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예배만 예배냐” “이기적 집단”… 한교총 대표 발언에 성난 여론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공동대표회장 김태영 목사가 문재인 대통령과의 간담회에서 한 발언을 향한 여론의 비난이 거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중임에도 불구하고 정부 방역엔 협조할수 있지만, 예배를 포기할 수 없다는 취지의 김 목사의 발언을 두고 교회가 이기적이라는 질타다. 사랑제일교회 등 일부 교회가 코로나19 재확산세의 불을 당긴 데 따른 성난 여론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교회 지도자 16명을 초청해 청와대 본관에서 간담회를 가졌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교회가 비대면 예배 지침을 받아들일 것을 다소 강경한 어조로 촉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담회 현장에서는 예배를 포기할 수 없단 목소리가 나왔다.

김 목사는 “정부의 방역에 적극 협조하겠지만, 교회 본질인 예배를 지키는 일도 포기할 수 없다”면서 “종교의 자유는 목숨과 바꿀 수 없는 가치”라고 했다. 그는 “그 종교의 자유를 너무 쉽게 공권력으로 제한할 수 있고 중단을 명령할 수 있다는 뜻으로 들려서 크게 놀랐다”면서 “교회와 사찰, 성당 같은 종교단체를 영업장이나 사업장 취급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 목사의 발언을 두고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비난이 터져 나왔다. 시민들은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모든 것이 금지되는 마당에 굳이 예배를 강행해야 하냐며 불만과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네이버 아이디 tkdy****는 “예배가 목숨보다 중요하냐 누가 신앙생활을 하지 말라 했냐”면서 “온라인으로 모이는 방법도 있지 않느냐. 목사라도 부르기 아깝다“고 말했다. endy****는 ”이 시국에 남들 죽던 말던 돈 벌려는 교회들이나, 천국 가겠다고 남들 죽던 말던 예배드리겠다는 신도들이나 진짜 악마가 있다면 이들 같겠단 생각밖엔 안 든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자신을 60대 기독교인이라 소개한 한 네티즌은 “한국교회 대표한다는 사람이 뭘 모른다. 예배는 삶속에서 드리는 것”이라며 “목사가 교회의 주인 노릇을 하고 있다. 목사들은 먼저 하나님 앞에 회개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종된 자의 위치를 제대로 깨닫고 교회와 신도들을 진정 섬기는 게 뭘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일침 했다.

이 밖에도 네티즌들은 “나라가 있고 국민이 있어야 교회도 있다” “헌금에 눈이 멀었냐” “하나님께 이웃한테 피해를 주라고 하셨나. 그렇게 예배가 소중하면 니들끼리만 갇혀서 예배하고 밖에 돌아다니지 말라” “예배가 목숨과 같다고? 목숨이 아니라 돈이겠지” “주님의 나라로 빨리 가거라” 등의 반응을 보이며 공분했다.

경기도 호원동에 거주중인 주부 홍모(41,여)씨는 “3개월째 제대로 된 외출을 못해봤다”며 “교회가 언제부터 이렇게 이기적인 집단 이었냐”고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일부 교회에서 대면예배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교계 내부에서도 지적이 나오고 있다. 손봉호 고신대 석좌 교수이자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 자문위원장은 기윤실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예배가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꼭 대면예배만 예배란 주장은 성경적 근거도 없고 그런 전통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하나님은 사람의 생명을 천하보다 더 귀하게 여기신다”면서 “대면예배 때문에 한 사람이라도 희생된다면 비록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결과적으로 살인죄를 짓는 잘못이란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