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세이 나발니. (출처: 모스크바=AP/뉴시스)
알렉세이 나발니. (출처: 모스크바=AP/뉴시스)

독일 정부는 독극물 의심 증세로 의식불명에 빠진 러시아 반정부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44)가 러시아가 개발한 신경작용제 노비촉에 중독됐다고 밝혔다.

AP 등에 따르면 슈테펜 자이베르트 독일 총리실 대변인은 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독일의 특별 군실험실에서 실시한 실험은 (나발니가 중독된 물질이) 노비촉 그룹의 화학 신경작용제라는 의심의 여지없는 증거를 보여줬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나발니가 러시아 내 화학 신경 작용제에 의한 공격의 희생자가 된 일은 경악스러운 사건”이라며 “독일 정부는 이번 공격을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고 강조했다.

독일 정부는 유럽연합(EU),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에 실험 결과를 통보하고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에도 연락을 취할 예정이다. 자이베르트 대변인은 파트너들과 협력해 대응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 크렘린(대통령궁)은 나발니의 노비촉 중독 의혹에 관해 들은 바가 없다고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우리는 그런 정보를 전달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노비촉은 옛 소련이 개발한 군사용 신경작용제다. 지난 2018년 영국에서 전직 러시아 이중스파이 세르게이 스크리팔에 대한 독살 시도가 벌어졌을 때도 공격에 노비촉이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나발니는 러시아 야권의 핵심 인사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장기 집권을 앞장서 비판해 왔다. 그는 지난달 20일 러시아에서 항공편으로 이동 중 갑자기 쓰러졌다. 이후 독일 정부의 지원 하에 베를린의 샤리테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여전히 의식이 없지만 안정적인 상태라고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나발니가 독살 시도를 당했다는 의혹이 계속 제기됐다. 샤리테 병원 역시 나발니가 독성 물질에 중독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미국, EU, 독일, 영국, 프랑스 등은 러시아 정부에 진상 조사를 촉구했다.

러시아 정부는 아직 추정에 불과하다며 나발니의 독극물 중독설을 부인했다.

(런던=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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