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11주년기획] 고용안전망 사각지대… 생존기로에 놓인 노동자들
[창간11주년기획] 고용안전망 사각지대… 생존기로에 놓인 노동자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코로나 재앙’ 속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대거 실직하며 우리나라의 고용안전망 사각지대가 드러나기도 했고, 소수 집단에 대한 인권침해·차별 문제가 일어나 ‘차별금지법’에 대한 찬성 목소리가 높아지기도 했다. 반면 ‘숨은 영웅’인 의료진들의 헌신과 희생이 부각되기도 했고, 교육계에선 온라인 수업 등을 통한 ‘미래 교육’을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본지는 창간 11주년을 맞아 코로나 사태 속에 나타난 우리사회의 모습을 짚어봤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민주노총, 아시아나 케이오지부 등 158개 시민사회단체가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코로나19 비정규직 우선해고 중단하라! 아시아나항공 하청노동자 코로나 정리해고 한 달, 문대통령 하나의 일자리도 지킨다면서요?’ 기자회견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 ⓒ천지일보 2020.6.2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민주노총, 아시아나 케이오지부 등 158개 시민사회단체가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코로나19 비정규직 우선해고 중단하라! 아시아나항공 하청노동자 코로나 정리해고 한 달, 문대통령 하나의 일자리도 지킨다면서요?’ 기자회견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 ⓒ천지일보 2020.6.2

정부 고용유지지원금·대부사업 등 정책시행에도 속수무책

비정규직, 비자발적 해고·권고사직·자발적 퇴사 비율 높아

정부 ‘전국민고용보험’ 추진제도, ‘전속성’ 적용에 논란多

[천지일보=최빛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고용한파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거리로 내몰리는 등 우리나라의 고용안전망 사각지대가 여실히 드러났다.

정부는 코로나19 사태로 경제가 악화되자 경영사정이 어려운 기업이 고용조정 대신 휴업, 휴직하는 경우 비용을 지원하는 ‘고용유지지원금’이나 ‘휴업·휴직수당’ 대부사업 등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다만 고용한파를 막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팬데믹을 선언할 만큼 중국과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지면서, 해외로 가는 하늘길이 막혔다. 이로 인해 여행업, 관광업 등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막대한 손실은 기업들로 그치지 않고, 그대로 비정규직노동자들에게 ‘해고통보’로 돌아왔다. 아시아나항공 조업사인 아시아나케이오의 하청노동자가 대표적인 사례다.

아시아나케이오는 아시아나항공기의 청소 업무를 독점으로 맡아 온 회사다. 해당 회사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코로나19로 항공편이 감축되기 시작한 지난 2월부터 연차와 무급휴직을 돌아가면서 사용했다.

이후 회사는 희망퇴직과 무기한 무급이라는 선택권을 두고 정리해고 대상이라는 선을 그었다. 500여명의 직원 중 120명은 희망퇴직, 360명은 무기한 무급휴직을 받아들였다. 둘 중 어느 것도 선택하지 않은 노동자 6명은 지난 5월 11일 정리해고 됐다.

해고노동자 6명 중 5명은 인천지방노동위원회(인천지노위), 1명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서울지노위)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냈다. 이후 인천지노위와 서울지노위는 지난 7월 13일과 16일 각각 이들에 대한 구제신청을 인정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민주노총, 아시아나 케이오지부 등 158개 시민사회단체가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코로나19 비정규직 우선해고 중단하라! 아시아나항공 하청노동자 코로나 정리해고 한 달, 문대통령 하나의 일자리도 지킨다면서요?’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20.6.2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민주노총, 아시아나 케이오지부 등 158개 시민사회단체가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코로나19 비정규직 우선해고 중단하라! 아시아나항공 하청노동자 코로나 정리해고 한 달, 문대통령 하나의 일자리도 지킨다면서요?’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20.6.2

