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 출근.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0일 오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 2020.9.10 (출처: 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 출근.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0일 오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고 있다. 2020.9.10 (출처: 연합뉴스)

김도읍, 국방부 문건 확보 공개

“미안한 마음에 부모님 민원 넣어”

추미애, 관련 질문에 입장 안 밝혀

김어준 “민원실, 문의하라고 있는 것”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추미애 법무장관 아들의 ‘휴가 특혜’ 논란과 관련해 최근 새로운 쟁점이 등장했다. 아들 서모씨가 카투사로 군 복무 중이던 지난 2017년 6월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던 추 장관 또는 그 남편이 휴가 연장을 위해 직접 국방부에 관련 문의 전화를 했는지 여부다.

한걸음 더 나갔는데, 실제 민원실에 전화를 했다손 치더라도 “문제없다”는 의견과 “부적절 처사”라는 견해가 동시에 나오는 등 팽팽하게 갈리는 양상이다.

◆문건, 추미애 아들 면담 기록돼

추 장관 부부가 아들 서씨의 휴가 연장을 위해 군에 직접 민원을 넣었다는 내용의 국방부 문건이 전날(9일) 공개됐다.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이 확보한 국방부 문건을 보면 지난 2017년 서 씨가 병가 요청을 문의하며 군 관계자와의 면담 내용이 담겼다. 해당 문건은 군부대의 행정업무를 관리하는 ‘연대통합행정업무시스템’에 기록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최근 국방부 인사복지실에서 작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문건에는 “서씨가 병가가 종료됐지만 아직 몸이 회복되지 않아 연장 방법에 대해 문의했다”면서 “서씨 본인이 지원반장에 직접 묻는 것이 미안해 부모님이 민원을 넣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기재됐다.

이어 “지원반장은 서씨가 병가를 사용하기 전 직접 병가를 한 달까지 연장 가능하다는 사실을 안내했다”며 “서씨에게 다음부터는 부모님을 통해서가 아니라 직접 병가와 관련해 묻고 의문점을 해결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고 기록됐다. 다만 문건에는 추 장관 부부 가운데 누가 병가를 문의했는지는 명시되진 않았다.

.추 장관은 앞서 지난해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당시부터 아들의 휴가 연장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혀온 만큼 야당의 공세가 거세질 것으로 보이는데, 10일 출근길에서도 기자들이 관련 내용에 대해 물었지만, 추 장관은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일단 여론 추이를 살피는 등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풀이된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군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가 3명 발생한 가운데 국방부가 오는 22일부터 전 장병의 휴가, 외출, 면회 등을 통제하기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사진은 이날 오전 코로나19 관련 뉴스가 나오는 서울역 대합실 TV 앞으로 군 장병들이 지나가고 있는 모습. ⓒ천지일보 2020.2.21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군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가 3명 발생한 가운데 국방부가 오는 22일부터 전 장병의 휴가, 외출, 면회 등을 통제하기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사진은 이날 오전 코로나19 관련 뉴스가 나오는 서울역 대합실 TV 앞으로 군 장병들이 지나가고 있는 모습. ⓒ천지일보 2020.2.21

◆추미애 부부 ‘민원실’ 전화 두고 의견 갈려

추 장관 부부 중 한 명이 국방부 민원실에 전화한 것과 관련해 ‘국방부 장관 등 고위 관계자에게 전화한 게 아니라 누구나 접근 가능한 민원실을 통해 전화했다면 문제가 없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된다.

이날 방송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의 진행자인 김어준씨는 “세상에 민원실로 청탁한 사람이 있느냐”라며 “민원실은 문의하라고 있는 것이다. 집권당 여당 대표가 집권초기 청탁을 하려면 장관이나 이런 분들에게 했다는 내용이 나와야 문제가 되지…”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지금 문건 출처도 확인이 안 된 것 같은데,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관련 내용을 읽어보면 휴가 연장을 문의했다는 거 아니냐”라며 “그게 불법이냐. 모르면 묻는 거다. 절차가 가능한지 문의하는 것은 규정 위반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이는 마치 동사무소에 문의를 했는데 청탁이라고 떠들썩하게 보도하면서 호들갑떠는 꼴”이라고 일갈했다.

반면 추 장관의 당시 직책이 여당 당 대표였고, 이 문제와 관련해 보좌관 등 다른 사람이 전화했다는 의혹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부적절하다는 주장도 있다.

이종훈 시사평론가는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일단 절적하다고 볼 수는 없다. 당시 민원실에 전화해서 신분을 안 밝혔다면 달라졌겠지만 말이다”라며 “게다가 보좌관이 전화한 것도 정황상 추 장관이 지시해서 했다고 추정할 수밖에 없다. 이를 종합해보면 거짓말을 했다는 결론인데,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이 문건과 관련해 “인사복지실이 작성한 문건이 맞는지 정확한 출처를 확인 중”이라고만 밝혔고, 내부 보고용인지 등 여부를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언제, 누가, 어떤 목적으로 이 문건을 만들었는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한편 검찰도 추 장관 아들 논란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 해당 문건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미래통합당 김도읍 의원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신원식 의원은 이 자리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병역 시절 병가 및 연가 사용과 관련한 녹취록을 공개했다. ⓒ천지일보 2020.9.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미래통합당 김도읍 의원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신원식 의원은 이 자리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병역 시절 병가 및 연가 사용과 관련한 녹취록을 공개했다. ⓒ천지일보 2020.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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