식 도자를 만드는 방법과 도구 사용은 간단해 보였다. 손과 나무주걱, 돌 하나만 있으면 흙을 두들겨 펴내 가볍고 얇은 도자기를 만들 수 있었다. 이는 마치 아프리카식 토기 제작과 비슷해 보였다. 매우 원시적인 기술은 기계나 전기를 사용하지 않고 손으로만 만들기 때문에 노력이 몇 배로 든다.

호세 야무나께 선생은 남미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가치와 실력을 더 인정받고 있다. 미국 이곳저곳에서 초청강연 스케줄이 잡혀 있어 작가로서, 선생으로서 1인 2역을 도맡고 있다. 바쁘지만 늘 웃는 낯으로 사람들을 대하고 있다.

그는 도자 문화를 전하면서 아울러 남미를 세계에 알리고 있다. 시대가 바뀌고 세계가 새로운 것을 원하고 있지만 그는 옛 것에 대한 그리움과 애착, 그리고 남미의 고대 문화를 사명감을 안고 전파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문화적으로도 현대적이면서 파격적인 대중문화를 지닌 미국이 왜 페루의 도자와 같은 고대 문명에 열광하는 것일까. 호세 선생과 같은 전통 기술을 보유한 작가를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도자 자체만으로 역사와 문화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작가 자신의 생각만 담긴 작품이 아니라 남미의 기술과 정신이 투영된 남미 고대 도자예술을 보고 미국인들은 자국의 짧은 역사로 말할 수 없는 깊은 매력에 반한 것이다.

 

- 호세 야무나께 선생은?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학생들에게 남미 도자 예술을 꾸준히 가르쳐 왔다. 남미에서 고고학 연구를 오랫동안 돕기도 한 그는 1990년 미국 보스턴의 순수 박물관 학교 SMFA(School of the Museum of Fine Arts)에서 처음 초청받은 이후부터 현재는 각종 워크숍을 진행하는 것 외에 하버드 고고학 연구 수업시간에도 하버드 학부 학생들에게 남미의 고대 도자문화에 대해 직접 실습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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