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2020.09.14.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2020.09.14.

檢 수사 진행 중이란 점 고려

文대통령 향한 여론은 부정적

병역 문제 민감한 젊은층 이탈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추미애 장관 아들의 군 휴가 특혜 의혹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아들 관련 의혹이 확산할수록 문재인 정부에는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추 장관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그간의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코로나19 위기로 온 국민께서 힘든 나날을 보내고 계신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제 아들의 군 복무 시절 문제로 걱정을 끼쳐 드리고 있다. 먼저 국민께 정말 송구하다는 말씀을 올린다”고 유감의 뜻을 표했다.

그동안 침묵해온 이유에 대해선 “법무부 장관으로서 현재 진행 중인 검찰 수사에 영향을 줘서는 안 된다는 우려 때문에 인내하며 말을 아껴왔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관련 의혹에 대한 이렇다 할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런 배경에는 관련 의혹을 언급할 경우, 또 다른 비판을 살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우려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현재 관련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이뿐 아니라 야권의 공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제8차 비상경제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제8차 비상경제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야권은 문 대통령에 대한 압박의 수위를 높여가는 흐름이다. 국민의힘은 추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는 동시에 인사권자인 문 대통령의 결단을 연일 촉구하고 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비대위 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의도적 침묵으로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면서 “공정·특혜 논란의 최종 종착역은 대통령”이라고 맹비난했다.

이어 “추 장관이 진정성 없는 사과를 하고 이번 사태를 덮는 것은 국민을 무시해도 된다는 발상”이라며 “문 대통령이 이 사태를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 공정과 정의의 가치 훼손에 큰 상실감을 느끼고 있는 청년들의 마음을 외면하는 건 더 큰 화를 자초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추 장관 아들 의혹이 확산할수록 청와대에는 부담으로 작용하는 분위기다. 실제 최근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하락하는 추세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7~11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21명을 대상으로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 더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전주 대비 2.5%p 내린 45.6%로 나타났다. 부정 평가는 50.0%로 1.9%p 올랐다. 모름·무응답은 0.5%p 증가한 4.3%를 보였다.

특히 연령별 지지율에선 20대의 긍정 평가율이 36.6%(2.4%p↓)로 모든 연령대 가운데 가장 낮았고, 직업별에선 주부(39.5%·9.8%p↓)·학생(34.0%·5.7%p↓) 등에서 전주 대비 하락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병역 문제에 민감한 학생들은 물론 문 대통령 핵심 지지층인 주부들까지 등을 돌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추 장관 아들 의혹 관련 여론이 악화할수록 정부 여당에도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청와대는 여론의 흐름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민주당) ⓒ천지일보 2020.9.14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민주당) ⓒ천지일보 202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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