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SON데이’ 손흥민 EPL 첫 해트트릭, 한 경기 4골… 토트넘 사우샘프턴에 5-2 승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손흥민(28, 토트넘 홋스퍼)이 드디어 프리미어리그(EPL)에서 개인 첫 해트트릭을 포함해 무려 4골을 폭발시켜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손흥민은 EPL 진출 이후 FA컵에서만 한 차례 해트트릭을 기록했으나 이날 리그 경기에서도 처음으로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두 경기 동안 4골을 기록하며 득점 공동선두로도 나서 사상 첫 득점왕 가능성까지 기대를 품게 했다.

손흥민은 20일 오후(한국시간) 영국 사우샘프턴의 세인트 메리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샘프턴과의 2020-2021 EPL 2라운드에 선발 출전해 0-1로 뒤진 상황에서 전반 종료 직전 동점을 만든 후 후반에 연달아 세 골을 넣으며 팀의 5-2 승리를 이끌었다. 손흥민은 4골을 왼발과 오른발을 번갈아 가면서 똑같이 2골씩을 기록해 양발을 잘쓰는 선수임을 보여줬다.

손흥민의 해트트릭은 영국무대로 온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2017년 3월 13일 밀월과의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8강전에서 첫 해트트릭을 기록한 바 있다. 리그에서는 멀티골은 여러 차례 기록했으나 해트트릭과는 인연을 맺지 못하다가 결국 이날 해트트릭의 기쁨을 누렸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 유로파리그 예선전까지 치르면서 2주 동안 이틀 간격으로 경기를 치러야 하는 살인적인 일정을 보내고 있다.

토트넘은 지난 18일 로코모티브 플로브디프(불가리아)와 유로파리그 2차 예선 원정경기에서 2-1로 힘겹게 역전승을 거두고 왔다. 손흥민도 풀타임으로 뛰었으나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14일 프리미어리그 개막 첫 경기인 에버턴전에서 0-1로 일격을 당해 이날 두 번째 리그경기에서 반전이 필요하던 시점이었다.

이날 토트넘은 전반 3분 만에 해리 케인이 선제골을 넣어 손쉽게 출발하는 듯 했으나 이 골이 VAR 판정을 통해 오프사이드로 판정되면서 취소됐다. 이후에도 손흥민과 케인이 몇 차례 위협적으로 골문을 몰아 붙였으나 계속 오프사이드가 되면서 찬스가 무산됐다.

그러던 중에 오히려 사우샘프턴에게 일격을 맞았다. 전반 32분 토트넘에서 뛰었던 카일 워커-피터스가 뒤에서 넘겨준 로빙 패스를 잉스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오른발로 슈팅해 골문을 갈랐다.

0-1로 전반을 마칠 것 같았던 경기는 손흥민이 동점을 만들며 1-1로 전반을 마쳐 사기를 올리는 데 성공한다.

전반 추가시간인 47분 중앙에서 은돔벨레가 수비수를 제치고 돌파하며 찬스를 잡은 토트넘은 케인이 손흥민에게 바로 연결했다. 손흥민에게 약간 페널티지역 오른쪽으로 길게 갔지만 손흥민은 각도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오른발 슈팅으로 강하게 때려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들어서는 손흥민의 원맨쇼가 시작된다. 그 시작에는 케인이 조연으로 활약한다.

후반 2분 만에 이번에도 케인의 패스를 받아 수비수를 제친 후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선 상황에서 정확한 왼발슛으로 골문을 갈랐다.

후반 19분에도 또따시 케인의 침투 패스를 받아 골지역 오른쪽에서 오른발로 슈팅해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손흥민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9분 뒤인 28분에는 케인이 오른쪽에서 올린 대각선 크로스를 수비수보다 앞서 잡아내며 가슴으로 트래핑한 후 골키퍼를 앞에 두고 가볍게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 해 4-1을 만들었다.

토트넘은 케인이 37분 한 골을 추가했고, 후반 45분에는 사우샘프턴의 잉스가 페널티킥으로 만회골을 넣어 5-2로 경기를 마쳤다. 해리케인은 4도움에 1골을 기록하는 등 모든 골에 관여했다.

경기 후 MOM(최우수선수)에 선정된 손흥민은 방송인터뷰를 통해 "케인이 MOM"이라고 동료에게 공을 돌렸다.

영국 BBC는 “4골을 몰아친 손흥민을 사우샘프턴이 제어할 수 없었다”며 “특히 손흥민과 케인은 서로 텔레파시를 주고받는 것 같은 호흡을 선보였다”고 평가했다.

한편 토트넘은 오는 23일 레이튼 오리엔트를 상대로 카라바오컵 3라운드를 치르고, 25일에는 스켄디야(마케도니아)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3차예선을 치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