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의 법칙(출처: SBS)
정글의 법칙(출처: SBS)

하늘길 막히자 예능도 문 닫아

해외 아닌 국내에서 다시 시작

언택트 시대 ‘차박 여행’ 눈길

[천지일보=이예진 기자] 최근 몇 년간 여행 예능은 시청자들의 많은 관심을 받아왔고 국내·외 가리지 않고 곳곳의 모습을 방송을 통해 보여줬다. 하지만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여행 예능이 변하고 있다.

◆ 해외로 나갈 수 없어 택한 ‘국내’

지난 2011년부터 방영을 시작한 SBS ‘정글의 법칙(정법)’은 해외 오지를 다니며 생존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개그맨 김병만을 필두로 보여준 오지에서의 생존은 스릴 넘치다 못해 경이롭기까지 했다. 하지만 정법 또한 코로나19를 피해가지 못했다. 해외로 나가는 길목이 다 막히자 정법은 2개월 간 휴식기를 가진 뒤 국내로 눈을 돌렸다.

지난달 29일부터 방영된 ‘정글의 법칙 in 와일드코리아’는 서해 오지 섬으로 떠나는 모습을 보였다. 김병만은 사전 인터뷰에서 “내가 평상시 차 타고 다니면서 봤던 저 섬, 산, 바다에 정글의 법칙이라는 주제로 정말 예전에서 상상했었던 것을 지금에서 실현하게 되는 것 같다”면서 “나한테 익숙한 공간, 내가 태어난 곳이지만 막상 그곳에 딱 있어서 거기에 며칠 있는다고 생각했을 때는 막막한 생각이 든다. 기대 반, 두려움 반”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다시 돌아온 정법은 코리안 남매 박세리와 박찬호, 농구 부자(父子) 허재와 허훈, 코미디언 부부 이봉원과 박미선 등과 함께했다. 그리고 사전 짝꿍 인터뷰 진행 중에 발생한 비상 상황을 통해 생존의 시작을 알렸고 멤버들은 서해안 외딴섬에 일상복 차림으로 헬기를 타고 갈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국내판’ 정법은 익숙하면서도 생소한 국내 오지 섬에서의 시작을 화려하게 알렸고 9.8%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쾌조의 시작을 알렸다. 특히 2049 타깃 시청률은 4.6%로 동시간대 교양·예능·드라마 중에서 종합 1위를 차지했다.

더 짠내투어(출처: tvN)
더 짠내투어(출처: tvN)

반면 잠깐 휴식기를 가졌던 정법과 달리 코로나19로 막을 내린 예능도 있다. 지난 2017년부터 시작했던 tvN ‘더 짠내투어’는 지난 8월 4일 121부작으로 끝이 났다. 해외에서 비싼 돈을 들여 만족하는 가심비 여행과 돈을 아끼고 아껴 다니는 가성비 여행의 차이를 보여줬던 ‘더 짠내투어’는 더 이상 해외로 갈 수 없게 되자 지난 3월 16일 잠정적 폐지를 했다. 그러다 6월 30일부터 8월 4일까지 마지막으로 국내여행을 보여주면서 최종 종지부를 찍었다.

종영 당시 ‘더 짠내투어’를 연출한 이윤호 PD는 한 인터뷰에서 “원래 콘셉트는 해외를 나가 여행을 하는 프로그램인데 코로나19 때문에 국내 여행을 하게 됐다”면서 국내 여행 편에 대해 “코로나19 때문에 자유롭게 여행을 가지 못하는 시청자 분들에게 대리만족을 시켜드리자고 생각해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바퀴 달린 집(출처: tvN)
바퀴 달린 집(출처: tvN)

◆ 새로운 트렌드 ‘차박 여행’

코로나19가 퍼지자 해외여행은 물론 여행지에서 누군가를 만나는 것조차 꺼려지게 됐다. 비대면(언택트)이 생활 곳곳에 퍼졌고 이는 여행 스타일에도 스며들었다. 유명한 관광지 보다는 차를 타고 다니면서 여행을 하는 ‘차박 여행’이 트렌드로 떠올랐고 예능에서도 ‘차박’을 주제로 하는 프로그램들이 생겨났다.

지난 6월 11일부터 8월 27일까지 방영됐던 tvN ‘바퀴 달린 집’은 차박 여행의 진수를 보여줬다. 예능에서 보기 힘든 여진구·김희원·성동일이 고정 출연진으로 나왔으며 이들은 차박 여행을 위해 특수 대형 운전면허도 취득하면서 열의를 보였다.

예능에서 ‘차박’을 보여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전에는 관찰 프로그램의 일부로 출연하는 연예인들의 취미 생활과 같이 보여줬었다면 ‘바퀴 달린 집’은 ‘차박’을 중심으로 하는 여행 예능이었다. 차를 타고 다니며 강원도 고성, 제주도 해변, 담양 대나무 숲, 거제도 몽돌해변 등 전국 곳곳을 누볐고 다양한 게스트들과 함께 힐링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인기를 끌었다.

특히 센 이미지가 강한 김희원의 낯선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신선함으로 다가왔고 게스트로 등장했던 라미란·엄태구·아이유·하지원 등도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면서 실시간 검색어에 오랜 시간 머물기도 했다. 바퀴 달린 집 첫 회에 게스트로 출연한 라미란은 프로캠핑러의 모습을 보여줬고 이어 지난달 29일 KBS Joy ‘나는 차였어’에 함께하는 모습을 보였다.

‘나는 차였어’는 라미란·김숙·정혁이 출연해 여태껏 보지 못했던 다양한 캠핑카와 명소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29일 첫 회에서는 서해안 차박의 성지로 불리는 태안의 구례포 해수욕장으로 떠났다. 이곳에서 이들은 초보 차박 여행자들을 위한 꿀팁으로 차박 에티켓, 차박 여행지를 고르는 방법 등을 다양하게 알려줬다.

나는 차였어(출처: KBS Joy)
나는 차였어(출처: KBS J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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