그러나 여전히 해고노동자들은 ‘복직이행 강제금 부과’ 등의 요구를 걸고 농성천막을 금호아시아나 본사 앞에서 서울고용노동청으로 옮겨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경영사정이 어려움에도 고용을 유지하는 ‘착한사업장’이 아니다. 해당 사례와 같이 정부의 고용유지제도 조차 거부한 채 해고를 단행한 회사와 지원금을 부정 수급하는 ‘양심불량’ 사업장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최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수가 급증하는 등 2차 대유행 조짐을 보이면서 더 큰 경제위기에 직면해 노동시장 충격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고용노동부(고용부)는 지난달 20일 당초 이달 15일 종료 예정이던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기간을 내년 3월까지로 연장했다. 또한 지원기간도 180일에서 60일을 연장한 240일로 늘렸다.

그러나 지속된 코로나19 여파로 경영난이 악화될 경우 수당을 지급할 여력이 안 돼 노동자들을 감축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 높다. 이를 막기 위해선 추가경정예산(추경)을 늘려 국고를 푸는 응급처방보다는 대규모 실업 등 실업 대란(大亂)에 대한 정부의 치밀한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코로나19 충격은 비정규직뿐 아니라 특수고용직종사자(특고), 프리랜서, 자영업자 등에게도 심각한 현실로 다가왔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여론조사전문기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만19~55세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6월 5일부터 10일까지 진행한(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 ‘코로나19와 직장생활 변화 설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6개월간 본인의 의지와 무관하게 실직을 경험한 근로자는 12.9%다.

이 가운데 정규직이 4%, 비정규직 26.3%로 양자의 격차가 6.57배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민주노총 주최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위험의 외주화 금지, 코로나19 해고금지 총고용 보장 촉구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천지일보 2020.4.22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민주노총 주최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위험의 외주화 금지, 코로나19 해고금지 총고용 보장 촉구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천지일보 2020.4.22

실직 사유로는 비자발적 해고가 28.7%, 권고사직 27.9%, 자발적 퇴사 18.6% 등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6개월 간 실직을 경험한 근로자 가운데 76%는 실업급여를 받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중 50%는 고용보험 미가입자로, 고용안전망의 사각지대가 여실히 드러난 셈이다.

코로나19 여파가 지속되자 정부는 ‘한국판 뉴딜’ 정책을 통해 2025년까지 ‘전 국민 고용보험가입 제도’를 도입해 고용·사회 안전망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를 밝혔다.

앞서 지난 6월 8일 고용부는 특고의 고용보험 적용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고용보험법’ 및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 징수 등에 관한 법률(보험료징수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입법예고했다.

특고 고용보험 적용 관련 주요내용은 먼저 다른 사람의 사업을 위해 자신이 노무를 제공하고 사업주 등으로부터 대가를 얻는 계약을 체결한 특고(노무제공자)를 고용보험에 당연 적용하되, 구체적인 적용대상 특고직종 등에 대해서는 대통령령에서 정하도록 했다.

그러나 정부가 전속성(하나의 사업장에 종속된 정도)이 높은 일부 특고 직종에 고용보험을 우선 적용한다는 방침을 내놓으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또한 노무제공계약 체결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는 조건까지 붙어 특수형태의 일자리가 늘어나는 상황에서는 사실상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산업재해보상보험(산재보험) 특례적용과 같은 방식으로 전속성이 높은 일자리만 가입시킨다면, 현재 어려움을 겪는 노동자들에겐 ‘그림의 떡’으로 전략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효성 있는 고용보험제도 도입을 위해선 현장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할 필요성이 있다는 반응이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민주노총 주최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위험의 외주화 금지, 코로나19 해고금지 총고용 보장 촉구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천지일보 2020.4.22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민주노총 주최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위험의 외주화 금지, 코로나19 해고금지 총고용 보장 촉구 기자회견’이 진행되고 있다. ⓒ천지일보 2020.4.22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