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의 여성감독 ‘황금사자장’ 수상

여성 유색 인종 수상은 19년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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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세계적인 영화제 '제77회 베네치아(베니스) 국제 영화제'에서 클로이 자오 감독의 '노마드랜드(Nomadland)'가 주인공이 됐다.

12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노마드랜드'는 이날 폐막한 이번 베네치아 영화제에서 최고의 영예인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노마드랜드'는 동명 소설이 바탕이다. 네바다 주의 경제 붕괴 이후 벤을 타고 미국 서부를 떠도는 현대 유목민의 이야기다. 지난 2018년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영화 '쓰리 빌보드'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프란시스 맥도맨드 등이 출연했다.

자오 감독과 맥도먼드는 코로나19 여파에 따라 미국에서 영상으로 수상 소감을 전달했다. "낯선 세상에 색다른 방법으로 우리가 축제에 참여할 수 있게 해줘서 정말 고맙다"고 했다.

자오 감독은 중국계 미국인 여성이다. 쟁쟁한 백인 남성 감독들을 제치고 황금사자상을 거머쥐었다.

지난 2010년 '제67회 베네치아 영화제'에서 '섬웨어'로 황금사자상을 받은 소피아 코폴라 감독 이후 10년 만에 여성 감독으로 이 상을 받았다.

[서울=AP/뉴시스] 영화 '노마드랜드' 배우 프란시스 맥도맨드
[서울=AP/뉴시스] 영화 '노마드랜드' 배우 프란시스 맥도맨드

또 지난 2001년 '제58회 베네치아 영화제'에서 인도의 미라 네어 감독이 '몬순웨딩'으로 황금사자상을 받은 이후 19년 만에 유색 인종 여성 감독으로서 이 상의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베이징 출신인 자오 감독은 2015년 장편 '내 형제가 가르쳐준 노래'로 데뷔했다. 2017년 칸 영화제 출품작인 '로데오 카우보이' 등을 선보였다.

'로데오 카우보이'로 2017년 '제43회 도빌 아메리칸 영화제'에서 그랑프리, 작년 '제53회 전미 비평가 협회상'의 작품상을 받는 등 기대주다. 배우 마동석과 미국 할리우드 톱스타 앤젤리나 졸리가 출연한 마블 영화로, 내년 초 개봉하는 '이터널스(The Eternals)'의 감독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이번 영화제의 여우주연상은 '피스 오브 어 우먼(Pieces of a Woman)'의 영국 배우 바네사 커비, 남우주연상은 '파드레노스트로(Padrenostro)'의 이탈리아 배우 피에르프란체스코 파비노가 받았다.

최우수 감독상(은사자장)은 '와이프 오브 어 스파이(Wife of a Spy)'의 일본감독 구로사와 기요시가 차지했다. 심사위원대상은 멕시코 감독 미첼 프랑코의 '누에보 어던'(Nuevo Orden)에게 돌아갔다.

[서울=AP/뉴시스] '제77회 베네치아 국제 영화제' 관람 풍경
[서울=AP/뉴시스] '제77회 베네치아 국제 영화제' 관람 풍경

지난 2일 개막한 이번 '베네치아 국제영화제'는 코로나19로 인해 예년보다 규모를 줄였다. 경쟁부문 18편, 비경쟁부문 19편 등 50여 국 72편이 초청됐다. 한국에서는 유일하게 박훈정이 감독하고 엄태구·전여빈·차승원이 주연한 영화 '낙원의 밤'이 비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앞서 평생공로상 수상자로 틸다 스윈턴이 일찌감치 선정됐다.

특히 이번 영화제는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오프라인에서 열린 국제영화제로 주목 받았다. 칸 영화제는 취소됐고, 토론토와 뉴욕의 다른 대형 국제 영화제의 대다수는 온라인으로 치러졌다.

물론 실내외에서 마스크 착용은 필수였고, 극장의 객석은 절반 이하만 오픈이 가능했다. 영화 작가인 에마 존스는 온라인 예약 시스템의 일부 불편함과는 별개로 "이번 영화 축제가 기대했던 것보다 안전한 상황에서 더 잘 진행됐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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