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 18일 유럽에서 전기차 누적 판매 1위를 기록한 ‘르노 조에(Renault ZOE)’를 출시했다. 조에는 100㎾급 최신 R245모터를 장착해 최고출력 136마력, 최대토크 25㎏·m(245Nm)의 성능을 발휘한다. 사진은 르노 조에 주행 모습. (제공: 르노삼성자동차) ⓒ천지일보 2020.8.30
르노삼성자동차는 지난 18일 유럽에서 전기차 누적 판매 1위를 기록한 ‘르노 조에(Renault ZOE)’를 출시했다. 조에는 100㎾급 최신 R245모터를 장착해 최고출력 136마력, 최대토크 25㎏·m(245Nm)의 성능을 발휘한다. 사진은 르노 조에 주행 모습. (제공: 르노삼성자동차) ⓒ천지일보 2020.8.30

1회 충전 시 최대 309㎞ 주행

보조금 받으면 2천만원대 구매

도심 통근용 전기차로 안성맞춤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암팡졌다. 유럽에서 테슬라 ‘모델3’ 보다 더 많이 팔린 전기차 르노 ‘조에’를 타보며 받은 느낌이다. 이번에 국내 출시된 조에는 지난해 부분변경을 거친 3세대 모델로 10여년의 르노 EV 개발 경험에 기반해 향상된 파워와 주행거리, 다양한 편의사양 등을 갖췄다.

르노 조에는 지난 2012년 유럽 시장에 처음 선보인 이후 올해 6월까지 21만 6057대가 판매된 베스트셀링 전기차다. 올 상반기 유럽 시장 판매량은 3만 7540대로, 모델3(3만 2637대)을 제쳤다.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날렵한 듯하면서도 동글동글한 느낌을 주는 르노 조에 외관. ⓒ천지일보 2020.8.30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날렵한듯하면서도 동글동글한 느낌을 주는 르노 조에 외관. ⓒ천지일보 2020.8.30

최근 르노삼성자동차는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디자인프라자(DDP)에서 르노 조에 미디어 시승 행사를 개최했다. 시승 구간은 행사장을 출발해 북악팔각정을 경유해 혜화동을 거쳐 돌아오는 약 20km 구간이었다. 시승 차량은 최상위 트림인 인텐스 트림이었다.

조에는 전장, 전폭, 전고가 각각 4090㎜, 1730㎜, 1560㎜이고, 휠베이스는 2590㎜로 기아자동차의 모닝(3595·1595·1485㎜)보다 조금 더 큰 소형 해치백이다.

전체적인 외관 디자인은 날렵한듯하면서도 동글동글한 느낌이었다. 후드의 윤곽선이 전면 중앙에 위치한 르노의 로장주 엠블럼까지 부드럽게 연결되면서 C-shape 형상의 주간 주행등과 어우러졌다. 전면 범퍼에는 공기역학적 성능을 더하기 위한 사이드 벤트도 장착됐다. 로장주 엠블럼은 뚜껑처럼 열리며 속에는 충전구가 있다. 리어 램프는 마름모 형태지만 각진 부분을 모두 동그랗게 처리해 부드러운 느낌이 강하다.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깔끔하게 구성된 르노 조에 실내 디자인. ⓒ천지일보 2020.8.30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깔끔하게 구성된 르노 조에 실내 디자인. ⓒ천지일보 2020.8.30

실내 공간은 예상보다 넓었다. 헤드룸을 비롯해 운전석 공간은 여유로웠다. 다만 시트 각도 조절이 불편했고 2열은 성인 180㎝ 이상의 남성이 앉기에는 비좁았다.

디자인은 신형 캡처나 XM3와 비슷하다. 10.25인치 TFT 클러스터와 9.3인치 세로형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는 단순하면서 미래 지향적인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중앙 디스플레이 하단에는 공조 장치가 다이얼 방식으로 장착돼 사용하기 편리했다.

조에는 차량 아래쪽에 54.5㎾h 용량의 Z.E.배터리를 탑재했다. 완충 시 주행 가능 거리는 309㎞다. 유럽 기준인 WLTP로는 395㎞에 달한다. 50㎾급 DC 급속충전기를 이용하면 30분 충전으로 약 150㎞ 달릴 수 있다. 이는 경쟁 모델인 푸조 e-208(244㎞)보다 더 먼 거리를 주행할 수 있다.

