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제공: 민주당) ⓒ천지일보 2020.9.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제공: 민주당) ⓒ천지일보 2020.9.2

이낙연 대표 의견대로 갈 확률 높아

이 지사, 다음 대권 위해 인지도 높일 듯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정치권에서 2차 재난지원금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 1,2위인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의 의견이 갈리고 있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와 여당 지도부는 2차 재난지원금을 어려운 계층에 우선 지급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기울고 있다. 다만 이 지사는 전 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정부도 재정 건전성을 이유로 전 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에 반대의견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이 대표의 의견대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이 지사가 현역 국회의원이 아닌 광역지자체장이기 때문에 정책 결정 구조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지난 1일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예방한 자리에서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편성과 2차 재난지원금 선별 지급에 뜻을 모았다. 이 대표는 “2차 재난지원금은 여당도 선별 지원하겠다는 생각이기 때문에 여야가 별로 이견이 없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 지사는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재정지출은 2차 재분배와 경기조절기능을 가지고 있으므로 국민에게 직접 소득을 지원하여 소비하게 하면 경제가 성장하고 세수가 느는 선순환이 가능해진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지난 1일에도 “우리 국가부채비율은 외국평균(110%)의 절반도 안 되는 40%대이고, 가계소득 중 이전소득 비율도 3%대로 외국의 1/5도 안 된다”며 “13조 원으로 3개월 동안 국민이 온기를 느낄 만큼 효과 높은 재난지원금을 1인당 30만 원씩 두세 번 더 지급해 국가부채율이 2~3% 올라가더라도 국가재정운영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이재명 경기지사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정조달이 답이다! 공정조달제도 도입을 위한 경기도 정책토론회’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천지일보 2020.8.13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이재명 경기지사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정조달이 답이다! 공정조달제도 도입을 위한 경기도 정책토론회’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천지일보 2020.8.13

그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겨냥 “모든 것을 안다는 전문가의 오만이나 내가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권위의식에서 벗어나, 합리적인 국민의 뜻이라면 따르는 것이 민주공화국 대리인의 의무라고 믿는다”고 압박했다.

이 대표와 이 지사는 국가 재정건전성에 대해서도 의견이 갈렸다. 이 대표는 재정건전성에 대해 “(1차 재난지원금) 당시에는 기존 예산 범위 내에서 씀씀이를 바꿔서 여기저기서 뽑아냈던 것이나 지금은 완전히 바닥이 났다”며 “빚을 내서 재난지원금을 마련해야 하는 만큼 곳간 지키기를 훨씬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기재부의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반면 이 지사는 “국가부채 0.8% 증가만 감수하면 가계지원, 매출지원, 생산지원을 통해 경제 살리기 효과가 확실한데 기재부는 왜 국채 핑계 대며 선별지원을 고수하는지 정말 의문”이라며 “경제정책과 재정정책의 근거가 되는 통계와 숫자는 과학이 아니라 정치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재난지원금 논의를 시작으로 사실상 이 대표와 이 지사의 대권 정책 경쟁이 시작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대표가 7개월의 임기 동안 확실한 정책적 성과를 내보이지 못한다면 정치적인 타격이 크기 때문에 어떻게든 성과를 내기 위해 총력을 다 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이 지사의 경우 이번 대권 경쟁에서 패배한다 해도 다음 대권을 노릴 발판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에 경제·복지 정책을 놓고 이 대표와 경쟁을 이어가며 인지도를 높여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권 잠룡으로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30일 오전 경기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출처: 뉴시스)
여권 잠룡으로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의원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30일 오전 경기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출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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