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개종’이라는 생소한 단어가 우리사회에 이슈화 된 것은 2008년 진용식 목사가 ‘개종을 목적으로 정백향씨를 정신병원에 감금한 사건’으로 법원으로부터 철퇴를 맞으면서부터다. 당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소속으로 이단상담소장을 맡고 있었던 진 목사는 정씨의 종교를 포함해 기성교회에서 소위 ‘이단’으로 규정된 곳에 출석하는 신도들을 대상으로 강제개종을 진행했고, 이후 강제개종 사례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초기 목사들이 직접 나서서 강제개종을 진행했지만 현재는 그 수법이 달라졌다. 먼저 강제개종 목사들은 표적이 되는 신도의 가족에게 먼저 신도가 다니는 교단에 대한 비방으로 공포감과 불안감을 자극한다. 그리고 이들은 사랑하는 자녀나 아내, 부모가 이단에 빠져 극단적인 선택을 할 것이라고 믿게 된다. 이를 막기 위해 납치‧감금‧폭력 등 불법 행위로 점철된 개종 프로그램은 가족을 살리기 위한 ‘지푸라기’가 된다. 이같은 이간질에 21세기 종교의 자유가 인정되는 대한민국에서 강제개종은 아직도 버젓이 일어나고 있다. 본지는 강제개종으로 인해 인권이 침해되고 억압을 받으면서도 하소연 할 곳조차 없는 피해자들의 눈물 섞인 호소를 연재하고자 한다.

 

ⓒ천지일보 2020.8.28
(게티이미지뱅크)

“신천지 신앙생활 알게 된 가족

시집‧친정 동원 강제개종 준비해

남편 직장 관둬 동생은 해고돼

 

24시간 감시 속 2주 동안 감금

빛 샌다며 돗자리로 창도 막아

개종된 척 연기해 겨우 종료돼

 

이어진 목사 측의 황당한 요구

자기 교회 원룸 입주해 살아라

개종돼 감사하니 사례도 해야”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기성교회에서 이단이라고 규정한 곳에서 종교생활을 한다는 이유로 강제적인 개종 프로그램을 당한 이들 중 위기 상황을 모면하려고 개종이 된 척하는 경우가 있다. 대부분 개종 프로그램이 감금된 상황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그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다급한 조치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 벗어난다고 하더라도 또 다른 문제에 봉착한다. 개종 목사 측은 완전히 개종되기 위해서라며 자신이 시무하는 교회를 다녀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후엔 개종이 되게 해줘서 고마우니 사례를 하라는 압박까지 관계자들로부터 받는다는 설명이다. 박미선(광주광역시 북구)씨도 이러한 일을 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친정 식구들의 감시 속에 감금된 기간 방 하나에서 요강 하나를 놓고 식구들이 돌려가며 써야 했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도 털어놓았다. 다음은 박씨의 호소문이다.

저는 신앙의 자유가 보장되는 대한민국에서 강제개종 프로그램으로 인해 납치‧감금‧폭행을 당했습니다. 

이로 인해 가정이 깨어질 위기를 겪었습니다. 개종 프로그램의 피해 사실을 알려, 저와 같은 피해자들이 다시는 생겨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제 사연을 올립니다.

저는 신앙을 하는 과정 중 성경 말씀을 제대로 알고자 하는 마음이 컸지만, 섬기는 교회에서 성경에 대해 궁금한 것을 물어보면 어느 누구 하나 시원스럽게 대답을 못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된다는 말만 되풀이하였습니다.

그렇게 지내던 중 이웃집 언니를 통해 그동안 제가 궁금했던 성경의 질문에 대한 답을 시원하게 듣게 되자, 저는 기쁜 마음으로 말씀 공부를 하였습니다.

육하원칙에 입각한 하나님의 말씀을 예언과 실상으로 배우게 돼 저는 하루하루가 너무나 기쁘고 행복했습니다. 그러나 그 기쁨도 잠시, 진리를 알고 행복감과 기쁨으로 보내는 중 가족들에게 제가 신천지 말씀을 배웠다는 사실이 알려지게 됐습니다.

저는 신앙을 하면서도 평소와 변함없이 직장과 가정생활에 충실하며 열심히 살았습니다.

그러나 2007년 11월 27일 평소 전화를 잘 안 하시던 시아버지께서 전화를 하셔서 김장을 하니 시댁으로 오라고 하셨습니다. 같이 내려간 동서는 날씨가 추우니 방에서 김치를 버무리자며 비어 있던 방으로 저를 데리고 들어갔습니다. 몇분 정도 지난 후 시댁으로 친정 부모님과 동생 부부가 찾아왔고, 직장에서 일하고 있어야 할 남편이 대여섯명의 낯선 사람들과 함께 집안으로 들어오는 것이었습니다.

그때부터 제 의사는 무시된 채 저는 가족들과 개종목사와 함께 감금됐습니다.

저는 3일 동안 그들과 말도 하지 않고 그런 감금된 상황이 너무 무섭고 힘들어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개종목사는 제가 협조하지 않자 신천지에 대한 인신공격과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온갖 여러 가지 비방의 말을 하였습니다. 또한 가족들에게 반드시 저를 신천지에서 빼내야 한다며, 개종목사 자신의 말이 타당하다고 가족들에게 주입시켰습니다.

