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오리건주 살렘의 붉은 하늘. 이는 해가 지기 훨씬 전으로, 대형 화재로 인한 것이다. (출처: 뉴시스)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오리건주 살렘의 붉은 하늘. 이는 해가 지기 훨씬 전으로, 대형 화재로 인한 것이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지난 8월 대형 산불이 미국 서부 3개주를 휩쓸고 지나간 가운데 오리건주에서 11일(현지시간) 약 50만명의 주민들이 대피 경보를 받았다.

이날 AP통신, 로이터통신, CNN방송 등에 따르면 케이트 브라운 오리건 주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4만명이 대피했다고 밝혔다. 또 약 50만명의 주민들은 즉시 집을 떠나라는 적색경보, 나갈 준비를 완료 해두라는 황색경보, 나갈 준비를 하라는 녹색경보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주 정부 관리들은 인명 구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엄청난 후폭풍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앤드루 펠프스 오리건주 비상관리국 국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화재와 관련된 사망자를 처리하고 있으며 유실된 구조물의 수를 토대로 대규모 사망 사고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리건주에서 발생한 두 개의 주요 대형 화재인 해변 화재와 강변 화재는 앞으로 며칠 동안 합쳐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또한 연기로 대기질이 악화하면서 캘리포니아, 오리건, 워싱턴 등은 세계에서 대기 오염이 가장 심한 도시로 기록됐다.

이날 샌프란시스코 북부에 있는 멘도시노 카운티에 살고 있는 크리스틴 마린은 이번 화재로 하늘이 주황색으로 변하자 “오늘은 마치 최후의 날 같다”며 “낮 내내 밤인 것 같았다. 대기질이 나빴으며 귀뚜라미가 울고 있다. 모든 것이 재로 덮였고 연기 냄새가 난다”고 호소했다.

오리건주에서 불과 며칠 사이에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이번 화재는 건조한 날씨, 높은 기온, 강하고 소용돌이치는 바람의 영향을 받았다.

8월 중순부터 이날까지 산불로 캘리포니아에서 적어도 20명이 사망했으며, 최근 오리건주와 워싱턴주에서는 최소 5명이 사망했다. 워싱턴에서는 1살배기 아기가 숨졌다. 또 수십명이 실종됐으며 지난 3일간 3600㎢이 불에 탔다고 브라운 주지사는 전했다.

오리건주 경찰은 이번 화재의 첫 발화 지점을 조사하고 있다. 이 가운데 당국은 지난 8일 한 남성이 오리건주에서 두 건의 방화 혐의로 체포됐다고 밝혔다.

제이 인즐리 워싱턴주 주지사는 “이번 화재를 ‘기후 화재’라고 불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즐리 주지사는 “이는 신의 행동이 아니다”며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은 우리가 워싱턴주의 기후를 극적으로 변화시켰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리건주 의회 대표단은 백악관이 연방재난관리청으로부터 즉각적인 지원을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될 긴급선언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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