르노 전기차 전용 플랫폼. 르노 조에에는 100㎾급 최신 R245모터와 54.5㎾h 용량의 Z.E. 배터리가 탑재됐다. 배터리는 8년 또는 16만㎞ 용량의 70%를 보증한다. (제공: 르노 조에 홈페이지 캡처) ⓒ천지일보 2020.8.30
르노 전기차 전용 플랫폼. 르노 조에에는 100㎾급 최신 R245모터와 54.5㎾h 용량의 Z.E. 배터리가 탑재됐다. 배터리는 8년 또는 16만㎞ 용량의 70%를 보증한다. (제공: 르노 조에 홈페이지 캡처) ⓒ천지일보 2020.8.30

가속 페달을 밟자 거침없이 속도를 끌어올렸다. 조에는 100㎾급 R245모터를 장착해 최고출력 136마력, 최대토크 25kg·m(245Nm)의 힘을 발휘한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50㎞까지 3.6초가 걸린다.

중간 지점인 팔각정까지는 오르막과 구불구불한 길이 계속 이어졌지만 조에는 날렵하고 안정적인 주행감을 선보였다. 과속 방지턱도 부드럽게 넘어섰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적용해 무게중심을 낮춘 덕분이다. 오르막길에서도 힘은 전혀 달리지 않았다.

팔각정에서 DDP로 돌아오는 내리막길에서는 일반 주행(D) 모드가 아닌 ‘B-모드’로 전환해 회생제동 시스템을 체험해봤다. B모드는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는 순간 엔진브레이크와 비슷한 감속이 이뤄진다. 이때 운동 에너지를 전기로 전환해 배터리 충전도 된다. 이러한 과정은 클러스터를 통해 실시간 확인할 수 있었다. 팔각정에서 꼬불거린 길을 내려오자 주행 가능 거리는 220㎞에서 235㎞로 도리어 15㎞나 늘어나 있었다. 달리는 동안 소음도 크게 신경 쓰이지 않았다.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10.25인치 TFT 클러스터. 가속페달을 밟으면 파워(Power) 게이지(위)가 녹색으로,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차지(Charge) 게이지가 파란색으로 각각 표시된다. ⓒ천지일보 2020.8.30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10.25인치 TFT 클러스터. 가속페달을 밟으면 파워(Power) 게이지(위)가 녹색으로,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면 차지(Charge) 게이지가 파란색으로 각각 표시된다. ⓒ천지일보 2020.8.30

조에는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차량 관리가 가능하다. 멤버십 차량 관리 앱인 ‘마이 르노’를 이용하면 휴대전화로 배터리 잔량과 주행가능 거리 등을 확인할 수 있고, 충전 예약이나 공조 시스템 원격 제어 등도 지원한다. 또한 SK텔레콤의 T맵을 탑재해 실시간 길 안내도 제공한다. 1시간가량 주행에도 여러 번 교통 정보를 반영해 빠른 길을 안내했다.

이 밖에도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LDW), 오토매틱 하이빔(AHL) 등 주행 안전을 위한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기능이 모든 트림에 적용됐다. 인텐스 트림과 인텐스 에코 트림에는 사각지대 경보 시스템(BSW)과 주차 조향 보조 시스템(EPA)도 추가로 적용됐다.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충전 중인 르노 조에. 전면에 로장주 엠블럼은 뚜껑처럼 열리고 속에는 충전구가 있다. ⓒ천지일보 2020.8.30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충전 중인 르노 조에. 전면에 로장주 엠블럼은 뚜껑처럼 열리고 속에는 충전구가 있다. ⓒ천지일보 2020.8.30

르노 조에는 젠, 인텐스 에코, 인텐스 등 3개 트림으로 출시된다. 가격은 젠 3995만원, 인텐스 에코 4245만원, 인텐스 4395만원이다. 환경부의 국고 보조금 736만원과 지방자치단체별 추가 보조금을 적용하면 서울시에서는 최저 2809만원, 제주도는 최저 2759만원에 구매 가능하다. 도심 주행을 주로 하면서 출퇴근길에 이용할 차량을 원하는 소비자라면 2000만원대 전기차 조에는 만족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르노삼성차는 조에를 출시하며 테슬라 모델3을 누르고 국내 전기차 시장 1위를 차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유럽 시장에서 상품성이 입증된 만큼 합리적인 가격을 바탕으로 전기차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지 기대해본다.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르노 조에. 이 차량은 지난 2012년 유럽 시장에 처음 선보인 이후 올해 6월까지 21만 6057대가 판매된 베스트셀링 전기차다. 올 상반기 유럽 시장 판매량은 3만 7540대로, 모델3(3만 2637대)을 제쳤다. ⓒ천지일보 2020.8.30
[천지일보=김정필 기자] 르노 조에. 이 차량은 지난 2012년 유럽 시장에 처음 선보인 이후 올해 6월까지 21만 6057대가 판매된 베스트셀링 전기차다. 올 상반기 유럽 시장 판매량은 3만 7540대로, 모델3(3만 2637대)을 제쳤다. ⓒ천지일보 202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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