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화제의 인물은 단연 30대 일반 직장인이라고 자신을 밝힌 조은산씨다. 또 화제작으로는 그의 청와대 게시판에 올린 국민 청원 ‘시무 7조’일 것이다.

우선 놀라운 것은 요즘 30대의 젊은 가장의 생각에서 나오는 필력이라고는 도무지 믿기지 않을 정도의 예리한 필봉(筆鋒)이다.

관심이 가는 것은 그의 화려한 문장력을 넘어 그 안에 알알이 박힌 대한민국의 총체적 난맥상은 물론 방도까지 제시하고 있다는 점인데,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필자 역시 꼭 한번 만나보고 싶은 충동이 들 만큼 정치‧사회‧경제‧외교 등 모든 영역을 들여다볼 수 있는 예리한 관찰력과 분별력과 판단력은 물론 지도할 수 있는 능력까지 겸비했다는 데 다시 한 번 놀라게 된다.

괄목할만한 것은 여러 정황상 삶의 불만도 있을 법한데, 어디 하나 자신의 푸념과 불만은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국정 전반에 걸친 실정(失政)에 대해, 강한 어조로 칼을 휘두르고 싶은 충동마저 어휘력으로 자제하며 조절하고 억누르면서도 지적하고 지도하는 듯한 조화력과 전달력은 참으로 대단하다.

필자는 요즘 대한민국의 상황을 보며, 조선시대 사대사화(四大士禍-무오.갑자.기묘.을사)로 인해 조정은 명분논리에 휩싸였고 전국은 탐관오리가 들끓고 백성들은 도탄에 빠져 허덕이는 가운데서도 붕당(朋黨)정치로 결국은 왜(倭)의 침략을 초래한 그때를 떠올리곤 한다.

지금 대한민국 위정자들은 진영의 명분논리에 갇혀 국정은 발목 잡혀 있고, 그 틈을 타서 중앙 내지 지방 관료들은 예기치 못할 앞날을 대비하기 위해 혼자만 살겠다고 탐관오리로 변해가고, 백성들은 질병과 장마와 태풍 등 재난과 재앙으로 하루 일해 하루 살아가던 기회마저 사라져 가고 있으니 이보다 더 참담한 현실이 어디 또 있겠는가.

그래도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와 정부와 여당은 바람과 같은 지지율과 토착 지지 세력만 믿고 백성들의 아우성을 못 들은 체 애써 외면하고 있다.

왜 못 들은 체 할까. 백성들의 아우성을 들어주는 것이 야당과 반대세력에 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집과 명분은 나라를 망하게 하고 백성을 죽이는 첩경임을 왜 모른단 말인가.

감언이설로 백성들에게 감성팔이 장사한 지 어언 4년이 흘러간다. 그 사이 법치주의 대한민국은 자고 나면 하나씩 법이 속절없이 파괴되고 무너져 가고 있는 것이다.

표를 의식한 나머지 감성팔이를 하다 보니 즉흥적 비위맞추기식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대기 바쁜 이 정권이 할 수 있는 게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보게 된다. 그로 인해 나라의 근간인 법은 뿌리째 뽑혀 나가고 있다.

이제 국민들은 이런 상황을 매일 목도하면서 궁금증이 들기 시작한다. 나라가 붕괴 되는 작금의 현실이 문재인 정권의 실정인가 아니면 의도된 계획인가를 말이다.

도대체 문재인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이 맞는가. 왜 어렵게 쌓아 올라온 대한민국을 부흥 발전시키지는 못할망정 모든 분야의 제도와 질서를 파괴시키고 있는가.

예부터 나라가 파탄지경에 이르고 백성들이 도탄에 빠지게 되면 백성들은 어쩔 수 없이 장길산 임꺽정 홍길동(광해군 때 충청도 지역에서 활약한 실존 인물이면서 허균이 자기의 소설 속에 이 홍길동을 등장시켰으며, 교산 허균은 이 홍길동을 통해 부패한 시대를 청산하고 차별 없는 이상 세계 곧 ‘율도국’을 꿈꾸었음)과 같은 의적(義賊)이 나타나 자신들을 구해주기를 기대하고 또 실제 나타나기도 했다.

하지만 그 의적은 언제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만큼 그 시대 부패의 골이 깊고 부패한 권력의 벽이 높았다는 얘기가 아니겠는가. 오늘날도 거대 여당은 물론 정권을 떠받치고 있는 골리앗과 같은 위력을 보면 알만하지 않은가.

오늘날 문명시대의 의적은 다름 아닌 시대를 간파하고 허를 찌르는 예리하고 용맹스런 필봉을 지닌 조은산씨 같은 인물이 그 자리를 대신하는 것이다.

그러나 언제나 그랬듯이 부패한 권력은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의적이 휘두르는 필봉에 맞설 대안책 찾기에 부심할 뿐 진실과 호소엔 눈감아 버릴 것이 불 보듯 훤하다.

그 부심하게 찾은 대안책이 무엇이겠는가. 구름과도 같은 토착지지층으로부터 무자비하게 날아오는 독화살과 같은 댓글들이 아니겠는가. 정권은 또 이를 보고 회심의 미소를 지을 것이고, 토착지지층의 노고에 치하를 보낼 것이다.

권력은 일장춘몽과도 같다는 이치를 왜 외면하려 하는가. 곧 인과응보(因果應報)로 닥칠 앞날을 왜 깨닫지 못하는가.

훗날 남는 것은 지지율이 아니며, 오히려 지지율에 연연해 백성들을 도탄에 빠뜨린 그 실정(失政)만이 선명하게 기록으로 남을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아무튼 ‘시무7조’를 올린 조은산씨, 이 글을 상소문으로 올리기까지는 쉬운 결정은 아니었으리라 짐작해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을 냉철히 직시하고 용기 내어 이 어지러운 세상에 잔잔한 파장을 일으켜 준 데 대해 필자는 상당한 신뢰와 찬사를 보내고 싶다.

이젠 비정상이 정상이 된 나라라는 것쯤은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세상이 돼 버렸다.

그래도 이번만큼은 진영논리로 상소문의 본질을 감추고 왜곡하고 폄훼하고 흐리지 말고, 보통시민의 바람이며 애국 국민의 호소며 충언이며 안타까운 심정이라 여기고 깊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기를 주문해 본다.

한마디 한마디 속에 담긴 메시지는 많은 사람의 귓전에 오래도록 여운으로 남아 맴돌게 될 것임이 틀림없어 보인다.

이 시대에 진정한 의적이었음을 훗날 분명히 기억할 것이다.

정녕 대한민국의 주인은 국민이고 대통령은 머슴일진대, 한 쪽만 바라보고 한쪽 말만 듣고, 또 다른 쪽의 애타는 간청과 호소는 끝까지 외면한 채, 보지도 듣지도 않는 대통령, 나라꼴이 이 지경이 됐는데도 정신을 못 차리는 대통령이 지금 우리 문재인 대통령이다.

ⓒ천지일보 202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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