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인수봉에서 발견된 고려 초기 추정 석불입상. (출처: 북한산국립공원사무소) ⓒ천지일보 2020.9.14
북한산 인수봉에서 발견된 고려 초기 추정 석불입상. (출처: 북한산국립공원사무소) ⓒ천지일보 2020.9.14

 

몸통과 머리 분리된 채 발견

얼굴 형태와 몸통은 비교적 온전

짧은 코… 936년 조성된 논산 개태사

좌협시보살상 코 제작 방법과 유사

[천지일보=백은영 기자] 북한산 인수봉 아래에서 고려 초기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석불입상이 발견됐다.

국립공원공단 북한산국립공원사무소는 문화재청 발굴 허가를 얻어 북한산 지역 매장 및 비지정문화재를 발굴조사 하던 중 지난 12일 경기도 고양시 인수봉 아래 계곡에서 몸통과 머리가 분리된 석불입상을 발견했다고 14일 밝혔다.

북한산국립공원사무소에 따르면 지난 4월 석불로 추정되는 바위가 발견된 이후 발굴조사에 착수했으며, 12일 발견 당시 뒤집어져 있던 바위를 뒤집자 불상 몸통이 모습을 드러냈다. 또 불상 머리는 몸통 다리 끝 쪽 바로 옆 땅속에서 발견됐다.

사실 북한산 인수봉이 올려다 보이는 계곡에 누군가 정교하게 깎은 것처럼 보이는 바위가 있다는 말은 지난 2015년부터 들려왔지만 당시에는 눈여겨보지 않았다. 시간이 흘러 북한산국립공원 측이 올해 북한산 지역의 비지정문화재 조사를 대대적으로 실시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이 ‘바위’에 대한 이야기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고, 세상의 그 존재를 드러내게 된 것이다.

이번에 발견된 석불입상은 그 목이 부러져 있으나 얼굴의 형태와 몸통은 비교적 온전하게 남아 있다. 석불입상 몸체의 높이는 2m, 폭 65㎝이며, 머리 높이는 60㎝에 폭이 45㎝로 현재 전체 높이는 260㎝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얼굴은 짧은 코와 두툼한 입술에 부드러운 표정을 짓고 있으며, 오른손은 가슴 부분에, 왼손은 허리춤에서 아래를 향하고 있으며, 옷 주름도 선명하게 남아 있다.

이번 석불입상과 관련 불교 조각을 전공한 정성권 단국대 사학과 초빙교수는 “이 석불입상의 짧은 코는 고려 건국 직후인 936년 조성된 충남 논산 개태사의 석조삼존불 중 좌협시보살상 코 제작 방법과 유사하다”며 “손의 위치와 옷차림을 볼 때 고려 초기 불상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산국립공원사무소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발굴을 계기로 공원 내 산재해 있는 숨어 있는 역사적 보물의 가치를 밝히고, 문화재청과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문화재로 지정되도록 힘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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