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포커스] 軍, 5년간 300조 투입… 방위산업에 쏠리는 관심
[피플&포커스] 軍, 5년간 300조 투입… 방위산업에 쏠리는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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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최기일 상지대학교 군사학과 교수가 지난달 21일 천지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관심이 쏠리는 방위산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9.2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최기일 상지대학교 군사학과 교수가 지난달 21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관심이 쏠리는 방위산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9.2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

 

방산산업 태동 50주년… “세계 군사력 6위”

“소총 한 자루 못 만들던 나라서 직접 생산”

방산비리엔 “근절해야지만 억울한 면도 많아”

“방위사업, 무기 획득사업… 공익적·밀행적”

“국내 방위사업에 일조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

학생들에겐 “국가·국민을 헤아리는 마음 가져라”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군 당국이 최근 내년부터 5년간 300조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해 튼튼한 국방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북한의 장사정포 위협 대비 ‘한국형 아이언돔(Iron Dome)’ 구축과 ‘3만톤급 경항공모함’·‘4000톤급 잠수함’ 도입을 구체화했다는 점이다.

아울러 지난달 7일에는 국내 기술로 개발된 한국형전투기(KF-X) 사업의 핵심 장비인 능동전자주사식위상배열(AESA: Active Electronically Scanned Array) 레이다 첫 시제품이 공개됐다. 해외 기술 이전 없이는 국내 개발이 불가능할 것으로 여겨졌던 터라 한국 국방기술의 쾌거라는 평가가 뒤따랐다.

군 당국이 무기체계 개선 등 전략물자 관련 ‘국방중기계획’을 내놓고, 또한 신기술 획득에 대한 소식이 잇따르자 대한민국 무기 관련 방위산업에 쏠리는 관심도 커져가는 분위기다.

특히 올해는 6.25전쟁 70주년이자 우리 방위산업 태동 50주년이 되는 해인만큼 70년대 불모지나 다름없던 상황 속에서 오늘날 눈부신 발전을 이루기가까지 과정을 되돌아보는 것도 의미를 둘만하다.

물론 최근까지도 방위산업이 ‘방산비리’라는 오명을 쓰는 등 모진 풍파를 겪어왔다는 사실은 씁쓸한 뒷맛을 남기게 하는 대목이다.

◆“‘국방중기계획’, 일단 고무적”

“국방부가 발표한 내용의 면면들을 보면, 많이 늦었지만 일단 고무적이다. 미사일 방어체계, 잠수함 건조, 정찰위성에 대한 전력화, 그 외에도 많은 부분이 미래의 우리 국방을 위한 선제적인 차원의 노력들이라고 본다.”

최기일 상지대 군사학과 교수는 지난달21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힌 뒤 “군의 방향은 정해졌는데 관건은 속도”라면서 “전략화 시점을 현재 계획보다 더 빨리 앞당기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우리의 군사력 수준에 대해 물으니, 최 교수는 “세계 군사력 순위 6위의 위상과 저력을 지닌 국가로 괄목할만한 성장을 했다”면서 “우리 국민은 자부심을 가졌으면 좋겠고, 방산업계 종사자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냈으면 한다”고 답했다.

최 교수에 따르면 우리 방위산업의 역사는 197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중화학공업과 병행해 정부의 강력한 육성정책을 바탕으로 시작해 지금에 이르렀다. 소총 한 자루 만들 수없는 나라였는데, 현재는 소총과 탄약, 전차, 함정, 전투기를 직접 생산하고 조달할 수 있게 됐다. “이같이 할 수 있는 나라는 전 세계 250여개국 가운데 8개국뿐”이라는 답변도 덧붙였다.

다만 최 교수는 “그간 우리 방위산업은 후발 주자임에도 하드웨어 측면에는 상당 부분 올라섰지만, 소프트웨어적인 부분에서는 미국 등 방산 선진국들에 비해 아직까지 발전이 더딘 것은 사실”이라면서 “AESA 레이더 같은 장비를 내놓긴 했지만 여전히 많이 미약하다. 앞으로 이론적·학문적으로 극복해 나가야 할 영역”이라고 강조했다.

