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코리아] 선별과 보편 사이 ‘갈지자 행보’ 與… “선심성 예산 배제하라”
[코로나&코리아] 선별과 보편 사이 ‘갈지자 행보’ 與… “선심성 예산 배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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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한국유흥음식중앙회 회원과 유흥주점 관계자 등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유흥주점 2차 재난지원금 제외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9.1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한국유흥음식중앙회 회원과 유흥주점 관계자 등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유흥주점 2차 재난지원금 제외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9.14

1차 재난지원금부터 논쟁 펼쳐

2차부터는 피해 많은 계층 지급

형평성 논란 제기… 반발 목소리

통신비 2만원 지급 등 불만 고조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정부 여당이 ‘보편 대 선별’ 지급의 두 갈래길에서 갈팔질팡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비난을 사고 있다. 보편적 복지를 추구해온 정부 여당이 2차 긴급재난지원금 과정에서 선별 지급을, 통신비 감면 과정에선 보편 지급을 꺼내면서 정책 혼선을 빚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당이 향후 3·4차 재난지원금 지급의 가능성을 열어놓은 상황에서 정밀한 기준을 정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두된다.

정부가 2차 재난지원금의 지급 대상과 기준을 발표했지만, 이에 대한 반발이 만만치 않다. 재난지원금이 본래 취지와 달리, 민심 관리용으로 전락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이런 논란은 1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할 때부터 어느 정도 예상됐다는 분석이 있다.

정부는 1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할 당시 ‘보편 대 선별’ 지급을 놓고 논쟁을 펼쳤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등 민주당 소속 광역자치단체장은 보편 지급을 주장했고, 여당 지도부도 공감했다. 반면 정부는 중위소득 이하 가구에만 지원해야 한다고 결이 다른 목소리를 냈다.

2차 재난지원금 역시 선별이냐 보편이냐로 갈렸다. 코로나19 재확산 위기가 고조되면서 지난 8월부터 여당 내에선 다양한 목소리가 분출됐지만, 국가재정 등을 이유로 선별 지원하는 쪽으로 비중이 실렸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 역시 선별 지원에 무게를 두면서 결국 피해를 많이 본 계층을 지원하는 선별 지급으로 결정됐다.

그러나 형평성의 문제가 불거졌다. 정부는 지난 10일 7억 8천억원 규모의 4차 추경을 편성하고 이 중 3조 8천억원을 코로나19 재확산의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지원에 할애해 총 377만명에게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중 291만명의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3조 2천억원 규모를 현금 지원할 방침이다.

일반 업종의 경우 코로나19 재확산 이후 매출이 감소한 ‘연매출 4천억원 이하’ 소상공인 243만명에게 100만원씩 총 2조 4천억원을 지급한다. 매출액이 이전보다 10% 줄었든 90% 줄어든 동일한 금액을 받는 것이다. 하지만 피해가 큰 계층을 두텁게 지원한다고 했던 이번 대책의 취지와 맞지 않다는 지적이 대두된다.

집합금지업종과 집합제한업종은 매출 규모와 매출 감소 여부와 무관하게 지원하기로 했다. PC방, 격렬한 실내집단운동 등 전국의 고위험시설과 수도권의 학원, 독서실, 실내체육시설 등 ‘집합금지업종’ 15만명에게는 200만원씩 3천억원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 역시 룸살롱 등 유흥주점과 콜라텍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는 데 대해 형평성과 맞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더 큰 문제는 만13세 이상 전 국민 통신비 2만원 지원을 두고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는 점이다. 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지난 9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코로나로 지친 국민에게 4차 추경안에서 통신비를 지원해 드리는 게 다소나마 위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일괄 지원을 요청했다.

문 대통령도 “다수 국민의 비대면 활동이 급증한 만큼 통신비는 구분 없이 일률적으로 지원해드리는 것이 좋겠다”고 화답했다. 결국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비상경제회의를 주재하고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최대 200만원, 13세 이상 모든 국민에게 통신비 2만원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민주당) ⓒ천지일보 2020.9.15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민주당) ⓒ천지일보 2020.9.15

하지만 여당 내에선 입장이 갈린다. 정부 여당이 2차 재난지원금은 선별 지급한다고 했던 전 국민 통신비 지원이란 보편 지급으로 입장을 선회하면서 불협화음이 나오는 것.

이재명 지사는 “통신비 같은 경우 돈이 직접 통신사로 들어가 버리니까 승수효과가 없다”며 “그게 영세 자영업자나 동네 골목 매출을 늘려주는 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운 점이 조금 아쉽다”고 지적했다. 친문 핵심인 김경수 경남지사도 민주당의 총선 1호 공약이었던 공공 와이파이 설치 예산에 추가하자고 제안했다.

야당은 추석 전 신속한 지급에 찬성하면서도 맞춤형 지원의 취지에 맞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14일 “국가 채무가 한 해에만 106조원 급등한 상황에서 4차 추경 7조 8천억원 중 1조원에 가까운 돈을 통신비 2만원 보조에 쓴다는 것이 제대로 된 생각을 갖고 하는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원안대로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가 13일 소집한 최고위원회의에서도 통신비 2만원 등의 이야기는 거론되지 않았다.

청와대 역시 여당과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은 “한 가족에 중학생 이상이 4명이면 8만원의 통신비 절감액이 생기는 것”이라며 “통신비를 매달 내야 하는 국민 입장에서 보면 그 금액이 무의미하다고 얘기하는 건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민 여론은 그렇게 호의적이지 않다.

여론조시기관 리얼미터가 YTN ‘더뉴스’ 의뢰로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p, 더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58.2%가 통신비 2만원 지원이 ‘잘못된 일’이라고 답했다. ‘잘한 일’이라는 응답은 37.8%를 기록했다.

여기에 고소득 가구까지 아이 1명당 20만원을 지원하는 아동특별돌봄 지원사업에 대해 포퓰리즘이란 지적도 일고 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제공: 더불어민주당) ⓒ천지일보 2020.9.7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제공: 더불어민주당) ⓒ천지일보 2020.9.7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만큼,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신세돈 숙명여대 명예교수는 15일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재난지원금 지급 대원칙은 피해에 비례해서 지급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렇게 하면 전혀 혼란스럽지 않다”고 주장했다. 신 교수는 “여당이 자꾸 표를 생각하니깐 통신비 2만원 지급 등의 방안을 내놓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은 “코로나19로 생사가 어려운 계층을 대상으로 두텁게 지급하고 1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지급해야 하는 건 맞다”면서도 “지급 대상이 넓어지면 넓어질수록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된다. 이번에 확립한 선별 기준보다 한층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통신비나 돌봄비용 등 빼야 할 건 빼고 순수하게 코로나19 때문에 폐업했거나 매출이 반토막 나서 삶이 피폐해진 계층 위주로 지급해야 한다”면서 “정치 이슈화돼서 전 국민을 대상으로 보편적 지급을 하려는 데 대해선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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