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주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섰다. 스페인에서 지난 일주일간 코로나19 신규 감염자가 약 5만 3000명에 달해 독일의 약 10배가 넘는 확산세로 유럽 내 재확산 진앙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출처: 뉴시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주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섰다. 스페인에서 지난 일주일간 코로나19 신규 감염자가 약 5만 3000명에 달해 독일의 약 10배가 넘는 확산세로 유럽 내 재확산 진앙이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이솜 기자] 유럽에서 경제 정상화 이후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이 나타나는 가운데 특히 스페인에서 확진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스페인의 확산이 대륙 전체에 새로운 확진자 급증을 예고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 한 주 동안 스페인의 신규 확진자 수는 5만 3천명에 달했다. 인구 10만명당 114명이 감염된 꼴이다. 최근 프랑스와 함께 독일, 그리스, 이탈리아, 벨기에에서도 확진 사례가 증가하고 있지만 스페인의 확산세 만큼은 아니었다. 현재 스페인의 코로나19 확산세는 미국보다 빠르며 프랑스의 2배, 이탈리아와 영국의 8배, 독일보다 10배 빠르다.

이에 유럽의 1차 파동 당시 이탈리아가 가장 큰 피해를 입었지만 2차 확산 때는 스페인이 진앙이 되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스페인은 이미 유럽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국가 중 하나다. 현재 약 44만명의 누적 확진자와 2만 9천명 이상의 총 사망자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봉쇄 이후 스페인은 그 어떤 나라보다 빠른 재개방 조치를 내렸다. NYT는 “대부분의 유럽 이웃 국가들보다 훨씬 빠른 야간 생활과 모임의 복귀가 이 전염병의 부활에 기여했다”고 지적했다.

바르셀로나 글로벌헬스 연구소의 안토니 트릴라 교수는 “아마도 스페인이 탄광 속 카나리아(재앙이나 위험을 예고하는 조기 경보)일지 모른다”며 “많은 나라들이 우리를 따라올 수 있지만 부디 우리가 직면한 것과 같은 숫자와 속도로 오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역학학자들은 스페인에서 2차 파동이 이렇게 빨리 온 이유에 대해서 정확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다만 빠른 재개방으로 인한 대규모 가족 모임의 증가, 관광 산업 복귀, 봉쇄가 끝날 무렵 지역 내 자율 방역 방침, 이주민들을 위한 적절한 주거와 건강관리의 부족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유추하고 있다.

스페인 내 코로나19 관련 음모론을 제시하며 정부의 방역 지침을 어기는 사람들도 많아지는 추세다.

지난 16일에는 마드리드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 코로나 확산 사태로 인한 통제 조치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려 수백명이 참가했다. NYT는 어떤 십대들은 자신이 이미 면역자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전염병 규제가 과잉반응이라는 시민들도 있다고 소개했다. 이날 한 가게의 조수인 빅토르 베르무데스(23)는 NYT에 “나는 코로나19가 진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모두 빈민을 죽이고 부자들을 부양하기 위한 계획”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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