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평화의 날을 기념하는 ‘Peace BAR Festival 2020)’이 오는 22~23일 양일간 개최된다. 사진은 지난해 9월 19일 개최됐던 Peace BAR Festival 2019의 원탁회의 사진. (제공:  경희대학교) ⓒ천지일보 2020.9.17
세계평화의 날을 기념하는 ‘Peace BAR Festival 2020)’이 오는 22~23일 양일간 개최된다. 사진은 지난해 9월 19일 개최됐던 Peace BAR Festival 2019의 원탁회의 사진. (제공: 경희대학교) ⓒ천지일보 2020.9.17

나오미 오레스케즈, 스콧 세이건 등 세계적 석학과 시민사회, 미래세대 참여

인류가 당면한 난제에 대응하는 지구 차원의 공공시스템 구축 모색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세계평화의 날을 기념하는 ‘Peace BAR Festival 2020(PBF 2020)’이 오는 22~23일 양일간 개최된다. 올해 주제는 ‘긴급성의 시대, 정치 규범의 새 지평(Era of Urgency, a New Horizon for Political Norms)’이다.

나오미 오레스케즈(Naomi Oreskes) 하버드대 교수, 스콧 세이건(Scott Sagan) 스탠포드대 교수, 존 아이켄베리(G. John Ikenberry) 프린스턴대 교수 겸 경희대 ES 교수 등 세계적 석학이 참여한다. 올해 행사는 코로나19의 상황으로 온라인으로 진행한다.

◆세계평화의 날과 경희대학교

세계평화의 날과 해는 1981년 경희대 설립자 미원(美源) 조영식 박사가 세계대학총장회(IAUP)와 코스타리카 정부를 통해 UN에 제안해 그해 11월 제36차 UN 총회에서 157개 회원국 전원일치로 제정됐다. 당시 UN 총회 결의문(Resolution 36/37)은 ‘모든 국가와 시민이 평화의 이상(理想)을 기념하고 고양시키고자’ 세계평화의 날을 제정했으며, ‘모든 UN 회원국, 산하 기관과 기구, 지역 기구, NGO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UN과의 협력하에 특히 교육적 수단을 통해 세계평화의 날의 의미를 되새길 것’을 권유한다고 선언했다. UN은 매년 9월 셋째 화요일을 ‘세계평화의 날(2011년부터 9월 21일)’로, 1986년을 ‘세계평화의 해’로 제정했다. 이후 이날이 되면 세계 각지에서 세계평화의 날을 기념하는 행사가 개최되고 있다.

경희대는 1982년부터 세계평화의 날과 해 제정을 기념하는 국제학술대회를 열어왔다. 이 국제학술회의가 2004년부터 PBF로 확대됐다. PBF는 미래문명의 길을 모색하는 지구촌 평화 축제다. PBF의 BAR은 ‘정신적으로 아름답고, 물질적으로 풍요로우며, 인간적으로 보람 있는(spiritually Beutiful, materially Affluent, humanly Rewarding)’ 지구 공동사회를 함께 만들자는 뜻을 담고 있다.

세계평화의 날 제정 39주년을 기념하는 이번 PBF 2020에서는 ‘긴급성의 시대, 정치 규범의 새 지평’을 주제로 인류가 당면한 난제에 대응하는 지구 차원의 공공시스템 구축을 모색한다. 국내외 석학과 시민사회, 미래세대가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인류와 지구 생태계가 공유하는 미래를 열어나가는 실천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머리를 모은다.

◆기후 위기, 불평등 심화에 더해 코로나19까지 지구적 난제가 인류에게 던지는 경고

코로나19 사태로 인류는 ‘뉴노멀(New Normal)’을 이야기한다. 다시는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인식이 담긴 표현이다. 전 세계를 휩쓴 전염병으로 지구는 인류에게 경고를 던지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인류는 위협받고 있었다. 기후 위기와 불평등의 심화와 같은 지구적 난제가 그것이다. 하지만 경고음이 울리는 이런 급박한 상황에도 인류는 기존의 생활 방식을 포기하지 않았다. 모두가 함께 해결책을 모색해도 어려운 시점이었지만, 미국의 파리기후협약 탈퇴, 브렉시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파열음은 이어졌다.

코로나19의 백신이 개발되더라도 지속가능한 미래는 바로 열리지 않는다. 기후 위기라는 큰 문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 인류문명과 생태계가 직면한 모든 문제는 기후로 수렴되고 확산된다. 코로나 팬데믹이 보여주는 것처럼 인류가 직면한 복합 위기는 지역과 국가 차원에서 해결할 수 없다. 지속가능한 미래가 요청하는 정치는 결국 세계시민과 세계정치의 결합이다. 개인의 의식혁명을 통한 세계시민의 탄생과 자국 우선주의를 뛰어넘는 세계정치가 ‘끝’을 ‘시작’으로 바꿀 수 있다.

