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당선인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활동 당시 회계 부정 등 각종 의혹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5.29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당선인이 지난 5월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활동 당시 회계 부정 등 각종 의혹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5.29

보조금관리·기부금품법위반 등 8개 혐의 불구속 기소

심신장애 길원옥 할머니 상금 정의연 기부 등 혐의

딸 유학 관련 비용 3억원 논란 등은 기소 안 해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검찰이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을 기소했다. 일본군성노예제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전직 이사장인 윤 의원이 회계 부정 의혹에 연루됐다는 혐의다. 수사 개시 4개월 만이다.

서울서부지검 형사4부(최지석 부장검사)는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 위반·업무상횡령·업무상배임 등의 혐의로 윤 의원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4일 밝혔다. 정의연 이사 A씨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윤 의원은 정의연의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운영하는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이 법률상 박물관 등록요건인 학예사를 갖추지 못했음에도 학예사가 근무하는 것처럼 허위 신청·등록해 국고·지방 보조금을 거짓 신청해 2013년부터 2020년까지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10개 사업 1억 5860만원, 2015~2020년 서울시로부터 8개 사업 1억 4370만원 등 약 3억원의 보조금을 부정 수령했다.

또 윤 의원은 직원 2명과 공모해 2014년 1월부터 올해 4월 여성가족부의 ‘위안부 피해자 치료사업’ ‘위안부 피해자 보호시걸 운영비지원 사업’과 관련해 인건비 보조금을 신청해 6250만원을 수령해 다른 용도로 사용한 혐의도 받는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회의원 배지를 달지 않은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첫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6.5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회의원 배지를 달지 않은 더불어민주당 윤미향 의원이 지난 6월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첫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6.5

개인계좌 5개를 이용해 2012년 3월~2020년 5월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해외여행 경비, 조의금, 나비기금 등 명목으로 모금된 3억 3000여만원 중 5755만원을 개인 용도로 소비한 횡령 혐의도 받는다. 개인지출 영수증 업무 관련 증빙 자료를 제출해 보전 받는 방식으로 총 2098만원을 개인 용도로 소비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마포쉼터 운영 관련 비용을 보관하던 직원 명의의 계좌에서 2182만원을 2018년 10월~2020년 3월 임의로 쓴 것으로도 파악됐다.

검찰은 윤 의원에게 길원옥 할머니의 심신장애를 이용해 7920만원을 기부 증여했다고도 판단했다. 특히 7920만원 중엔 길 할머니의 여성인권상 상금 1억원 중 5000만원도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길 할머니는 중증치매를 앓고 있다.

윤 의원과 A씨 등은 관할관청에 등록하지 않고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단체 계좌로 41억원의 기부금품을 모집한 혐의도 있다. 윤 의원은 별도로 나비기금과 김복동 할머니 장례비 명목 약 1억 3000만원 등 합계 1억 7000만원의 기부금품을 개인계좌로 받은 혐의도 있다.

윤 의원과 A씨 등은 사업 목적이나 용도에 부적합한 주택인 ‘안성쉼터’를 거래 시세조차 확인하지 않고 시세보다 고가인 7억 5000만원에 매수해 매도인에게 재산상 이득을 취하게 하고 정대협에겐 손해를 가한 업무상 배임 혐의도 받는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서울 마포구에 ‘평화의 우리집(마포쉼터)’을 마련했음에도 석연찮은 과정을 거쳐 경기도 안성에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안성쉼터)’을 설립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지난 2012년 현대중공업 측으로부터 받은 후원금 10억원으로 별도의 쉼터 조성을 추진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 안성 쉼터를 매입하게 됐다는 것이 정의연의 주장이다. 앞서 정의연의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기존 서대문구에 있던 피해자 할머니들의 쉼터 상황이 열악해 새 공간을 물색하던 중 2012년 명성교회의 지원으로 마포쉼터를 얻게 됐다.사진은 1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 위치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쉼터 ‘평화의 우리집’의 모습. ⓒ천지일보 2020.5.19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서울 마포구에 ‘평화의 우리집(마포쉼터)’을 마련했음에도 석연찮은 과정을 거쳐 경기도 안성에 ‘평화와 치유가 만나는 집(안성쉼터)’을 설립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지난 2012년 현대중공업 측으로부터 받은 후원금 10억원으로 별도의 쉼터 조성을 추진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 안성 쉼터를 매입하게 됐다는 것이 정의연의 주장이다. 앞서 정의연의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기존 서대문구에 있던 피해자 할머니들의 쉼터 상황이 열악해 새 공간을 물색하던 중 2012년 명성교회의 지원으로 마포쉼터를 얻게 됐다.사진은 1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 위치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쉼터 ‘평화의 우리집’의 모습. ⓒ천지일보 2020.5.19

정의연은 2012년 현대중공업이 지정 기부한 10억원으로 매입한 안성쉼터를 올해 4월 매입가보다 훨씬 떨어지는 4억 2000만원에 매각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다만 매각 자체에 대해선 올해 8월 기준 감정평가 금액이 4억 1000여만원인 점, 매수자가 없어 4년간 매각이 지연된 점 등을 고려해 업무상 배임이 아니라고 봤다.

아울러 검찰은 이들에게 관할관청에 신고 없이 2014년 1월~2019년 7월 안성쉼터를 시민단체, 지역정당, 개인 등에 50여회 대여하고 합계 900여만원을 숙박비로 지급받아 미신고숙박업을 한 혐의도 적용했다.

검찰은 윤 의원의 딸이 부모의 수입 대비 과도한 유학비를 지출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윤 의원 본인의 급여소득과 강연 등 기타 부수입, 배우자가 운영하는 신문사 광고료 등 수입 등을 종합할 때 신고된 것보다 수입이 더 많다고 판단해 불기소 처분했다. 3억원가량의 유학비는 친인척이나 남편의 형사보상금 등으로 충당한 것으로 확인했다.

이밖에 남편이 운영하는 수원시민신문에 일감을 모아줬다는 등의 의혹도 불기소 결정했다.

검찰은 이번 수사 과정에서 나타난 제도의 미비점에 대해서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검찰은 “정의연·정대협 등은 감독관청 보고나 공시에 부실한 점이 상당했지만 처벌은 할 수 없었다”며 제도 개선을 건의했다.

자금 집행 투명성 제고를 위해 검찰은 ▲공익법인법의 적용 확대 ▲상소세 및 증여세법 상의 공익법인에 대해 부실공시에 대한 제제 강화 등 관련 법제도 개선을 법무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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