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난민대책국민행동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로타워 앞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와 차별금지법 제정, 가짜 난민 반대집회를 열고 있다. ⓒ천지일보 2018.11.17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난민대책국민행동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종로타워 앞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와 차별금지법 제정, 가짜 난민 반대집회를 열고 있다. ⓒ천지일보 2018.11.17

과거 공갈 등 혐의로 7차례 처벌 전력
총기 게임 양심의 가책 없이 즐기기도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제대로 된 종교활동을 하지 않다가 9년 만에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입대를 거부한 여호와의 증인 신도에게 병역법 위반죄가 확정됐다. 과거 공갈 등 혐의로 7차례나 처벌 전력이 있고 평소 총기 게임을 양심의 가책 없이 즐긴 점도 유죄 판결 근거가 됐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병역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호와의 증인 신도 곽모 씨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및 160시간의 사회봉사명령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1일 밝혔다.

곽 씨는 부모의 영향을 받아 어린 시절 여호와의 증인에 입교한 뒤 가끔씩 집회에 참석하고 9년여 동안 별다른 종교 활동을 하지 않았다.

그는 2012년 10월부터 수차례 현역병 입영 통보를 받았지만 복학, 자격시험 응시, 자기계발 등의 이유로 입영을 미뤘다. 입영 연기는 2017년 12월까지 계속됐지만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연기 신청을 하지는 않았다.

2018년 8월 다시 입영 통보를 받은 그는 이번에는 종교적 신념을 이유로 입영을 거부했다. 그리고 같은 해 9월 성서 연구를 시작하면서 9년 만에 종교 활동을 재개했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위해 대체복무제가 필요하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오고 난 두 달 뒤였다.

1심은 A씨가 병역을 거부할 만큼 진실한 종교적 신념이 없음에도 헌재 결정에 편승해 군 복무를 회피한 것이라고 봤다.

또 A씨가 여호와의 증인 신도가 된 이후에 공동공갈, 무등록 자동차매매 사업, 허위 진술, 무면허 음주운전 등으로 7차례나 입건돼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는 점도 ‘성서 교리’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배틀그라운드나 오버워치 같은 총기 사용하는 게임을 하기도 했는데 “게임을 할 당시에는 양심이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았으나, 종교활동을 다시 시작할 무렵 게임을 중단했다”고 진술한 점에서도 법원은 ‘양심적 병역거부’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곽 씨의 내면의 양심이 과연 깊고 진실한지에 대해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며 “병역거부 당시 종교적 신념이 깊거나 확고하다고 볼 수 없고, 진정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라고 볼 수 없다”고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검사는 형량이 너무 가볍다는 이유로, A씨는 “종교적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가 맞다”는 주장으로 항소했지만 2심은 이를 모두 기각했다. A씨는 상고했지만 대법원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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