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사설] 일본 스가(菅)시대 개막됐지만 한일관계 막막하다
[천지일보 사설] 일본 스가(菅)시대 개막됐지만 한일관계 막막하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본 집권당인 자민당 총재로 선출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16일, 제99대 일본 총리로 등장해 스가 시대가 열렸다. 아베 전 총리가 국정을 이끌어온 7년 8개월 동안 스가 총리는 내각 2인자 자리인 관방장관직을 수행해왔던 것인바, 정치 입문 시절 기반이 전혀 없던 스가를 중후 정치인으로 만들어준 사람이 다름 아닌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다.

1996년 중의원에 당선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의원이 아베의 눈에 띈 것은 2000년대 초반, 북한 만경봉(萬景峰)호로 인해서다. 1950년 후반부터 북한 원산과 일본 니가다 사이를 오가며 북송교포, 조총련 대표단과 화물을 운송하던 만경봉호가 일본내에서 온갖 불법행위의 온상으로 주목받자 스가 의원이 강력하게 북한 제재를 주장했고, 그 당시 만경봉호에 대해 강하게 제재를 주장해온 아베 관방 부(副)장관의 눈에 띄었던 것이다. 그 후 스가는 아베의 최측근이 돼 2006년 아베총리 만들기에 성공하면서 정치력도 일본정가에서 굳게 자리잡았던 것이다.

일본 관방장관은 내각관방을 통솔하는 자리로 우리나라 직제로 치면 대통령비서실장, 정책실장, 국무총리, 청와대 대변인을 합한 직능을 갖고 있어 일본에서는 매우 강력한 정치적 위치에 있다. 아베 총리의 2차, 3차, 4차 내각에서 최장수 관방장관을 역임했으니 한마디로 아베 전 총리의 그림자나 다름이 없다. 집권당 총재로 당선된 일성이 “아베에게 감사하다”였고, 아베 역시 총재 당선 덕담을 건네며 “스가 총재, 이 사람은 틀림없다”고 극찬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양자간 인연과 정치적 내력으로 볼 때 외교통들은 스가 시대가 새로이 열렸다고는 하지만 일본의 외교·안보, 경제 정책 등에서는 크게 달라질 게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취임 일성으로 “아베 총리가 추진해 온 대책을 계승하고 추진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되는 사명이 있다”고 말한 점 때문이다. 그런 점과 여러 정황들을 비춰볼 때 지금까지 악화를 거듭해오면서 더 이상 진척이 없는 한일관계는 스가 시대가 열렸다고 하여 당장 해결될 전망은 희박해 보인다.

원래 한국에 호의적이었던 스가 총리는 박근혜 정권 당시까지만 해도 한일문제 해결에 긍정적이었지만 이 같은 관계가 현 정권에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최근까지 그는 한국이 “2015년 위안부 합의를 파기하고, 한일 청구권 협정에 위배되는 징용 배상 요구를 하고 있다”며 한일관계의 악화는 문재인 정부에 있다고 발언했을 정도다. 사정이 이러니 우리정부에서도 대일정책이 유연스럽지는 못하다. 그렇다고 해서 국제외교에서 힘을 갖고 있는 일본을 도외시할 수는 없다. 스가 시대 개막을 맞아 교착된 한일관계에서 무언가 새롭게 물꼬가 틔어져야 한다. 

';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