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천지일보DB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천지일보DB

대구 동충하초 설명회 참석 60대

“2시간 내내 한번도 안벗고 착용”

차량이동·간식 시간에도 ‘안벗어’

27명 중 26명 감염, 1명만 ‘음성’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동충하초 설명회’에 참석한 27명 중 26명, 감염률이 무려 97%나 되는 집단감염 상황에서 마스크 착용으로 유일하게 감염을 피한 사례가 나와 주목된다.

16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대구 북구의 한 빌딩에서 열린 동충하초 설명회와 관련해 참석자 27명 가운데 단 1명을 제외한 26명이 코로나19에 집단감염됐다. 참석자 대다수는 50∼80대의 고령으로, 대구, 경북, 경남, 충북 등 전국 각지에서 모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설명회에 참석하고도 감염을 피한 사람은 정모(63, 경북 상주시)씨가 유일했다. 그는 지난 12일 자가격리 해제 전까지 3차례나 검체 검사를 받았지만 모두 음성으로 나왔다.

정씨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날씨가 더워 비말마스크를 쓰려 했는데 마침 남은 게 없었다. 하는 수 없이 KF94 마스크를 쓰고 대구로 갔다”고 말했다.

KF94 마스크는 평균 0.4μm 크기의 입자를 94% 이상 걸러내는 차단력이 높은 마스크다. 반면 비말차단용 마스크 보다는 호흡이 편하진 않다. 이에 정씨도 처음엔 비말차단용 마스크를 찾았으나 남은 마스크가 없어 어쩔 수 없이 KF94 마스크를 착용했던 것인데 결국 그 선택이 코로나19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게 된 것이다.

정씨가 감염되지 않은 이유는 단순히 마스크를 썼다 정도가 아니라 방역당국이 그간 강조해온 ‘올바른’ 마스크 착용을 실천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그는 설명회 전후로 단 한차례도 마스크를 벗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지인 2명과 함께 설명회 장소로 차량을 이용해 1시간 동안 이동하면서도 단 한 번도 마스크를 벗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정씨와 달리 설명회 장소에서의 상황은 달랐다. 처음엔 지하 강의실에 모인 사람들도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하나둘 마스크를 벗는 사람이 늘었다. 환기가 제대로 안 되는 100m² 정도의 좁은 공간에서 사람들은 다닥다닥 붙어 앉았다.

이에 정씨는 옆 사람, 앞뒤 사람과 간격을 두려고 애썼다. 설명회가 끝난 후 함께 과일과 간식을 나눠 먹는 시간에도 정씨는 홀로 밖으로 나왔다. 그는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도 마스크를 벗지 않았다. 같이 차에 탔던 지인 2명은 닷새 뒤 확진 판정을 받았다. 또 정씨를 제외하고 해당 설명회에 참석했던 모두가 코로나19 감염자가 됐다.

마스크 착용과 관련해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불가피하게 외출을 하실 경우에도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 주시고 착용하실 때에도 제대로 착용해달라”며 “제대로란 의미는 반드시 입과 코를 완전히 가려달라는 것이며, 또한 마스크 표면을 만지지 말아달라는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또한 그는 거리두기에 대해서도 “실내든 실외든 사람 간의 2m 이상 거리를 실천해달라”며 “환기가 잘 되지 않고 사람이 많은 3밀, 즉 밀집·밀폐·밀접한 장소는 가지 말아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권 부본부장은 “거리두기, 마스크 쓰기, 손 씻기 등은 개인위생은 모든 호흡기 감염병 또는 대부분의 감염병을 예방하고 우리 스스로의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라며 “(개인위생 수칙준수가) 우리의 이웃인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을 지켜드리는 버팀목”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0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천지일보 2020.9.1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0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천지일보 2020.9.10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