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칼럼] 이 태풍의 이름은 ‘기후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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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우 부산환경교육센터 이사

올여름은 유난히 장마가 길었다. 총 54일이라는 역대 최장기간을 기록했다. 장마가 끝난 이후에는 전국적으로 폭염특보가 이어졌다. 연일 불볕과 찜통더위에 열대야까지 이어졌다. 그리고 8월에는 초대형 태풍이 연속으로 한반도를 강타했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이상기후를 올 여름도 어김없이 맛 본 것이다.

어느 한 환경단체는 ‘#이_비의_이름은_장마가_아니라_기후위기입니다’라는 해시태그 운동을 하기도 했다. 예년과 달리 길어진 장마와 잦은 태풍이 모두 기후변화 혹은 이상기후로 인해 발생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정말 최장기간의 장마도 기록적인 폭염과 폭우도 그리고 초강력 태풍도 이 모든 이상기후 현상이 모두 기후변화 탓일까?

여기서 ‘이상기후’란 기온이나 강수량 등의 기후요소가 평년값에 비해 현저히 높거나 낮은 수치로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국내뿐만 아니라 최근 전 세계적으로도 이상기후로 많은 국가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지역 국가는 폭우로 인한 피해를 입고 있으며, 영국 등을 포함한 유럽 지역 국가는 기온이 40도 가까이 오르면서 역대 최고의 폭염에 시달리고 있다. 기상청이 발간한 2019년 이상기후 보고서에 따르면 장마뿐만 아니라 폭염, 태풍, 가뭄 등 한반도에 미치는 이상기후 현상이 갈수록 또렷해지고 있다. 1980년대 연평균 9.4회였던 폭염 일수는 최근 10년간 15.5회로 증가했고, 태풍도 지난해 무려 7개가 한반도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 10년간 과거에 경험하지 못했던 이상기후가 일상화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이상기후의 일상화가 바로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 기후위기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뚜렷한 징후인 셈이다. 물론 장마와 집중호우 그리고 태풍은 옛날부터 지금까지 여름철이면 늘 우리나라 한반도에 찾아왔던 불청객이자 풍수재해를 일으키는 자연현상이었다. 하지만 지금의 태풍은 수준이 다르다. 지구온난화가 만들어내는 슈퍼 태풍인 것이다.

태풍의 유래는 확실치가 않다. 옛날사람들은 태풍을 순우리말로 돌개바람 혹은 싹쓸바람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옛날에 태풍과 같이 바람이 강하고 회전하는 풍계(風系)를 ‘구풍(具風)’이라고 했으며, 이 ‘구(具)’는 ‘사방의 바람을 빙빙 돌리면서 불어온다’는 뜻이었다. 다만 중국의 광동 일대에서 열대성 저기압의 영향으로 부는 강풍을 大風(Tai fuŋ)이라 불렀는데 이를 영국사람들이 ‘Typhoon’이라고 적은 것이 태풍의 유래라고도 한다.

태풍(Typhoon)의 어원은 그리스 신화에 티폰(Typhon)에서 그 유래를 찾을 수 있다. 대지의 여신인 가이아(Gaia)와 거인 족 타타로스(Tartarus) 사이에서 태어난 티폰(Typhon)은 백 마리의 뱀의 머리와 강력한 손과 발을 가진 용이었으나, 아주 사악하고 파괴적이어서 제우스(Zeus)신의 공격을 받아 불길을 뿜어내는 능력은 빼앗기고 폭풍우 정도만을 일으킬 수 있게 됐다고 한다. ‘티폰(Typhon)’을 파괴적인 폭풍우와 연관시킴으로써 강력한 자연의 힘을 형상화 한 것이다.

태풍은 북서태평양에서 발생하는 강력한 열대성 저기압을 통칭하는 말이기도 하다. 열대성 저기압은 수온이 섭씨 26~27도 이상인 바다 위에서 흔히 나타난다. 따라서 따뜻한 바다 위에서만 발생하고 그렇기 때문에 실제로 태풍이 갈수록 강력해지는 이유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이 결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태풍의 위력은 수온이 결정적이므로 지구온난화가 진행될수록 태풍의 위력도 점차 강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태풍이 따뜻해진 바다를 지나며 더 많은 수증기를 품게 되고 더 강하게 발달하는 원리이다. 결국 해수면의 온도가 높아지면 대기는 더욱 불안정해지고 그리스 신화에 나올 법한 초강력 괴물 슈퍼 태풍이 탄생하는 것이다.

슈퍼 괴물 태풍의 탄생이 온실가스로 인한 지구온난화와 기후위기 때문이라면 결국 초대형 괴물 태풍을 만든 건 우리 인간인 셈이다. 자연의 일부인 태풍을 없앨 수야 없겠지만 더 이상 괴물로 키우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지구온난화 방지와 온실가스 감축, 우리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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