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2020.09.14.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2020.09.14.

보좌관 독단 행동으로 보고 조사할 전망

與, “민원실 전화는 청탁 아니다” 힘 실려

정치권에서는 “보좌관 독단 처리 불가능”

일각서 “보좌관으로 꼬리 자르기” 지적 나와

검찰 조사 결과에 따라 정치적 타격 입을 듯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추미애 법무부장관 아들의 휴가 특혜 의혹을 조사 중인 검찰이 지난 15일 국방부 민원실을 압수수색해 녹취파일을 확보한 가운데 추 장관 부부의 통화기록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검찰은 보좌관의 부정청탁 여부를 집중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사안이 여야의 정쟁으로 번진 만큼 조사 결과에 따라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9일 TV조선 단독보도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 15일 국방부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2017년 6월 민원실로 걸려온 전화 녹취파일 1500여개를 확보했지만, 추 장관이나 남편의 통화 기록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검찰은 국방부 인사 복지실 문건에 ‘부모님 민원’이라고 적힌 문건이 발견된 것이 보좌관이 전화한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휴가 연장은 추 장관의 최모 보좌관과 지원 장교 김 모 대위의 3차례 전화로 이루어졌을 가능성이 높다는게 검찰의 판단인 것이다.

검찰은 김 대위가 “외부의 전화를 받아 압박감이 컸다”고 진술함에 따라 최 보좌관에게 부정청탁 등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고 추 장관이 최 보좌관에게 김 대위와의 통화를 지시했는지, 아니면 사후에라도 보고 받았는지 여부 등도 살펴볼 계획이다.

다만 검찰은 추 장관이 현직 법무부 장관인 만큼 조사 방식을 놓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복무 시절 휴가 특혜 의혹 등을 수사중인 검찰이 이달 15일 국방부 압수수색을 마치고 국방부 청사를 나서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의 군 복무 시절 휴가 특혜 의혹 등을 수사중인 검찰이 이달 15일 국방부 압수수색을 마치고 국방부 청사를 나서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정치권에서는 보좌관이 국회의원에게 보고 없이 일처리를 할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국민의힘 조해진 의원은 지난 1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보좌진이 국회의원 가족 일을 처리한다는 건 국회의원들끼리 굉장히 어떻게 보면 금기시돼 있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추 장관의 아들인 서모씨가 보좌관하고 친하니까 형이라고 해서 개인적으로 부탁했다고 하는데 같은 국회의원 생활하는 입장에서 보면 납득이 안 된다”라며 “법적으로도 문제 될 수 있고 도의적으로도 문제가 되기 때문이고 문제가 된 사례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도 지난 17일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보좌관이 의원에게 보고하지도 않고 독단으로 일을 처리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 장관이 이런 태도로 나오는 이유는 오래된 일이기 때문에 증거가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국방부 민원에 대해 추 장관이나 남편이 전화를 하지 않았다고 계속 주장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보좌관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한다. 이번 사건의 경우 보좌관 독단으로 처리하기에는 후폭풍이 엄청날 사안이기에 의원에게 보고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적기 때문이다.

검찰이 추 장관 부부의 통화기록을 발견하지 못함에 따라 그동안 국방부 민원실을 통한 요청은 특혜가 없었다는 증거라며 추 장관을 옹호해온 더불어민주당의 주장에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추 장관 아들의 의혹은 여야의 정쟁으로 번진 만큼 검찰의 조사 결과에 따라 정치적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을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월 31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정세균 국무총리와 추미애 법무부 장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의 권력기관 개혁 보고를 받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월 31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정세균 국무총리와 추미애 법무부 장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의 권력기관 개혁 보고를 받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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