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2020.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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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희 건축가

특별한 꿈을 꾼다. 나는 토요일만 나를 대신할 로봇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이유는 단순하다. 토요일도 제대로 쉴 수 없이 매주 일을 하고 있는 나 자신의 휴식을 위해서다.

일종의 보상심리가 작동하는 것이다. 주 5일제 근무 등 사회규율의 틈바구니를 잘 활용해 쉬고 있는 사람들에 비해서 큰 소득 없이 티도 안 나는 일을 해야만 하는 자신에 대해 보상받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로봇이라도 있어서 대신 일을 해주면 좋겠다. 그뿐이다.

그렇다고 알아서 모든 것을 다 해주는 사람보다 똑똑한 로봇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 검소한 처지에 대처해서 조금이나마 평온한 마음을 반영해주면 좋겠다는 여유를 표현했을 뿐이다. 나의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해치우면 보상심리고 뭐고 괜한 욕심이 생겨 평일에도 그 로봇을 기다릴까 걱정이 생기지 않길 바란다.

덤으로 의도된 부족함은 오히려 치밀하게 짜인 프로그램처럼 느껴질 테니 가끔이라도 오작동을 하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하나만 약속해주길 바란다. 사람처럼… 말하지 않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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