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 수사를 두고 법무부와 대검찰청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 지휘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3일 전국 검사장 회의가 열렸고, 윤석열 검찰총장은 회의 결과를 오는 6일까지 보고 받고 최종 입장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검찰기가 펄럭이고 있는 모습. ⓒ천지일보 2020.7.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검찰기가 펄럭이고 있는 모습. ⓒ천지일보 2020.7.5

최근 인사서 대구고검 발령

서울고검 감찰부, 모두 전보

[천지일보=홍수영 기자] 압수수색 과정에서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과 몸싸움을 벌인 정진웅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을 감찰하던 정진기 서울고검 감찰부장이 사표를 냈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진기 부장은 법무부 중간간부 및 평검사 인사가 단행된 이후 사의를 표명했다.

정진기 부장은 지난달 29일 정진웅 부장에 대한 감찰을 요청받은 뒤 감찰에 착수했지만, 정진웅 부장은 감찰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검찰 인사로 정진웅 부장은 광주지검 차장으로 승진 발령 났고, 정진기 부장은 대구고검 검사로 전보됐다.

정진기 부장은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이날 오전 “일신상의 사유로 검사직을 내려놓고자 한다”고 적었다.

정진기 부장은 “검찰이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는데 홀로 벗어나는 거 같아 마음이 무겁고 죄송하다”며 “그러나 지금까지 국민들이 부여한 책무를 묵묵히 수행해 왔고, 앞으로도 어려운 난관을 잘 헤치고 그 책무를 다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전에 ‘모든 현상의 실상을 정확히 보아야 바른 견해가 나온다’는 구절이 있다. 그렇지 않으면 올바른 판단이 이뤄질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여러 부작용과 더불어 국민에게 피해를 안겨준다”며 “어떠한 사안이라도 치밀한 증거 수집을 통해 실체적 진실을 규명한 후 올바른 법리를 적용해 사안에 맞는 결론을 내려야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을 것이고, 피해를 입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공자께서는 ‘시제기이불원(施諸己而不願) 역물시어인(亦勿施於人)’이라 하셨다. 다른 사람을 나와 같이 여기면서 내가 당해서 싫은 일을 다른 사람에게도 하지 말라는 뜻”이라며 “다른 사람을 나와 같이 여기는 마음으로 사건 관계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면서 공정하게 사건을 처리해 나간다면 언젠가는 신뢰받는 검찰상이 구현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정진기 부장은 전남 담양 출신으로, 전남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한 뒤 1995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1998년 서울지검 북부지청(현 서울북부지검)에서 검사 일을 시작했다.

현재까지 검찰 인사 이후로 10여명의 중간간부가 사표를 던졌다. 김우석 정읍지청장과 정순신 법무연수원 용인부원장, 박길배 안산지청 차장 등이 검찰직을 내려놓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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