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칼럼] 특수계급의 부인과 평등원칙
[인권칼럼] 특수계급의 부인과 평등원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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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겸 동국대 법학과 교수

헌법 제1조 제1항에서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임을 천명하면서, 제2항에서는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국가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고 명시하고 있다. 헌법은 대한민국이 민주공화국이면서 국민주권국가라는 것을 밝히고 있는 것이다. 이는 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국가공동체에서 주체는 국민이며, 모든 국민은 동일한 지위를 갖고 있는 대등한 관계임을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헌법에서 말하는 주권자는 개개의 국민이 아니라 전체 국민을 말하는 것이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국민이 동일한 의사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민주주의원리에 따라 다수결로 결정된 사항에 대해서는 전체 국민의 의사로 보는 것이다. 그렇지만 역사적 경험은 다수결에도 모순이 있음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다수의 의사에 반대하는 소수의 의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하는 소수보호원칙도 수용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은 누구나 원칙적으로 평등하기 때문에 민주국가에서는 특수한 신분계급을 인정할 수 없다. 특히 대한민국은 주권자인 전체 국민에 의하여 국가권력이 창설되기 때문에 전제주의나 독재를 부정하며 소수에 의한 과두정도 부정한다. 이는 대한민국이 공화주의에 기반하고 있는 국가라는 점에서 당연한 법리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헌법은 제11조 제1항에 모든 국민이 법 앞에서 평등하다는 것과 제2항에서 “사회적 특수계급의 제도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어떠한 형태로도 이를 창설할 수 없다”라고 해, 신분계급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인류의 역사를 보면 근대에 이르기까지 군주주권이 지배하면서 신분계급사회였고, 당시에는 신분에 따라 계급이 나뉘어져 차별이 당연히 존재했다. 이러한 차별은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존재했고, 평등이란 같은 신분이나 계급 내에서 존재하는 형식적 평등이 주를 이루었다. 신분계급에 의한 차별은 사회의 발전과 민주주의의 발전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축소됐지만, 현실에서는 여전히 차별이 존재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헌법은 사회적 신분으로 인한 차별과 특수한 신분의 창설을 금지함으로써 평등사회를 실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헌법상 사회적 신분은 출생에 의한 고정된 신분인 선천적 신분을 의미하기보다는 후천적으로 취득한 신분인 후천적 신분 등을 의미한다. 왜냐하면 민주국가에서 선천적 신분이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회적 신분은 사회생활에서 일시적으로 취득한 지위가 아닌 장기적으로 차지하는 지위라 할 수 있다. 헌법재판소도 사회적 신분을 사회에서 장기간 점하는 지위로서 일정한 사회적 평가를 수반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후천적 신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전과자도 사회적 신분이라고 볼 수 있는데, 상습범과 같은 전과자에 대해 가중처벌하는 것은 상습범이 증가하고 있는 현실에서 범죄예방을 위한 것으로 평등원칙에 위배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런가 하면 헌법재판소는 가족 간의 증여와 일반증여를 차별하는 것이 특수한 신분관계에 있다는 것만으로 차별하는 것이기 때문에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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