유독 ‘방위산업’하면 ‘방산비리’가 떠오른다고 하니 최 교수는 “비리 문제는 반드시 근절해야할 것”이라면서도 “방산업계의 특성상 고질적인 비리가 없지 않아 있지만, 억울한 면도 많다”고 전했다.

일례로 일부 개인의 일탈에 따른 ‘개인비리’를 방산비리로 몰아갈 때, 정부 책임의 영역에서도 방산업계가 고스란히 떠안게 될 때, 관련자들의 전문성 부족에서 기인한 경우로 방위산업 진행 과정에서의 시행착오조차 비리로 혼동할 때 등을 최 교수는 꼽았다.

국방부 '21∼25년 국방중기계획' 수립…요격능력 대폭 확충국방부가 2021∼2025년 국방중기계획을 수립했다고 10일 밝혔다.군 당국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을 방어하고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시기에 대비하기 위해 감시·정찰 능력을 키운다. 또 북한의 수도권 공격 핵심 전력인 장사정포를 막을 '한국형 아이언돔' 구축을 위한 개발에도 착수하는 등 요격 능력 강화에도 방점을 뒀다.[국방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출처: 연합뉴스)
국방부 '21∼25년 국방중기계획' 수립…요격능력 대폭 확충국방부가 2021∼2025년 국방중기계획을 수립했다고 10일 밝혔다.군 당국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을 방어하고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시기에 대비하기 위해 감시·정찰 능력을 키운다. 또 북한의 수도권 공격 핵심 전력인 장사정포를 막을 '한국형 아이언돔' 구축을 위한 개발에도 착수하는 등 요격 능력 강화에도 방점을 뒀다. [국방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출처: 연합뉴스)

◆방사청 거쳐 국내 최고 전문가로 성장

“방위사업은 국방획득(Defense Acquisition)을 말한다. 국방획득은 군이 수요로 하는 다양한 무기 체계를 획득 조달하는 것이나 방법 절차들이다. 나아가 그러한 무기 체계를 생산·제조하는 산업군을 방위산업이라고 한다.”

최 교수는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방위사업학 박사(Ph. D. of Defense Acquisition)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는 운명이 된 ‘방위사업 전문가’라는 타이틀 덕분에 ‘최기일’이라는 그의 이름도 주목을 받았다. 그는 숭실대학교를 졸업한 뒤 학사장교로 임관해 근무하던 중 건국대학교에서 방위사업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국방대학교 교수를 거쳐 상지대학교에서 재직 중이다.

‘방위사업학’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에 대해 물으니, 최 교수는 “일반 대학에서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학사장교로 군 생활을 시작했는데, 집안 형편이 어려웠던 것이 이유였다”면서 “지난 2010년 군 복무 중 방위사업청의 획득전문인력 선발공고를 보고 지원했고, 이 과정에서 관심을 갖게 됐다. 그것이 운명의 선택이었다”고 회상했다.

이후 그는 군 무기를 획득·조달하는 과정에 주목했고 중요한 방법적인 수단이 계약과 원가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집중하게 됐다고 한다. 대학 시절 전공분야와 일치했고, 전공을 살리려 했던 것이 방위사업 전문가의 길을 가게 된 계기였다는 설명이다.

‘방위사업 분야의 독보적인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는데…’라는 질문에 최 교수는 손사래를 쳤다.

그는 “전문가 반열에 오르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중이지만,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방위산업 전문가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방위사업이라고 하는 것이 무기체계를 획득·조달하는 과정인데, 워낙 고도화돼 있고 전문성을 요하다 보니 그 전반을 아우르는 전문가가 없다”고 지적했다. 전문가 육성이 시급함을 엿볼 수 있는데 우리 군과 학계, 방산업계가 새겨들어야 할 부분으로 보인다.

