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0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천지일보 2020.9.1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0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천지일보 2020.9.10

대구 포함 13개 시도서 진행

1차 조사땐 3055명 중 ‘1명’

숨은 감염자 많지 않다는 뜻

수도권 유행 전 조사라 한계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방역당국이 2~3월 집단감염이 발생한 대구지역을 포함해 국민 1400여명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 항체가(抗體價) 조사를 진행한 결과, 단 1명(0.07%)에게서만 항체가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코로나19 항체가 2차 조사 결과를 14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발표했다.

이는 앞선 1차 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0.1%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해당 수치로만 보면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은 사람 가운데 항체를 보유한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을 의미하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경우 집단면역을 통한 코로나19 극복은 불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해당 결과에 대해 국내에는 자신도 모르게 코로나19에 걸렸다가 회복된 후 항체를 갖게 된 ‘숨은 감염자’가 많지 않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이번 조사는 수도권의 집단감염이 본격화한 지난달 14일 이전에 실시됐기에 언제, 어디서 감염됐는지 모르는 이른바 ‘감염경로 불분명’ 확진자의 비율이 23∼24%에 달하는 현재 상황은 정확하게 반영하지는 못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방대본은 지난 6월 10일부터 지난달 13일까지 서울 경기를 비롯해 2~3월 집단감염이 발생한 대구를 포함해 대전, 세종 등 전국 13개 시·도에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사람 1440명을 대상으로 검체를 수집했다. 이어 이 검체를 분석한 결과 단 1명(0.07%)에게서만 항체가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항체가 검사는 코로나19에 감염된 후 체내 항체가 형성됐는지를 확인하는 검사를 말한다. 바이러스성 감염병에 걸린 뒤엔 보통 몸속에 항체가 형성되기에 이 검사를 통해선 코로나19에 감염된 사실을 모른 채 지나간 환자를 포함한 전체 환자 규모를 가늠할 수 있다.

이번에 나온 ‘0.07%’라는 수치는 지역사회에 항체를 보유한 사람이 거의 없어 집단면역을 통한 코로나19에 대응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함을 보여준다.

이와 관련해 방역당국은 치료제나 백신이 개발될 때까지는 현재와 같이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면서 코로나19의 유행을 억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방대본이 앞서 지난 7월 9일 공개한 ‘1차 항체가 조사’에선 3055명 가운데 1명(0.03%)만 양성이었다. 지난 4월 21일부터 6월 19일 사이 수집한 국민건강영양조사 관련 혈청 1차분 1555명에서는 항체가 1건도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서울 서남권 5개구(구로·양천·관악·금천·영등포) 거주자 중에서 특정 의료기관을 찾았던 환자 1500명을 대상으로 한 항제가 조사에선 1명에게서 항체가 발견된 바 있다.

1차 조사땐 대상에 코로나19 피해가 컸던 대구지역의 주민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엔 조사 대상의 10.1%인 145명이 대구 주민이었다. 또한 세종과 대전지역 주민 156명도 이번 2차 조사에는 포함됐다.

방대본은 앞으로도 올해 국민건강영양조사 검체를 활용한 항체 조사를 지속할 방침이다.

또한 2~3월 코로나19가 유행했던 대구·경산 지역 일반인과 의료진 등 3300명을 대상으로 한 항체 조사를 비롯해 전국 단위의 지역별 항체보유율을 파악하기 위해 군입대 장정 1만명과 지역 대표 표본집단 1만명에 대한 조사도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미국·유럽·일본 등에선 이 같은 방식의 검사를 통해 코로나19 환자가 얼마나 되는지 파악하고 있다.

그간 나온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구체적으로 미국 뉴욕시의 경우 24.7%, 영국 런던 17%, 스웨덴 스톡홀름 7.3%, 스페인 국민의 5%, 일본 도쿄 0.1% 정도가 항체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키워드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