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은 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를 열어 제9호 태풍 '마이삭' 피해를 입은 함경남도 검덕지구 지원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출처: 뉴시스)
노동신문은 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를 열어 제9호 태풍 '마이삭' 피해를 입은 함경남도 검덕지구 지원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출처: 뉴시스)

노동신문, 9.9절 기념하며 태풍 피해 복구 강조

9.9절 관련 행사 언급無… 중·러 정상 축전 소식만

전문가 “정주년도 아니고 애초에 계획에 없었던 듯”

“北여건 안 돼… 당 창건 75주년 행사에 역량 집중”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북한이 9일 정권수립 72주년을 맞았지만, 별다른 행사 없이 태풍 피해 복구에 주력하는 양상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기념사설에서 올해 기념일은 인민의 안녕을 위해 거창한 작전을 펼치는 당과 국가에 대한 고마움이 차 넘치는 시기에 맞이해 더욱 의의 깊은 명절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신문은 “수해 복구를 하루 빨리 끝내 재난을 당한 인민들을 안착시키기 위한 사업을 실속 있게 진행해야 한다”며 “우리의 전진을 저해하는 모든 난관을 ‘정면돌파전’으로 뚫고 나가자”고 주문했다. 9.9절을 기념하면서도 방역이나 수해 등 재해 극복의 당위성을 역설한 셈이다.

아울러 신문은 2면과 3면에서도 전체를 전날 금수산 태양궁전광장에서 태풍피해 복구 의지를 다지기 위해 치러진 ‘평양시 궐기대회’ 행사 소식만을 다뤘고, 9.9절 관련 행사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외에 또 다른 북한 매체들을 봐도 9.9절 관련 경축 행사 준비를 하거나 개최했다는 정황은 아직 없다. 그나마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우호국가 정상들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축전을 보내 양국 친선 관계를 강조했다는 보도가 나와 북한 내 경축 분위기를 짐작해 볼 수 있을 뿐이다.

제72주년 북한 정권 수립 기념일인 9일 평양의 평양역 주변에서 시민들이 길을 가고 있다. 북한은 1948년 9월9일 북한 '5대 명절' 중 하나인, 이른바 9·9절로도 불리는 '북한 정권 수립 기념일'을 기념해 지역별, 단체별 군중대회를 열고 충성경쟁과 부국강병 건설을 다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0.9.9 (출처: 뉴시스)
제72주년 북한 정권 수립 기념일인 9일 평양의 평양역 주변에서 시민들이 길을 가고 있다. 북한은 1948년 9월9일 북한 '5대 명절' 중 하나인, 이른바 9·9절로도 불리는 '북한 정권 수립 기념일'을 기념해 지역별, 단체별 군중대회를 열고 충성경쟁과 부국강병 건설을 다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0.9.9 (출처: 뉴시스)

◆北, 차분한 모습… “여유 없는 상황”

북한이 예년과 달리 차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그간의 전례를 보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통상 북한은 정주년(5, 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이 아닌 해에는 소규모 행사만을 열어왔고, 더군다나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다 수해 피해까지 겹치는 등 여력마저 없는 것으로 관측된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이날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태풍 피해 복구에 정신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관심이 그쪽으로 쏠려 있다”며 “북한 매체 보도를 보면 내달 당 창건일 행사에 집중하는 모습인데, 그것조차도 여유가 없는 상황이다. 정주년도 아니고 애초에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장도 통화에서 “북한 내 사정을 보면 중앙보고대회를 개최하는 수준일 것으로 봤는데, 지금까지 소식이 없다면 그것도 안한 모양”이라며 “현재 북한은 여건 상 뭔가를 할 입장이 아니다. 모든 것이 당 창건 75주년에 집중돼있는 만큼 나머지는 다 패스하는 걸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실제 북한은 태풍 피해 복구에 총력을 다하는 모양새다. 특히 제9호 태풍 ‘마이삭’으로 함경도 지역을 중심으로 큰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북한은 또다시 군을 동원해 피해 복구에 나설 방침이다.

김 위원장은 전날 확대회의에서 이같이 밝히고 “적어도 내달 10일(당 창건 75주년 기념일)까지 수해를 입은 주택들의 체모를 갖추고 도로와 철길을 최대한 복구하는 등 연말까지는 모든 피해를 100% 가실 수 있는 국가적인 비상대책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 조선중앙TV가 8일 오후 태풍 피해 지역인 함경남·북도 피해복구를 위해 출발하는 평양 당원사단의 모습을 보도했다. 2020.09.08. (출처: 뉴시스, 조선중앙TV 캡쳐)
북한 조선중앙TV가 8일 오후 태풍 피해 지역인 함경남·북도 피해복구를 위해 출발하는 평양 당원사단의 모습을 보도했다. 2020.09.08. (출처: 뉴시스, 조선중앙TV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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