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국대병원 중환자실. (제공: 단국대병원) ⓒ천지일보 2018.8.22
단국대병원 중환자실. (제공: 단국대병원) ⓒ천지일보 2018.8.22

빠르게 느는 중환자… 전문가들도 예상 못한 수치

고령층, 중환자 되기 쉬워… 80대 이상 20% 육박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된 후 위중해지거나 중증으로 상태가 나빠지는 환자가 연일 20∼30명씩 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3일 0시 기준으로 국내 코로나19 위중·중증 환자가 154명이라고 발표했다. 전날 집계된 환자 수가 123명으로, 31명 증가한 수치다.

방역당국은 위중·중증환자 증가한 원인이 최근 고령층 확진자가 급증한 결과라고 보고 있다. 당초 전문가들이 내놓았던 중환자 예상치도 크게 웃돌아 중환자 관리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위중·중증 환자는 지난 1일 104명으로 증가해 사흘 연속 세 자릿수를 기록했다.

수도권의 집단발병이 발생하기 시작한 지난달 중순만 하더라도 위중·중증 환자 수는 10명대에 불과했다. 더욱이 지난달 18일에 9명까지 감소했던 것을 고려하면 불과 16일 만에 17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매일 300여명의 신규 확진자가 계속 발생한다고 가정할 경우 9월 3일까지 중환자가 최대 130명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고 전했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은 최근 브리핑에서 “이번 일요일까지는 위중·중증 환자 규모가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매우 높고, 시간이 흐를수록 사망자 규모도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천지일보DB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천지일보DB

위중·중증 환자들에게는 바로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병상 부족 상황은 심각하다.

중수본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으로 전국의 중환자 치료 병상 511개 가운데 비어있는 병상은 49개(9.6%)다. 이 가운데 인력과 장비를 갖춰 즉시 입원할 수 있는 병상은 43개(8.4%)다.

수도권의 병상 부족 문제는 더 심각하다.

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위중·중증 환자의 73.4%(124명 중 91명)가 수도권에 몰려 있는데 현재 수도권에서 확보된 중환자 치료 병상 306개 가운데 즉시 사용할 수 있는 병상은 9개(2.9%)뿐이다.

이에 정부는 ‘중증환자 전담 치료병원’을 지정하는 등 중환자 치료 병상을 이달까지 110개, 연말까지 103개 더 확충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이른 시일 내에 해결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게다가 중환자들을 담당할 인력도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중수본 관계자는 “다른 병상과 달리 중환자 병상은 시설, 장비, 인력 등이 많아 단기간에 확충이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전담 치료병원 지정과 보상 등에 대해 의료계에도 설명한 뒤 병상을 확충할 수 있도록 협조를 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60대 이상 고령층은 젊은 연령층에 비해 면역력이 낮고 감염됐을 때 상태가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 치명률만 하더라도 전체 평균치는 1%대에 그치지만, 80대 이상에서는 20%에 이른다.

전날 0시 기준으로 발표한 위중·중증 환자(124명 기준) 가운데 60대 이상은 105명으로, 84.7%에 이르렀다. 이 가운데 70대가 52명(38.1%)으로 가장 많고, 이어 80세 이상 29명(29.8%), 60대 24명(19%) 등 순이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건강이 악화하기까지 시간이 꽤 걸리는 만큼 당분간 환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천지일보=신창원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이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어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이틀째인 31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청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의료진의 안내에 따라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천지일보 2020.8.31
[천지일보=신창원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이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어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이틀째인 31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청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의료진의 안내에 따라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천지일보 202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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