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원점에서 재검토하자고 산업은행 등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에게 요구했다. 인수 의지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인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황을 재협의하기 위해 인수계약 종결기간을 연장하자고 했다. (출처: 연합뉴스)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원점에서 재검토하자고 산업은행 등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에게 요구했다. 인수 의지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인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황을 재협의하기 위해 인수계약 종결기간을 연장하자고 했다. (출처: 연합뉴스)

이스타항공, 오늘 정리해고 명단 600여명 발표 예정

금호 등 금주 HDC현산에 계약해지 공식 통보할 듯

아시아나 채권단 관리체제 불가피… 구조조정 수순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이스타항공에 이어 아시아나항공까지 ‘노딜’로 귀결되면서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반기는 물론 내년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종식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위기 돌구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는 비관적인 관측이 나오고 있다.

먼저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M&A)이 무산된 뒤 재매각을 추진 중인 이스타항공은 오늘(7일) 정리해고 대상자 600여명의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말에는 총 98명의 직원이 희망 퇴직했다. 이스타항공은 6대의 항공기 운항을 위한 인력 420여명을 제외한 나머지 직원을 모두 정리해고한단 방침이다.

이스타항공은 최근 투자 의향을 나타낸 인수 후보자들에게 투자안내문(티저레터)을 발송했다. 현재 이스타항공 측에 인수 의사를 나타낸 곳은 기업 4곳과 사모펀드 등을 포함해 10여곳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은 예비 투자자의 회신에 따라 회계 실사 결과 등을 포함한 투자의향서를 발송할 예정이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양해각서(MOU) 체결 등을 거쳐 이르면 이달 말 또는 10월 중 법정관리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는 지난 3일 정리해고 명단 발표 중단을 요구하면서 국회 앞에서 무기한 농성에 들어간 상태다.

서울 강서구 이스타항공 본사 모습. (출처: 연합뉴스)
서울 강서구 이스타항공 본사 모습. (출처: 연합뉴스)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렬이 이르면 이번 주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인수 부담을 줄여주는 방향으로 HDC현산 측에 최종 제안을 했지만, HDC현산 측은 지난 2일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12주간 재실사가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HDC현산이 결국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아시아나 M&A도 사실상 무산됐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아시아나항공 채권단과 대주주인 금호산업은 사실상 HDC현산이 인수의지가 없다고 결론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은 이번 주 중으로 HDC현산에 계약 해지를 통보한다는 입장이다.

거래가 최종 무산되면 아시아나항공이 2014년 12월 자율협약을 졸업한 지 6년 만에 다시 채권단의 관리 체제에 들어가게 된다. 채권단이 보유한 영구채 8천억원을 주식으로 전환해 금호산업(지분율 30.79%)을 제치고 아시아나항공의 최대 주주(약 37%)로 등극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에선 채권단이 일시적으로 아시아나항공을 관리하면서 정상화시킨 뒤 재매각을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에 올해 말까지 2조원에 이르는 기간산업안정기금이 투입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부도 이번 주 초 산업 경쟁력 강화 관계 장관회의를 열어 아시아나항공 정상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문제는 아시아나항공이 다시 채권단 체제로 넘어갈 경우 경영 정상화를 위한 인력감축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경영진 교체와 사업 포트폴리오 조정 등 조직 슬림화가 이뤄질 수 있는 만큼 아시아나항공은 갑작스러운 구조조정으로 인력감축이 현실화될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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