저를 개종시키려는 자들과 가족들은 저를 완전히 미친 사람 취급을 하며 감금한 채 단 한 발자국도 문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했습니다.

심지어 혹여 도망갈까봐 화장실도 못가게 하려고 방 안으로 요강을 넣어주며 그곳에서 볼일을 보라고 했습니다. 제가 감금된 방 창문은 밖에서 빛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돗자리를 이용해 막아두었습니다. 개종 목사가 ‘빛이 밖으로 새어 나가면 신천지 사람들이 방안의 빛을 보고 쫓아올 수 있으니 빛을 완전히 차단해야 한다’고 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저녁이 되어 개종 목사가 돌아가면 친정 부모님과 올케가 저를 지키며 방 안에 함께 있었고, 밖에서는 시어머니가 열쇠로 문을 잠그고 도망치지 못하게 감시를 하고 철저히 감금했습니다.

시어머니가 아침에 열쇠로 방문을 열어주셔야 친정 부모님과 올케도 밖으로 나갈 수가 있었고, 방에 있던 친정 식구들은 모두 서로의 눈치를 보며 요강 하나를 번갈아 사용해야 했습니다.

저를 개종시키기 위해 남편은 다니던 직장을 그만뒀고, 남동생도 개종 프로그램 기간이 길어짐으로 인해 다니던 직장을 더 이상 다닐 수 없게 됐습니다.

개종 목사가 직장보다 우선하여 부인을 살려야 하니 직장을 그만두고서라도 개종 프로그램을 시키고 그 자리에 반드시 가족이 있어야 한다고 말을 했다고 합니다.

제가 3일 동안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자 남편은 타협을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8시간 정도 프로그램을 받아보고 그래도 신천지 말씀이 맞다면, 신천지 신앙을 하도록 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남편은 반응이 없는 제 마음을 움직여서 이 상황을 빨리 해결하고 싶어 했습니다.

그러나 8시간 프로그램을 받고도 변화가 없으니 개종 목사가 마음이 상해 저를 끝까지 개종시키겠다고 했습니다. 이렇게 서로 실랑이를 하며 시간이 흘러가면서 남편은 많이 지쳐갔습니다. 남편은 당시 초등학교 1학년과 6학년에 다니는 아이들을 등하교시켜서 동서네로 데려다주고 자신은 다시 장성으로 오가며, 개종 목사 식사까지 챙겨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개종 목사의 프로그램을 들으며 목사가 아무리 어처구니없는 말을 해도 고개를 끄덕이며 개종된 척 협조했습니다. 제가 개종됐다고 믿은 가족들은 2주 만에 감금했던 방에서 나오게 해줬습니다. 저는 이제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생각했는데, 개종 목사는 제가 광주로 돌아가면 신천지 사람이 찾아와서 괴롭힐 것이니 A교회에 속한 원룸으로 데리고 가서 기거해야 하고, 1년 동안은 계속 A교회를 다녀야 한다고 했습니다.

남편은 원룸으로 들어가는 것은 동의하지 않았고, 그냥 장성에서 A교회까지 다니겠다고 했습니다.

그 이후 수요일과 주일에 A교회를 다녔는데, 어느 주일날 교회 내에서 A교회 여집사가 주차장에 있는 우리 부부에게 와서 목사님이 시골까지 가서 프로그램을 하시느라 수고하셨으니 사례를 드려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습니다. 남편은 미리 준비한 현금 50만원을 제 눈앞에서 그 여집사에게 건네주었습니다.

이 일 후 남편도 더 이상 저를 설득하지 않고 제가 신천지 교회에 다니는 것을 허락해주었습니다.

저는 2015년 3월 기독교방송 CBS에서 방영한 ‘신천지에 빠진 사람들’이란 다큐 영상을 봤습니다. 국민들의 눈과 귀를 가리고 진실을 속이고 거짓을 방영한 영상을 보니 저와 같은 피해자가 또다시 생길 것 같아 너무나 마음이 아프고 안타까웠습니다.

영상에서는 신천지가 납치하고 감금하고 폭행한다고 했는데, 그것은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장로교 소속의 개종 사업을 하는 개종 목사들이 선량한 가족들을 사주해 신천지에 다니는 자녀나 아내를 수면제 먹여 끌고 가고 청테이프로 입을 막고, 손을 묶고 감금하고 폭행하는 일을 하게 하여 강제로 개종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개종 목사들은 모든 책임을 가족들에게 덮어씌우려고 개종 프로그램 동의서를 적게 하고 있습니다. 부모와 자식을, 남편과 아내 사이를 원수 되게 하며 가정을 파탄시키고 직장이나 학교를 그만두게 하고 있습니다. 분별력과 이성을 갖고 개종 목사들의 정체를 확인한다면 더 이상 돈벌이 목적으로 일하는 개종 목사에게 미혹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신천지가 가정 파괴범이 아니라 개종 목사들이 가정을 파괴하고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과 언론이 나서서 진실을 파악해 강제개종 프로그램의 피해자들의 한 맺힌 원한을 풀어주시고, 개종 목사가 하루속히 처벌받을 수 있도록 하여 주시길 간절히 호소합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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