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천지일보 2020.8.25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천지일보 2020.8.25

추미애 아들 서씨 측 변호인, 6일 진단서 등 해명자료 공개

‘보좌관 전화’에 대한 내용 빠져… 관련 의혹 계속 증폭

 

동부지검, 중앙지검·대검에 각각 검사와 수사관 파견 요청

인사이동 전까지 관련 수사 참여한 이들 직무대리로 파견

1달 미만 기간으로 법무부 장관 승인 없이 파견 이뤄질 듯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씨가 관련 자료를 공개하며 자신에게 제기된 ‘특혜 휴가’ 논란을 적극 해명하고 있다. 그런데도 의혹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되고 있다.

이렇듯 논란이 커지면서 검찰이 수사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야당은 ‘특임검사’ 도입까지 주장한 상태다. 의혹이 커지면서 관련 수사에 속도가 날지 관심을 끌고 있다.

◆서씨 측 변호인 “무릎 수술 통증 계속돼 병가 연장”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씨 측 변호인은 “병가의 근거자료였던 서씨의 진단서 등 의무기록을 추가 공개하기로 결정했다”며 수술 관련 진료기록과 소견·진단서 등을 공개했다.

이날 공개한 자료는 ▲2015년 4월 7일 입대 전 왼쪽 무릎 수술 기록지 ▲2017년 4월 5일 군 복무 중 ‘오른쪽 무릎 수술이 필요하다’는 소견서 ▲2017년 6월 21일 역시 군 복무 중 ‘수술 후 회복 중으로 약 3개월간 가료(휴식)가 필요하다’는 진단서 등 3종이다.

서씨는 2016년 11월부터 21개월간 주한 미8군 한국군지원단 미2사단지역대 소속 카투사로 근무했다. 의혹이 제기된 부분은 2017년 6월 5일부터 14일까지의 1차 병가, 이후 복귀 없이 14일부터 23일까지 2차 병가, 24~27일 연가다.

서씨 측 변호인은 “당시 서씨는 군인 신분이었으므로 외부 병원에서 수술 등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먼저 군 병원의 진단이 필요했고, 진단을 신청하기 위해 삼성서울병원 주치의의 소견서를 발급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1차 병가 중인 6월 8일 오른쪽 무릎 수술을 받았으나 통증과 부종이 가라앉지 않자 병가 연장을 신청했다”며 “필요한 자료를 요구받아 진단서·의무기록사본증명서·입원기록·입퇴원확인서 등 서류 일체를 제출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번에 제출한 서류만으로는 의혹들이 말끔히 해소되기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논란의 중심인 추 장관이 더불어민주당 대표이던 시절 보좌관의 군부대 전화 의혹에 대해선 이렇다 할 내용을 내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료 공개 이후 다른 의혹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경제는 추 장관 측 보좌관이 2017년 6월 한번이 아닌 여러 차례 전화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그뿐만 아니라 서씨의 자대 배치와 보직 업무 등 여러 단계에서 다양한 청탁성 민원을 했다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이에 서씨 측 변호인은 추가로 입장문을 내고 부대배치와 보직은 컴퓨터 난수 추첨 방식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관련 사항에 대해선 본인이 퇴소하기 전까지 절대 알 수 없고, 외부의 개입도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구조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미래통합당 김도읍 의원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신원식 의원은 이 자리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병역 시절 병가 및 연가 사용과 관련한 녹취록을 공개했다. ⓒ천지일보 2020.9.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미래통합당 김도읍 의원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신원식 의원은 이 자리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병역 시절 병가 및 연가 사용과 관련한 녹취록을 공개했다. ⓒ천지일보 2020.9.2

◆ 검찰, 서씨 관련 의혹 규명 소극적?

서씨 관련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검찰의 움직임도 주목받고 있다.

서씨의 특혜 휴가 의혹이 처음 제기된 건 올해 1월이다. 하지만 8개월이 흘렀음에도 검찰 수사에 별다른 진전은 없었다. 서씨 소환 역시 한 차례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검찰의 수사 의지가 의심받고 있다.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이 공개한 바에 따르면 2017년 6월 25일 당직사병 A씨는 “서씨가 복귀 날짜인 2017년 6월 23일보다 이틀이 늦은 날에도 복귀하지 않자 전화를 걸었더니 집이라고 하더라”고 밝혔다.

그런데 전화를 마치고 얼마 되지 않아 상급부대 대위 한명이 당직상황실에 와서는 ‘자신이 서씨 휴가를 연장했으니 서씨를 휴가자로 처리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했다.

A씨는 이런 내용을 지난 6월 검찰 참고인 조사에서 다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은 지난 2일 추 장관의 보좌관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서씨 부대 관계자에게 휴가 연장을 전화로 문의하는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해당 부대 지원장교 B대위는 지난달 30일 신 의원실과의 통화에서 “추 의원 보좌관으로부터 서씨의 병가가 연장되는 지 문의하는 전화가 왔다”며 “‘서씨의 병가가 곧 종료된다. 통원과 입원이 아닌 집에서 쉬면서 회복하려 하는데 병가 처리(연장)가 안 되느냐’는 문의에 ‘집에서 쉬는 건 병가 처리가 안 된다’고 알려줬다”고 주장했다.

지역대장 C중령도 “(B대위가) 병가를 연장할 수 없느냐 그런 전화를 받은 거 같고, B대위가 안 된다고 했다고 들었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이 같은 진술들이 검찰 참고인 진술 조서에서 빠졌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검찰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야당은 ‘특임검사’ 도입까지 주장하고 있다.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은 “추 장관이 현직 장관이라 검찰이 공정수사를 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며 “그래서 특임검사를 생각해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미래통합당 신원식 의원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병역 시절 병가 및 연가 사용과 관련한 녹취록을 공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9.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미래통합당 신원식 의원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병역 시절 병가 및 연가 사용과 관련한 녹취록을 공개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9.2

◆수사 참여했던 검사 파견으로 돌파구 마련?

이에 서씨 관련 수사를 맡은 서울동부지검은 최근 대검찰청에 박석용 서울중앙지검 부부장검사와 대검 소속 검찰수사관 파견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견을 요청받은 두 사람은 최근 이뤄진 검찰인사 전까지 서씨 관련 수사에 참여했다. 인사이동에 따라 박 검사는 서울중앙지검 부부장으로 승진했고, 수사관은 대검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들은 담당 수사팀인 형사1부에 직무대리로 파견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 기간은 1개월 이내일 것으로 점쳐진다. 검찰근무규칙 4조에 따르면 직무대리 기간이 1개월을 초과할 경우 검사에 관해선 법무부 장관, 일반직공무원에 대해선 검찰총장의 승인을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추 장관 아들에 대한 수사인 점을 고려해 법무부 장관의 승인이 필요 없는 선에서 직무대리 파견이 이뤄질 전망이다.

직무대리 기간이 짧은 만큼 수사도 지금까지 보다는 속도를 낼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또 정치권에서 특임검사 말도 나오는 만큼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서두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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