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남중국해 지역에 미국의 항공모함인 니미츠호와 로널드 레이건호가 급파된 모습.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해상자원의 권리를 주장하는 건
지난 6일 남중국해 지역에 미국의 항공모함인 니미츠호와 로널드 레이건호가 급파된 모습.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해상자원의 권리를 주장하는 건 "완전히 불법이다"고 1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비판했다(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온유 객원기자] 해상 주도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11월 코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을 앞두고 남중국해가 미중 갈등의 최전선으로 떠오르며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는 양상이다.

7일(현지시간) CNN은 남중국해서의 미중 분쟁은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공세가 아닌 힘겨루기로 볼 수 있다며 파워 게임에서 조그만 자극해도 터질 수 있는 일촉즉발 형국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남중국해와 홍콩 문제 등을 제기하며 연일 중국 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군은 지난달 26일 남중국해에 미사일 3종 세트를 발사했다. 둥펑(東風·DF)-21D는 최근 미 함정의 훈련 해역을 겨냥했으며 미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쥐랑(巨浪·JL)-2A까지 발사했다.

지난달 1일부터 남중국해 파라셀 군도에서는 중국 인민해방군(PLA) 해상 훈련이 시작됐다. 이에 필리핀과 베트남이 반대 성명을 냈고, 미 해군은 필리핀에 있던 핵 항공모함 니미츠함(CVN-68)과 로널드 레이건함(CVN-76)을 동시에 남중국해로 급파했다.

이와 관련, 조지 위코프 레이건호 함장은 “이번 훈련의 목적은 동맹들에 우리가 지역 안보에 전념하고 있음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7일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미국은 전날 중국이 실탄훈련을 진행 중인 남중국해 상공으로 탄도미사일 발사 궤적을 추적하는 '코브라볼' RC-135S 정찰기를 보내 정찰 활동을 벌였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17일(현지시간) 중국 하이난성 싼야에서 열린 중국 최초의 자국 기술로 건조한 항공모함 산둥함 취역식에 참석해 승조원들과 만나 악수하며 격려하고 있다(출처: 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17일(현지시간) 중국 하이난성 싼야에서 열린 중국 최초의 자국 기술로 건조한 항공모함 산둥함 취역식에 참석해 승조원들과 만나 악수하며 격려하고 있다(출처: 뉴시스)

RC-135S는 일본 오키나와에 있는 미군 가데나 공군기지에서 이륙해 대만 바시 해협을 지나 남중국해에 진입해 정찰 활동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중 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은 미국 비난에 나섰다. 중국의 길을 부정하고 공산당과 인민을 대립시키면 용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중국 국방부는 “미 항공모함의 출현은 중국의 정상적인 훈련과 연습에 중대한 지장을 주었고, 미중간의 항공 및 해상 안전 규칙 합의와 국제적 관례를 위반했다”며 “실제 격추된다면 전적으로 미국 탓”이라고 비판했다.

SCMP에 따르면 2014년 이후 중국은 남중국해에서 암초와 주변 해역 약 12㎢를 추가로 확보했으며 9개의 해상경계선을 연결한 U자 모양의 9단선을 그어 인공섬을 건설했다.

6일 SCMP는 미국과 중국의 남중국해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중국의 중거리 미사일 발사에 응수해 미국이 또다시 남중국해에 정찰기를 띄우면서 장군멍군식 대치가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중국군의 중거리 미사일 발사는 비행금지구역에 진입한 미군에 대한 경고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턴샹먀오 중국 국가남중국해연구소 연구원은 “미국이 남중국해를 통해 외교, 군사등 전방위적으로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오는 30~31일 워싱턴에서 진행될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을 앞두고 미국 태평양 함대가 24일 대만해협에 미사일 구축함인 매캠벨함과 보급함 월터 딜함을 파견했다. 미 군함의 대만해협 통과는 올 들어 처음이다(출처: 뉴시스)
오는 30~31일 워싱턴에서 진행될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을 앞두고 미국 태평양 함대가 24일 대만해협에 미사일 구축함인 매캠벨함과 보급함 월터 딜함을 파견했다. 미 군함의 대만해협 통과는 올 들어 처음이다(출처: 뉴시스)

미 랜드연구소는 “해상에서 전쟁이 발발하면 중국의 피해가 크겠지만 미국이 결정적 승리를 얻지는 못할 것”이라며 “시간이 지날수록 군사기술이 발전한 중국에 맞서 미국의 피해도 훨씬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정치권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표심을 얻기 위한 ‘중국 때리기’의 일환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지만, 설상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남중국해 문제를 비롯한 각종 사안에서 미중간의 힘겨루기는 계속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노동절 공휴일인 7일(현지시간) 백악관 북측 현관 노스 포티코(North Portico)에서 일일 브리핑을 하고 있다(출처: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노동절 공휴일인 7일(현지시간) 백악관 북측 현관 노스 포티코(North Portico)에서 일일 브리핑을 하고 있다(출처: 뉴시스)

이 가운데 미국은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중국에 대한 초강경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미 국무부는 지난 2일(현지시간)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이 오는 9일~11일 화상으로 열리는 동남아시아 국가 연합(ASEAN) 관련 장관급 회의에 참석한다며 이번 회의에서 폼페이오는 중국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남중국해 문제를 거론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폼페이오 장관과 함께 브리핑을 한 데이비드 스틸웰 국무부 동아태차관보도 중국의 남중국해 활동을 거론하며 “중국은 해상법 협약의 가장 심각한 위반자”라고 비난했다.

최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문에서 “미국은 중국 공산당의 영향력 확대를 막기 위해 아시아 동맹국·우호국들과 결속하고 있다”라며 “헌법이 아닌 공산당이란 조직을 위한 군대에 반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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