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광복절인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자유연대 등 보수단체가 대규모 집회를 열고 있다. ⓒ천지일보 2020.8.1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광복절인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자유연대 등 보수단체가 대규모 집회를 열고 있다. ⓒ천지일보 2020.8.15

“선긋기 그만, 원죄는 한국교회에 있음을 인정해야”
“개교회 중심주의 ‘중년·남성·목사 중심 구조’ 개혁”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개신교계 청년들이 한국교회에 전광훈 같은 극우 개신교 세력과 결별하고 그동안의 한국교회의 잘못을 인정할 것을 촉구했다.

한국기독교청년협의회(EYCK)와 한국기독교장로회청년회전국연합회 등 개신교계 5개 청년단체는 4일 ‘우리(한국교회)는 존망存亡의 기로에 서 있다’는 제목의 호소문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이들은 “세상 모든 사람이 한국교회의 현실을 봤다. 전광훈 말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의 주범들 말이다. 광복절 집회를 강행하고 말도 안 되는 음모론을 퍼뜨리며 순교를 각오한 채 검사를 거부하는 그 사람들 말이다. 덕분에 이제 ‘개신교인’이라는 이름 자체가 비난을 받을 이유가 됐다”고 개탄했다.

이들은 개신교인이라는 이유로 비난받는 현 상황이 한국교회의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단체는 “사실 그들의 몰상식함을 비웃으며 무시했던 우리의 잘못이다. 그들이 차곡차곡 힘을 모으고 세력 키우는 것을 지켜만 보았던 우리 잘못이다. 그들이 끈 풀린 망아지처럼 날뛰는 동안 ‘우리는 다르다’며 선을 그었던 한국교회 모두의 잘못”이라며 “이제 하나님도 협박할 수 있게 된 그들이 한국교회를 대표한다. 덕분에 우리도 비이성적이며 거리를 두고 싶은 극우 사기꾼 집단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들은 “무책임한 선 긋기 즉 ‘우리는 다르다’라는 비겁한 구호를 당장 멈추자. ‘교회가 죄송합니다’라는 성급한 불끄기는 집어치우자”며 “정말 죄송하다면 ‘머슴처럼 섬기겠다’는 쇼 말고, 평양 대부흥 100주년 회개 집회 같은 일회용 퍼포먼스 말고, ‘개교회 중심주의’와 ‘중년·남성·목사 중심의 의사 결정 구조’를 개혁하자”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한국교회에 ▲전광훈 같은 극우 개신교 세력과 결별할 것 ▲원죄가 한국교회에 있음을 인정할 것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대안을 내놓을 것 ▲다양한 세대와 성별의 성도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할 것을 요구했다.

끝으로 “우리의 호소는 예수를 닮고자 몸부림쳤던 앞선 신앙인들의 역사가 부정당하는 것을 바라보며 흐느끼는 절박한 울음”이라며 “한국교회는 기독 청년들의 목소리를 들으라. 이 호소에 응답하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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