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에서 1차 라운드를 통과해 2차 라운드에 진출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8일 오후 미국 방문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에서 1차 라운드를 통과해 2차 라운드에 진출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8일 오후 미국 방문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24일부터 2차 라운드 진행

아프리카 후보 당선 가능성↑

미국·EU 등 표심 확보해야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세계무역기구(WTO) 차기 사무총장에 도전하는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이 최근 첫 관문을 통과하면서 사상 첫 여성 수장이자 한국인 첫 사무총장 탄생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WTO 사무국은 지난 18일 유명희 본부장이 사무총장 선출 1차 라운드를 통과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차기 WTO 사무총장 선출을 위한 2차 라운드는 오는 24일부터 10월 6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유 본부장은 케냐의 아미나 모하메드 후보,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후보, 영국 리엄 폭스 후보,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마지아드 알투와이즈리 후보 등 5명과 함께 3라운드 진출을 두고 경쟁하게 됐다.

1라운드에서 8명의 후보 중 멕시코의 헤수스 세아데, 이집트의 하미드 맘두, 몰도바의 투도르 울리아노브스키 등 3명은 탈락했다.

또 추려진 5명의 후보는 2라운드에서 2명만 남게 되고, 최종 단계에서 단일 후보자를 164개 회원국 대사들이 합의하는 방식으로 차기 사무총장이 선출된다. 차기 사무총장 선출 작업은 늦어도 11월 초순에는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 본부장이 WTO 차기 사무총장이 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2라운드 통과를 위해선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지지를 확보해야만 한다. 현재 아프리카 케냐의 아미나 모하메드 후보와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후보가 WTO 사무총장 당선 가능성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역대 WTO 사무총장에 아프리카 출신이 없었다는 점에서 개발도상국들의 지지를 받고 있어서다.

주요 외신 및 외교 당국 등에 따르면 중국은 아프리카 후보를 지지할 가능성 큰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무역 마찰을 빚고 있는 미국의 경우 중국 측이 지지하는 후보를 제외한 인물을 지지할 가능성이 높다.

일본도 우리나라가 WTO에서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우려, 반대에 나설 공산이 크다.

유 본부장은 주요국 방문 첫 행선지로 미국을 택했다. 아프리카 지지 가능성이 높은 중국이 아닌 미국에 기대는 전략을 취한 것이다. 유 본부장은 지난 15일부터 이날까지 3일간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미국 정부 통상관계자들과 면담을 했다.

EU(유럽연합)은 앞서 1차 후보자 선출 과정에서 우리나라와 이집트·나이지리아·케냐 등 아프리카권 후보들을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유 본부장은 미국의 확실한 지지는 물론 EU에서 아프리카의 표를 최대한 가져와야 차기 WTO 사무총장 자리를 노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통상 EU가 아프리카에 우호적이었던 만큼, 유 본부장이 EU 내 독일, 프랑스와 같은 강국의 지지를 반드시 얻어내야만 당선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외교통상부는 WTO 163개 회원국들과 각국의 제네바 대표부, 주한 WTO 각 회원국들의 공관 등을 상대로 유 본부장에 대한 지지를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WTO사무총장 선거는 호베르투 아제베두 총장이 지난 5월 임기를 1년여 남겨두고 돌연 사퇴를 선언해 갑작스럽게 진행됐다.

차기 사무총장이 누가되더라도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현상으로 전 세계 경기침체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WTO가 중국에 친화적이라며 사실상 보이콧을 선언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차기 사무총장은 세계 각국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코로나19로 침체된 세계 경제를 촉진해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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