“방위사업은 무기체계라는 관점에서 볼 때 영리 보다는 공익적 측면이 강하고, 기술 수준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또 적을 타격하기 위해선 고도화된 최첨단 기술 습득과 확보가 관건이라는 점에서 방위사업 관련 기술은 상당히 빠르게 진척된다는 특성을 갖고 있다. 각국의 수준을 알 순 없지만, 전장에선 2등 기술이 필요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그런 만큼 정부는 특히 전투기 등 기술적 격차가 큰 분야에 대한 투자와 연구개발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

방위사업청, AESA 레이다 시제품 출고식 행사 개최방위사업청이 7일 한화시스템 용인종합연구소에서 한국형전투기(KF-X)에 탑재할 핵심장비인 'AESA 레이다 시제품 출고식 행사'를 개최했다.AESA 레이다는 2016년부터 국방과학연구소 주관으로 개발 중인 전투기용 레이다로 KF-X에 탑재되는 핵심장비이다.[방위사업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출처: 연합뉴스)
방위사업청, AESA 레이다 시제품 출고식 행사 개최방위사업청이 7일 한화시스템 용인종합연구소에서 한국형전투기(KF-X)에 탑재할 핵심장비인 'AESA 레이다 시제품 출고식 행사'를 개최했다.AESA 레이다는 2016년부터 국방과학연구소 주관으로 개발 중인 전투기용 레이다로 KF-X에 탑재되는 핵심장비이다.[방위사업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출처: 연합뉴스)

◆“방위산업 전망 밝아… 도전할 수 있는 분야”

최 교수는 방위산업에 대한 중요성도 강조했다. 방위산업은 경제적 파급효과가 큰데다 일자리 창출 등 새로운 동력군으로 전 산업에 지대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전 세계 시장의 48%를 점유하는 등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K-9 자주포와 국산화에 성공한 초음속 전투기 FA-50 전투기 한 대를 수출할 경우 국산 중형차 1000대를 수출하는 효과에 버금간다고 한다. 그는 “방위산업이 향후 우리나라의 먹거리 산업이 될 수 있도록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해야 할 때”라는 말도 덧붙였다.

그는 이어 방위산업의 전망은 매우 밝다며 “과감히 도전할 수 있는 분야”라고 밝혔는데, “방위산업 자체가 최첨단 기술을 수요로 하고 꾸준히 신기술을 갈구한다”면서 “이제는 선도형(Fast Mover)으로, 다시 말해 후발주자였던 추격형(Fast Follower)에서 패스트 무버로 돌아섰기 때문에 향후에는 우리나라를 선도할 신성장 동력의 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한길을 걷다보니 최 교수는 정치권의 러브콜(구애)도 받았다. 지난 4.15 총선 때 그가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 11호로 영입되면서다. 당시 방위산업 전문가를 영입한 최초의 사례였다는 점에서 이목이 더욱 쏠렸다.

그는 개인 사정과 당내 복잡한 역학관계로 불출마라는 쉽지 않은 선택을 했지만, 짧은 기간 강렬하고 인상적인 경험을 했다고 전했는데, “실제 정치 현장에서 방산업계 목소리를 담아내고, 그 중요성을 알린다는 게 녹녹치만은 않았다”고 털어놨다.

또 ‘정치 참여는 국민의 의무’라는 평소의 소신대로 “폴리페서(Polifessor)를 선언했다”고도 했다. 그는 “정치하는 교수가 잘못됐다고 보진 않는다”면서 “개인의 영달과 일신을 위해서가 아닌 우리 사회에 봉사하는 등 일익을 담당하는 정치를 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각종 정부 현안에 의견을 제시하는 것 또한 학자가 해야 할일이 아니겠느냐”고 되물었다.

어찌됐든 국방 분야에 대한 그의 애정과 포부는 남달랐다. 그는 “국내 방위산업에 일조할 수 있도록 연구와 교육에 매진하겠다”면서 “단순히 지식전달자에 그치는 것이 아닌 영감을 줄 수 있는 교육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학생들을 향한 당부도 잊지 않았는데, “국방의 영역은 성역이다. 방위사업에 뜻을 갖고 있다면 애국심을 갖고 국방과 안보의 중요성을 냉철하게 인식하는 그런 마음가짐이 필요하다”면서 “무엇보다도 국가와 국민을 위한다는 자세를 갖고 헤아릴 줄 알아야한다”고 조언했다.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최기일 상지대학교 군사학과 교수가 지난달 21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관심이 쏠리는 방위산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최기일 상지대학교 군사학과 교수가 지난달 21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관심이 쏠리는 방위산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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