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코리아] ‘가난’ 코로나19 방역 ‘늪지대’가 되다
[코로나&코리아] ‘가난’ 코로나19 방역 ‘늪지대’가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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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대한민국을 덮친 코로나19는 정치와 사회, 경제, 교육, 의료, 문화 등 모든 분야에 변화를 가져왔다. 정치, 경제 상황은 내일을 예단하기 어렵고, 코로나19로 인한 국민들의 피로감은 극에 달해 있다. 반면 K방역 성과는 대한민국 국격 상승에 기여했고, 전세계 공장가동률 감소로 미세먼지가 사라진 파란 하늘을 볼 수 있게 됐다. 천지일보는 [코로나&코리아]라는 연재기획을 통해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분야별 상황을 정리하고 ‘위드 코로나 시대’ 대한민국이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고자 한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8일 서울 종로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폐쇄된 탑골공원 앞으로 한 노인이 마스크를 쓰고 지나가고 있다. ⓒ천지일보 2020.2.2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종로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폐쇄된 탑골공원 앞으로 한 노인이 마스크를 쓰고 지나가고 있다. ⓒ천지일보DB

독거노인, 시설 사용에 제약

재난지원금 못받은 노숙인들

시민단체장 “노인빈곤율48%

강력한 종합대책 마련해야”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1. 박철민(가명)씨는 정해진 주거지 없이 찜질방을 전전하며 먹고 자며 생활을 하는 홈리스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국내에 발생한 후 더 힘든 삶을 보내고 있다. 박씨는 주소지가 등록돼 있지 않았고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몰라서 국가에서 제공하는 재난지원금을 받을 수 없었다.

#2. 이명자(가명) 할머니는 서울 시내에 위치한 한 쪽방촌에서 폐지를 주우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이 할머니는 “요새는 폐지로 리어카 저 높이까지 쌓아야 만원 겨우 받을 수 있을 정도”라며 “힘 좋은 사람들이나 그렇게 하지 나처럼 힘없는 노인은 그렇게 못한다”고 하소연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국민 생활이 송두리째 바뀌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되면서 대면에서 비대면 시대로 바뀌고 있다. 거리에 다니는 사람들은 전부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고, 상가마다 소독제 구비는 필수가 됐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다소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며, 방역 효과가 어느 정도 보이는 듯 하지만 이들에겐 그다지 달라지는 것이 없다. 바로 코로나19로 인해 소외받는 독거노인을 비롯한 취약계층에 대한 이야기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종배 의원이 보건복지부(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우리나라 노인 인구 추이’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65세 이상 노인 수는 2015년 654여명에서 2019년 768만여명으로 17.5% 상승했다.

같은 기간 독거노인은 120만여명에서 150만여명으로 24.7%나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홀로 지내며 그나마 복지관을 통해 서로 만나던 노인들은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복지관을 비롯한 노인복지시설 사용에 제약이 걸렸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 1월 말 전국 복지시설에 외부인 출입을 제한하라는 공문을 내렸고, 서울시는 지난 2월 21일 노인종합복지관·종합사회복지관·경로당 등 3601곳을 휴관 조처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원각사 무료급식소에서 한 노인이 마스크를 쓴 채 자원봉사자들이 나눠주는 주먹밥과 빵을 받고 있다. ⓒ천지일보 2020.3.2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원각사 무료급식소에서 한 노인이 마스크를 쓴 채 자원봉사자들이 나눠주는 주먹밥과 빵을 받고 있다. ⓒ천지일보DB

최근 감염의 위험 때문에 문을 닫았던 노인복지시설은 지난 7월 20일부터 단계적으로 운영을 다시 시작했지만, 여전히 사회적 거리두기는 진행되고 있어 이용엔 한계가 있는 것이 현실이다.

최창우 안전사회시민연대 대표는 15일 천지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어렵게 사는 분들이 오갈 곳이 없어져 방황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중 간신히 구청이나 복지 관련된 곳에서 연결돼서 (음식이나 생필품을) 배달해주는 경우처럼 해결될 때도 있지만 옛날보다 (직접적인 지원이) 축소된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정부가 마련한 재난지원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도 나왔다.

거주지가 정해져 있지 않고 떠돌이 생활을 하는 거리홈리스의 경우 거리생활자 주소지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재난지원금 제공이 되지 않은 경우가 상당수다. 수원시에 따르면 지난 6월 초 기준 수원지역 거리홈리스의 정부 재난지원금 신청률은 51%였다.

거리홈리스의 경우 마지막 주소지로 등록돼 있는 관할 주민센터에서 재난지원금 신청이 가능하다. 거주불명등록 상태에 있는 사람도 거주불명등록이 돼 있는 관할 주민센터에서 신청할 수 있다.

홈리스도 신청이 가능한 재난지원금이 왜 문제가 되는 것일까. 만일 서울에서 생활하는 거리홈리스의 마지막 주소지가 경상도나 전라도 등 지방으로 등록돼 있을 시, 주소지로 기재돼있는 해당 지역에 가서 지급받아야 한다. 그곳까지 가야 할 교통비용과 수단을 마련해야 하는데 이들에게는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쪽방촌과 고시촌 등 방역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대는 어떨까. 독거노인 등 대다수 취약계층이 환경이 열악한 지대에 거주한다.

최 대표는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는 취약계층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맞춤형 대책을 정부가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코로나19 시대에 취약계층 대상 맞춤형 대책을 아직 마련하지 못한 것 같다”고 지적하며 “고령층은 현재 가장 힘든 의식주 환경에 놓여있다. 이분들에 대한 별도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방역과 복지가 같이 병행돼야 코로나19로 인해 취약계층이 겪는 어려움을 해결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 대표는 우리나라 방역 사각지대는 방역 ‘늪지대’라고 표현하며 “늪에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듯이 근본적으로 이 문제를 접근하지 않으면 안 된다”라며 “빈곤의 늪이 현재 (대한민국 사회 내에) 광범위하게 조성돼 있다. 이것을 안일한 정책·방법으로 해결하려하니 안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현재 국내 노인빈곤율이 48%에 이른다. 코로나19 사태가 어렵고 힘들게 살아왔던 분들에게 완전 재앙”이라며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한 강력한 종합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원각사 무료급식소에서 자원봉사자가 한 노인의 마스크 착용을 도와주고 있다. ⓒ천지일보 2020.3.2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원각사 무료급식소에서 자원봉사자가 한 노인의 마스크 착용을 도와주고 있다. ⓒ천지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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