PBF 2020에는 나오미 오레스케즈, 스콧 세이건 등의 세계적 석학이 참여한다. 오레스케즈 교수는 1994년 미국국립과학재단에서 ‘젊은 과학자상’을 수상했고, 미국 환경보호청과 국립과학기술원에서 자문을 역임한 지구 과학과 기후위기 분야의 석학이다. 2004년 ‘사이언스’에 기고한 ‘기후 변화에 대한 과학적 합의(Beyond The Ivory Tower: The Scientific Consensus on Climate Change)’가 앨 고어의 ‘불편한 진실(An Inconvenient Truth)’에 인용돼 미국 상원 환경 공공사업 위원회 증언을 끌어내기도 했다. ‘의혹을 팝니다(에릭 콘웨이 공저, 2010)’, ‘다가올 역사, 서양 문명의 몰락’ 등의 저서를 발표하며 현대 자본주의를 비판하고 미래의 재앙을 경고해왔다.

핵·안보 분야의 전문가로 알려진 스콧 세이건 교수는 현재 스탠포드대 정치과학학 교수로 재직중이며, 미국 합동참모본부 핵계획부서의 컨설턴트를 역임했다. 핵 비확산 주의자로 알려져 있고, 최근에는 국내 언론을 통해 북핵과 관한 다양한 의견을 전해왔다. 2019년에는 한국을 방문해 ‘2019 핵비확산 국제회의’에 참여해 미국인이 인식하고 있는 북한 핵문제에 대한 생각을 발표하기도 하는 등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세계평화의 날 기념식, 기념 특강, 특별대담, 원탁회의 개최

PBF 2020은 기후위기의 심각성에 대해 세계 지성과 시민사회가 함께 연대해 대응하고, 기성세대와 미래세대가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자리이다. PBF 2020을 통해 인류가 당면한 가장 큰 난제를 풀어나갈 실천적 지혜를 모색한다. 이를 위해 기념 특강, 특별대담, 원탁회의 등을 진행한다.

22일에는 세계평화의 날 기념식이 개최된다. 기념식은 이리나 보코바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명예대학장의 축사와 스콧 세이건 교수의 기조 강연, 조인원 학교법인 경희학원 이사장의 기념사 등의 순서로 진행한다. 스콧 세이건 교수는 기조 강연에서 우리가 직면한 위기의 실체에 관해 이야기한다. 올해 초 세계원자과학자협회가 ‘지구 운명의 날 시계(Doomsday Clock)’를 자정 100초 전으로 설정한다고 발표했다. 70여 년간 시간을 설정해왔는데, 분침을 초침으로 바꾼 것은 처음이다. 지구 위기의 실상이 드러난 사례이다. 세이건 교수는 이런 위기 상황에서 전 세계 도처에서 발생하는 위기의 진상을 공유하고, 문제의 지구적 연계성을 설명한다.

나오미 오레스케즈 교수는 기념 특강을 맡는다. 오레스케즈 교수는 ‘인류의 존재적 위기(Humanity’s existential crisis)’를 주제로 현대문명을 만든 인식 속 기저가 가진 함정을 설명한다. 문명의 붕괴를 일으킨 현상적인 측면은 인간의 활동에서 비롯됐지만, 인간이 행동하게 하는 인간의 내면과 욕구를 살피고 새로운 인식의 전환을 위한 방안을 이야기한다.

◆석학과 미래세대 원탁회의 통해 지속가능한 미래 위한 해법 함께 고민

특별대담은 안병진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의 사회로 조인원 이사장과 나오미 오레스케즈 교수, 존 아이켄베리 교수가 참여한다. 대담의 큰 주제는 ‘인류가 당면한 난제들과 그 해법들’이다.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정치를 규정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시급함을 역설하고, 새로운 정치 규범을 구축하기 위한 시민사회와 지구적 정치의 관계를 전환하기 위한 접근법을 소개한다.

23일에 개최하는 세계평화의 날 기념 원탁회의에는 석학과 미래세대가 머리를 맞댄다. 권기붕 경희대 평화복지대학원 원장을 좌장으로 스캇 세이건 교수와 박영신 연세대 명예교수, 송재룡 경희대 교수와 미래세대를 대표해 경희대 서세종 학생(국제학과 17학번)이 패널로 참여한다. 이들은 ‘시민의식과 현실정치’를 주제로 1일 차 기조 강연과 대담 내용을 바탕으로 토의를 이어간다.

지구적 위기의 해결은 국제적 협력과 연대의 틀에서 논의돼야 한다. 하지만 코로나19의 문제는 역설적이게도 초연결망화된 사회에서 발생했다. 이 연결망을 새로운 방식으로 작동시키지 못하면 지구적 차원의 해법은 불가능하다. 국지적 해결은 지역적으로 제한적이며 시간적으로도 한시적이다. 여기서 대두되는 문제는 세계정치의 책임, 리더십의 책임이다. 원탁회의 참가자들은 다가오는 미래에 인식과 정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불균형을 어떻게 논의할지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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