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군의 로힝야족 학살을 증언하는 미얀마군 사병 2명의동영상 장면. (출처: 뉴시스)
미얀마군의 로힝야족 학살을 증언하는 미얀마군 사병 2명의동영상 장면. (출처: 뉴시스)

병사 2명 영상 증언

“피해자 증언과 일치”

국제형사재판소 조사 중

[천지일보=이솜 기자] 미얀마군이 2017년 무슬림계 소수 로힝야족 집단 학살을 자행했다는 미얀마군 사병 2명의 증언이 나왔다고 인권단체가 주장했다.

10일 CNN방송에 따르면 미얀마 탈영군 2명은 영상을 통해 로힝야족에 대한 무차별 집단 학살과 성폭행에 가담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밝혔는데, 이는 당시 생존자들의 개별 진술과 일치한다고 인권단체 포티파이 라이츠는 전했다.

단체에 따르면 반군인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ARSA)이 지난 7월 미얀마군 경보병 대대 소속이었던 묘 윈툰과 자우 나잉 툰의 증언을 촬영했으며, 포티파이 라이츠는 이 영상을 분석해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들은 “타웅바자르 마을 근처의 무슬림 마을을 파괴했다”며 “보이고 들리는 것을 모두 쏘라는 명령에 따라 야간 작전을 실행했다”고 밝혔다. 묘 윈툰은 “한 무덤에 총 30구의 시신을 묻었다”고 밝혔다. 또 이들의 머리에 총을 쏜 뒤 시신을 구덩이 속으로 밀어 넣었고, 여성들은 죽이기 전에 강간했으며 자신도 그중 한 여성을 성폭행했다고도 시인했다. 묘 윈툰은 마을마다 사람을 총으로 쏴 매장했다며 무슬림 마을 20여곳을 이같이 쓸어버렸다고 밝혔다.

CNN은 이 병사들이 강압에 못 이겨 진술을 한 것인지, 붙잡힌 후에 했는지, 아니면 탈영군으로 투항했는지는 확실치 않다고 전했다. 두 병사는 현재 로힝야족 사태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인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있는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얀마군은 2017년 반군 ARSA가 항전을 선포하고 경찰초소를 공격하자, ARSA를 테러 단체로 규정하고 토벌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로힝야족 마을들이 초토화되고 수천명이 사망했으며 난민 74만명 이상이 방글라데시로 넘어가 거주하고 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 고문이 이끄는 미얀마 정부는 2019년 12월 국제사법재판소에 “완전하지 못하고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이런 혐의를 강력히 부인해 왔다.

포티파이 라이츠는 이번 병사들의 증언이 향후 미얀마 정부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사용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방글라데시의 국제법률 고문이자 전 유엔 검찰관인 페이암 아카반은 “ICC 조사는 기밀사항으로, 내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방글라데시의 국경초소에 두 사람이 나타나 보호를 요청하고 2017년 라킨주에서의 작전 중 로힝야족을 살해하고 강간했다고 자백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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