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정기국회 첫날인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 전체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제공: 국회)ⓒ천지일보 2020.9.1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정기국회 첫날인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 전체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제공: 국회)ⓒ천지일보 2020.9.1

與, 별도 입장 내지 않고 상황 지켜볼 듯

野 “감성팔이 하며 동정 구걸하고 있어”

추미애 리스크 해결 못하고 대정부질문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아들의 군 복무와 관련해 특혜 논란이 일고 있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대정부질문을 하루 앞둔 전날(13일) “국민께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핵심적인 내용이 모두 빠진 반쪽짜리 사과라는 비판이 일면서 14일부터 예정된 대정부질문에서 여야의 난타전이 예상된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추 장관의 입장문 발표 이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별다른 논평을 내지 않은 채 기존 입장을 고수한 반면, 국민의힘은 검찰에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며 반발했다.

추 장관은 지난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코로나19 위기로 온 국민께서 힘든 나날을 보내고 계신다”며 “이런 상황에서 제 아들의 군 복무 시절 문제로 걱정을 끼쳐 드리고 있다. 먼저 국민께 정말 송구하다는 말씀을 올린다”고 유감의 뜻을 밝혔다.

그 동안 침묵해온 이유에 대해서는 “법무부 장관으로서 현재 진행 중인 검찰 수사에 영향을 줘서는 안 된다는 우려 때문에 인내하며 말을 아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아들의 휴가 특혜 의혹에 대해선 “군은 아픈 병사를 잘 보살필 준비가 되어 있었고 규정에도 최대한의 치료를 권하고 있다”며 “딱히 절차를 어길 이유가 전혀 없었다”고 부인했다. 앞서 배포된 국방부의 설명 자료와 비슷한 주장을 한 것이다.

추 장관은 “이 과정에서 일각의 의심대로 불법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검찰이 수사하고 있고 저는 묵묵히 기다릴 뿐”이라며 “아들은 검찰수사에 최선을 다해 응하고 있다. 검찰은 누구도 의식하지 말고 오로지 실체적 진실을 밝히라는 국민의 명령에만 복무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배현진 원내대변인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화상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를 제외한 소속 의원들은 국회 화상회의 시스템을 활용해 참석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0.9.9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국민의힘 배현진 원내대변인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화상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를 제외한 소속 의원들은 국회 화상회의 시스템을 활용해 참석하고 있다. (제공: 국민의힘) ⓒ천지일보 2020.9.9

그는 “그 어떤 역경 앞에서도 원칙을 지켜왔고 지금도, 앞으로 목숨처럼 지켜갈 것”이라며 “검찰개혁 과제에 흔들림 없이 책임을 다하는 것이 국민의 뜻이고 저의 운명적인 책무라 생각한다. 기필코 검찰개혁을 완성하겠다”고 야당의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정치권에서는 추 장관의 입장문이 아들의 군 휴가 관련 의혹에 대해 의혹을 해소할 만한 해명을 전혀 하지 않았고 보좌관의 통화 여부, 당직사병의 주장에 대한 반박이 담기지 않아 반쪽짜리 해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배현진 대변인은 논평에서 “법무부 장관은 대한민국 법 정의를 앞서 세우는 ‘정의의 장관’인데 제 아들만 귀히 여겨 저지른 일이 죄다 들통이 나니 이제와 바짝 엎드리며 ‘불쌍하니 봐주십쇼’ 식의 동정을 구걸하고 있다”며 “내일 대정부질문만 순탄히 넘겨보자며 대통령과 짜고 치는 가증의 눈물 쇼”라고 맹폭했다.

이어 “추 장관이 해야 할 일은 논란의 종지부를 찍기 위해서 스스로 계급장 떼고 수사받으며 의혹을 명명백백히 밝히는 것”이라고 사퇴를 촉구했다.

정의당도 추 장관의 해명에 대해 “공적 권력에 대한 안일한 인식에 아쉬움을 표한다”며 전면 비판했다. 정의당 조혜민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지 않고 송구함을 밝힌 것은 다행스럽다”면서도 “추 장관은 의도치 않은 개입이 부당한 권력을 행사할 수 있음을 여전히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당시 더불어민주당의 대표로서 본인의 발언과 행동이 어떤 위력으로 다가설지 숙고하지 못한 것은 아닌지 실망스럽기까지 하다”면서 “문제가 되는 사항에 대해 제대로 입장을 밝히지 않기에 논란이 반복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추 장관의 의혹과 해명을 두고 정치권은 물론 누리꾼들까지 갑론을박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여당의 침묵이 오히려 일을 키우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한다. 일각에서는 추 장관의 자진사퇴 또는 경질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지만, 추 장관은 입장문에서 사퇴는 없을 것이라고 못을 박으면서 여론이 더 악화할 경우 정부‧여당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도 주목된다.

특히 여당의 경우 위험 부담이 큰 추미애 정국을 떨쳐내지 못한 채로 14일부터 대정부질문에 돌입하게 됐다. 이번 대정부질문 역시 추 장관의 각종 의혹에 대한 여야의 공방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만약 검찰 조사 등에서 추 장관 아들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검찰개혁 완수를 위해 필사적으로 추 장관을 방어해 온 민주당과 별 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는 청와대에 큰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온택트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제공: 민주당) ⓒ천지일보 2020.9.10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온택트 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제공: 민주당) ⓒ천지일보 202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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