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피터=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주피터=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천지일보=이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미국에 퍼지기 시작한 1월말~2월초에 독감보다 훨씬 치명적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공개적으로는 이를 경시하는 발언으로 국민을 오도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9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CNN방송이 오는 15일 발간 예정인 밥 우드워드의 신간 ‘격노’를 입수해 보도한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7일 우드워드에게 “이것(코로나19)은 치명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는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10여명에 그치고 사망자는 한 명도 없던 때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일찍부터 바이러스의 위협에 대해 놀라운 수준의 세부사항을 알고 있었으며, 우드워드에게 코로나19는 독감보다 5배나 더 치명적이라고 알려주기도 했다. 

이는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바이러스는 곧 사라진다”며 “모든 게 잘 풀릴 것”이라고 한 주장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트럼프 대통령은 3월에는 우드워드에게 대중에게 코로나19가 얼마나 치명적인지를 고의적으로 숨겼다고 시인했다. 3월 19일 트럼프 대통령은 며칠 전 코로나19로 인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음에도 “나는 항상 그것을 과소평가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이 나라의 치어리더다. 우리나라를 사랑하고 사람들이 겁먹지 않기를 바란다”며 “(대중을) 공황상태로 만들고 싶지 않기 때문에 나는 여전히 (코로나19를) 경시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CNN은 “전문가들은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2월 초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축소하는 대신 마스크를 쓰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고 손을 씻으라는 일관된 메시지와 함께 결단력 있게 행동했다면 수천명의 미국인들이 목숨을 건질 수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격노’는 작년 12월 5일부터 올해 7월 21일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우드워드와 18차례 광범위한 인터뷰를 한 내용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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