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강은영 기자] 3일 오전 제9호 태풍 마이삭으로 강풍이 불면서 울산시 중구 병영동의 한 건물의 처마가 떨어져 있다.(독자제공) ⓒ천지일보 2020.9.3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3일 오전 제9호 태풍 마이삭으로 강풍이 불면서 울산시 중구 병영동의 한 건물의 처마가 떨어져 있다.(독자제공) ⓒ천지일보 2020.9.3

부산서 ‘첫 사망자’ 발생

제주에 1000㎜ 폭우내려

3만6천여가구 정전 사태

항공기결항·열차운행중지

[천지일보=강태우 기자] 역대급 태풍 ‘마이삭’이 제주를 지난 남해안에 상륙한 이후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했다.

3일 기상청 등에 따르면 마이삭은 기상청 예보보다 조금 빠른 3일 오전 1시 40분께 경남 거제도 남단을 지나서 오전 2시 20분께 부산 남서쪽 해안에 상륙했다.

부산에선 마이삭으로 인한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 3일 오전 1시 35분께 부산 사하구 한 아파트에서 60대 여성 A씨는 베란다 창문의 깨짐을 방지하기 위해 테이프 작업을 하던 중 유리가 갑자기 깨지면서 부상을 입었다.

왼손목과 오른쪽 팔둑을 베이며 다량의 피를 흘린 그는 병원으로 급히 이송돼 치료를 받았으나 결국 2시 6분께 숨을 거뒀다.

부상자도 발생했다. 오전 2시 17분께 부산 해운대 미포선착장에서 방파제에 들어갔던 50대 남성이 파도에 휩쓸리는 사고를 당해 왼쪽 다리가 부러져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부산 해운대구 한 편의점 앞에선 오전 2시경 한 남성이 강풍에 흔들리는 아이스크림 냉장고를 붙자고 있다가 냉장고가 쓰러지면서 그 밑에 깔리는 사고를 당했다. 이 남성은 기절했지만 구조됐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동구 동천에서는 40대 여성이 물에 빠졌다가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다.

제9호 태풍 ‘마이삭’이 제주를 강타한 2일 오후 10시께 제주시 신제주 부근의 공사장 가림막이 강풍에 쓰러져 있다. (독자제공) ⓒ천지일보 2020.9.2
제9호 태풍 ‘마이삭’이 제주를 강타한 2일 오후 10시께 제주시 신제주 부근의 공사장 가림막이 강풍에 쓰러져 있다. (독자제공) ⓒ천지일보 2020.9.2

경남에서는 고성군 동해면 매정마을 인근 해상에서 피항해있던 컨테이너 운반선이 표류하다가 긴급 출동한 해경에 의해 구조됐다. 해당 선적에는 미얀마인 12명과 중국인 2명 등 14명이 타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울산 남구 선암동에선 오전 1시 55분께 유리창이 깨지면서 그 파편을 맞은 1명이 부상을 당하는 사고가 났다.

마이삭이 관통한 제주의 경우 최대 순간풍속 초속 49m가 넘는 강풍이 불면서 피해가 크게 나타났다. 또한 산지에서는 10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서귀포시에서는 서호동 가로수가 바람에 꺾여 쓰러지면서 인근에 주차된 차량을 덮쳤다. 제주 구좌읍 김녕리에서는 비닐하우스가 바람에 무너졌고, 구좌읍 송당리에선 전신주가 인근 주택 마당으로 쓰러지는 사고가 나기도 했다. 구좌읍 행원리에선 강풍에 차량 1대가 전복됐다.

강풍으로 인한 정전사태도 빚어졌다. 제주 전역에선 총 3만 6000여가구가 정전돼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부산에서는 3874가구가 정전돼 긴급복구작업이 진행중이다.

태풍 강타로 원전 4기 운영도 일시 중지됐다.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는 이날 새벽 운영 중이던 고리 3·4호기, 신고리 1·2호기의 원자로가 정지됐다고 밝혔다.

신고리 1호기가 0시 59분께 가장 먼저 정지됐고, 신고리 2호기가 오전 1시 12분께, 고리 3호기가 오전 2시 53분께, 고리 4호기가 오전 3시 1분께 각각 정지됐다.

원자로 정지로 인한 외부 방사선 영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정지된 원자로는 안전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고리원자력본부 측은 밝혔다.

태풍으로 인해 하늘길과 철로 이동이 중단되기도 했다. 전날 하루 전국 공항에서 출발하는 국내선 항공기 가운데 437편이 결항했다. 특히 제주공항에서 출발하는 항공편은 180편이나 취소됐다.

열차 운행도 차질을 빚었다. 부산~김해 경전철은 전날 오후 9시 37분께부터 운행을 조기 종료했다. 부산도시철도 3호선 대저~구포역 구간에서는 초속 27m에 달하는 강풍이 불면서 전동차가 거북이 운행을 하기도 했다.

코레일은 이날 정오까지 경부선 열차 5편의 부산역~동대구역 구간 운행을 중지하기로 했다. 동해선은 전동열차 6편의 부전역~일광역 운행이 중지된다.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3일 오전 제9호 태풍 마이삭으로 강풍이 불면서 울산시 중구 병영동의 한 건물의 외벽이 떨어져 있다. (독자제공) ⓒ천지일보 2020.9.3
[천지일보=강은영 기자] 3일 오전 제9호 태풍 마이삭으로 강풍이 불면서 울산시 중구 병영동의 한 건물의 외벽이 떨어져 있다. (독자제공) ⓒ천지일보 2020.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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