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야그라즈=AP/뉴시스] 지난달 7일(현지시간) 인도 프라야그라즈에 있는 한 코로나19 검사소에서 주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프라야그라즈=AP/뉴시스] 지난달 7일(현지시간) 인도 프라야그라즈에 있는 한 코로나19 검사소에서 주민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일주일 내 브라질 추월할듯

“환자·사망자 실제 더 많아”

경제 침체에 시장은 더 개방

[천지일보=이솜 기자] 인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세계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빠른 속도로 세계 최악의 전염병 진앙지가 되고 있다.

13억명의 인구가 살고 있는 인도에서는 5일 연속 7만 5천명 이상의 일일 감염자 수를 보고했는데, 이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사례다.

인도의 감염률은 최근 몇 주 동안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누적 확진자 100만명을 기록하는데 거의 6개월, 200만명을 기록하는데 3주, 300만명까지는 16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현재 누적 확진자 수는 360만명을 넘었다.

이런 추세라면 인도는 1주일 내 누적 확진자 수 세계 2위인 브라질(391만여명)을 추월하고, 약 두 달 후에는 1위 미국(620만여명)을 넘어서 세계 최악의 코로나19 발병 국가가 될 것이라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CNN 등이 전했다.

또한 미국이나 브라질과 달리 지난 1월 30일 첫 코로나19 사례가 보고된 지 7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인도의 확진자 증가 추이는 완화된 적이 없이 계속 증가세만 보이고 있다.

나만 샤 국립역학연구소 부교수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고 공중보건 시스템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국가로서 인도의 발병이 세계 최대가 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샤 부교수는 “인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놀랄만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도 보건당국은 확진자 급증 원인 중 하나로 검사량 증가를 꼽는다. 지난달 29일 기준 인도에서는 4140만명 이상을 대상으로 검사를 실시해 8월 초 대비 검사량을 2배로 늘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여전히 사례가 과소 보고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지난달 뉴델리 주민 2만 1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항체검사 결과 주민 4명 중 1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필리핀에서 페루까지, 코로나19는 가난한 나라들에게는 고유한 문제를 안겨준다. 수백만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는 빈민가는 바이러스가 퍼지기 위한 이상적인 조건을 갖춘 가운데 경제적 열악성은 바이러스를 억제하기 위해 봉쇄나 격리 생활을 할 수 없게 만든다는 설명이다. 이 중에서도 실업과 기아, 걸어서 도시를 떠나는 노동자들의 대규모 이주 등으로 인해 3월 실시된 국가 폐쇄 조치가 두 달 만에 해제된 인도보다 개발도상국의 곤경이 두드러진 곳은 없다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인도 정부는 1일부터 지하철 운행 재개, 모임 허용 등 코로나19 봉쇄 완화 4단계 지침을 시행하며 재개장 국면에 본격 돌입했다.

◆시골로 확산… 이제 시작 단계

정점이 보이지 않는 인도의 코로나19 확산세는 아직 시작 단계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코로나19가 인도 대도시를 넘어 의료체계가 열악한 시골 지역으로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라마난 락스미나라얀 인도 질병역학경제정책센터 소장은 “코로나19는 이제 의료 인프라가 그나마 나은 뉴델리 뭄바이 등 대도시에서 시골로 옮겨가고 있다”면서 “이 모든 요소는 더 많은 죽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그들은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기 때문에 공식 집계에는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바이러스 확산을 통제하고 있다는 증거로 인도의 공식 사망률(1.79%)이 세계 최하위권임을 강조해왔다. 인도의 누적 사망자 수는 6만 5435명이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사망자는 상당히 과소보고 되고 있다”며 누적 확진자의 65%가 35세 미만으로, 불균형하게 젊은 인구로 인해 왜곡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꼬집었다. 매사추세츠주 국립경제연구소 연구진이 인도의 사망률을 연령 조정으로 분석한 결과에서도 인도의 사망률이 세계 평균과 비슷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인도 당국의 완치 기준도 허술해 문제가 되고 있다. 앞서 인도 당국은 270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바이러스를 회복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시간을 두고 검사를 하며 치료가 됐는지 최소 2~3번 확인하는 다른 나라와는 달리, 인도에서는 증상을 기준으로 치료 여부를 파악해 정확성이 떨어지고 무증상자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인도에서 경미한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은 증상이 나타난 지 열흘이 지나면 더 이상 확진자가 아닌 것으로 간주된다. 그들이 더 이상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한 테스트는 필요하지 않다. 중증환자는 바이러스 검사 1회 후에 퇴원할 수 있다.

한편 인도의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대비 23.9% 감소했다. 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1996년 통계 작성 이래 최악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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