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가 시행된 14일 낮 서울 시내의 한 커피전문점에서 시민들이 거리를 두고 앉아 있다. ⓒ천지일보 2020.9.1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가 시행된 14일 낮 서울 시내의 한 커피전문점에서 시민들이 거리를 두고 앉아 있다. ⓒ천지일보 2020.9.14

서울역·광화문 대다수 카페들 방역수칙 준수

일부 카페서 마스크 안 쓰고 모인 모습 보여

“띄어 앉기 무슨 소용인가” 회의적 시각나와

“경제상황고려, 어쩔 수 없어” 긍정적 의견도

[천지일보=손지하 인턴기자] 정부가 지난달 30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을 막기 위해 수도권에 적용했던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2.5단계)를 완화해 오늘(14일)부터 거리두기 2단계를 적용했다.

카페 내부에서 취식을 금지했던 2.5단계와는 달리 2단계에선 일정한 거리를 두고 착석한다는 가정 하에 취식이 가능하다. 거리두기 조치가 완화됨에 따라 프랜차이즈 카페에 찾아온 변화와 이 조치를 시민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살펴봤다.

14일 오후 12시 45분경 카페의 모습을 보기 위해 들어간 서울역 대합실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대합실 내에 있는 카페에는 전날까지만 해도 구석에 겹겹이 쌓여 정리돼 있던 의자와 탁자가 다시 원래의 자리를 찾았다.

카페 내부에는 손님들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앉아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입장하기 전에는 손 소독제를 사용하고 명부를 작성해야 했다. 매장에 있는 탁자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켜달라는 스티커가 붙어 있는 게 눈에 들어왔다.

강화된 거리두기 때보다는 사람이 많이 늘었다. 탁자의 수는 정해져 있고, 일정한 거리를 두고 앉아야 했기 때문에 손님이 많다는 느낌은 받을 수 없었지만 그래도 매장 내부에 잔류하는 사람이 없던 2.5단계 조치 때에 비하면 북적거리는 수준이었다.

프랜차이즈 카페가 20걸음당 하나꼴로 보이는 광화문의 한 골목을 찾았다. 밖에서 카페 내부를 보니 방역수칙은 서울역에서 본 카페들과 마찬가지로 잘 지키고 있는 모습이었다. 일부 프랜차이즈 카페는 아예 탁자와 의자의 1/3은 정리해서 구석에 두고 탁자 간 간격을 넓게 조정했다.

그러나 카페들 간 손님 수의 편차는 존재했다. 스타벅스 등의 카페에는 손님들이 간격을 유지한 채 가득 차 있었지만, 한두 테이블만 손님이 앉아 있는 카페도 상당수였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가 시행된 14일 낮 서울 시내의 한 커피전문점에서 시민들이 거리를 두고 앉아 있다. ⓒ천지일보 2020.9.1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가 시행된 14일 낮 서울 시내의 한 커피전문점에서 시민들이 거리를 두고 앉아 있다. ⓒ천지일보 2020.9.14

카페 직원들 중에서는 거리두기 완화와 관련해 다소 회의적인 의견도 나왔다.

뚜레쥬르에서 일하는 방예진(가명, 21, 여)씨는 “한 칸씩 띄어 앉으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무슨 소용이 있나 싶다”며 “제과점과 카페를 같이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마스크를 항시 쓰고 있는 게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냥 테이크 아웃만 계속하는 게 나을 것 같다. 저희 매장은 최근에 배달의 민족(배달대행업체)을 도입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날 둘러본 카페들 중에서는 실내에서 대각선으로 각자의 옆자리를 비워 앉아야 하는 방역수칙이 있음에도 이를 어기고 5~6명이 둥글게 모여 앉아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 서로 대화를 나누는 시민들도 보였다.

개인 카페에서 일하는 동생을 둔 이원정(26, 여)씨도 “규제를 풀어주기 전에도 개인 카페들은 2.5단계 대상에 해당하지 않아 사람들이 많이 와서 장사를 잘 해왔다”며 “사람들도 마스크 안 쓰고 디저트 먹으면서 침 튀기고 난리였다”고 동생에게 들은 이야기를 대신 전했다.

이어 그는 “2.5단계 시행 중일 때 정부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서야 뒤늦게 카페뿐만 아니라 제과점, 아이스크림점을 매장 내 취식 금지로 지정했다”며 “정부는 대중들의 눈치를 살살 보면서 당장의 눈앞에 닥친 가십만 피하고자 포퓰리즘 정책을 내놓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와 달리 거리두기 2단계 하향 조정을 긍정적으로 보는 이도 있었다.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일하는 김하린(가명, 25, 여)씨는 정부 정책에 대해 “조삼모사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현재로서는 최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민들 중에선 정부의 거리두기 완화 조치가 경제적인 상황으로 인한 어쩔 수 없는 조치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었다.

손예은(22, 여)씨는 “자영업자들을 다 굶어 죽게 할 수는 없는 딜레마 때문에 (거리두기를) 올렸다 내리기를 반복하게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박송안(가명, 21, 여)씨는 “2.5단계를 연장하기에는 이미 2주간 자영업자들이 받은 피해와 경제적 타격이 있어 조금이라도 감염 추세가 약해진 지금 완화한 것 같다”며 “다행스럽지만 또 한편으론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로 인해 또 확산할까봐 불안하다”고 우려했다.

심민하(가명, 24, 여)씨는 “어차피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카페에서 떠들 사람들은 떠들기 때문에 사실 2.5단계를 유지해야 하는데 경제적인 상황을 생각하면 2단계가 맞는 것 같다”며 “2.5단계 지속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가 시행된 14일 낮 서울 시내의 한 커피전문점에서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신조어)' 거리를 두고 앉아 있다. ⓒ천지일보 2020.9.1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가 시행된 14일 낮 서울 시내의 한 커피전문점에서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신조어)' 거리를 두고 앉아 있다. ⓒ천지일보 202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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