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이 14일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선출된 가운데,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출처: 뉴시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이 14일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선출된 가운데,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71)이 14일 아베 신조 총리의 뒤를 잇는 차기 총리로 사실상 확정됐다.

자민당은 이날 도쿄도의 한 호텔에서 총재 선거를 열고 스가 관방장관을 새 총재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자민당 의원 393명, 지부연합회 대표 141명 등 534표 중 70%에 해당하는 377표를 얻었다.

교도통신은 “이번 자민당 총재 선거는 스가 장관을 총재로 선출한 당파의 결정을 지지하기 위한 형식에 불과했다”고 평가했다.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은 89표를 얻고,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정조회장은 68표에 그쳤다.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는 일본에서는 국회의원들이 총리를 선출한다. 스가 장관은 16일 자민당이 주요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총리 지명 투표에서도 확실히 당선될 것으로 보인다.

1948년생인 스가 장관은 아키타현 출신으로 1973년 호세이 대학을 졸업하고 법학사 학위를 취득했다. 스가 장관은 1987년 요코하마 시의회에 당선돼 1996년 중의원 의석을 확보했다. 2011년 10월에는 자민당 조직 및 선거대책본부장을 역임했으며 2012년 9월에는 자민당 간사장을 맡았다. 또 아베 총리가 복귀한 2012년 12월 관방장관으로 임명된 후 아베 내각을 함께 이끌어왔다. 일본 역사상 가장 오래 일한 관방장관이다.

스가 장관은 어느 계파에도 속하지 않은 보기 드문 당 총재로, 8년 가까이 아베 총리의 오른팔 역할을 해왔다. 또한 자민당 내부의 불협화음을 해소하기 위해 막후에서 조정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일본 자민당이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오른쪽)을 차기 총재로 뽑은 가운데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가 꽃을 건내며 축하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14일 일본 자민당이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오른쪽)을 차기 총재로 뽑은 가운데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왼쪽)가 꽃을 건내며 축하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스가 장관은 아베 정권의 정책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홋카이도대 부학장이자 국제정치학 교수인 스즈키 가즈토는 “스가 장관이 총리로 발탁될 경우 ‘아베 대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앞서 스가 장관은 일본의 디지털화를 다룰 중앙기구를 만들고, 휴대전화 요금을 낮추기 위한 통신업계의 경쟁을 개선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또한 그는 미일 안보동맹을 중심으로 한 외교노선을 따르겠다고 밝혔다.

앞서 연임일수 기준 역대 최장수 총리직을 역임한 아베 총리는 궤양성대장염이라는 장질환이 재발해 지난달 28일 사임 의사를 밝혔다.

스가 장관의 자민당 총재 임기는 2021년 9월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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