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이 28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의사단체 집단행동에 대한 대응 관련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이 28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의사단체 집단행동에 대한 대응 관련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정부 “전공의 10명 고발”

업무개시명령 전국 확대

의료계 “법적 대응 예고”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정부와 의료계가 의대 정원 확대 등 정책을 두고 ‘강대강’으로 정면충돌하고 있다.

정부는 업무개시명령에도 의료 현장에 복귀하지 않는 10명의 전공의를 경찰에 고발하는 등 강경대응에 나섰다. 이에 대한의사협회(의협)는 복지부 간부를 맞고발하고 무기한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며 맞서고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28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지방경찰청 민원실을 찾아 고발장을 제출했다. 고발을 접수한 경찰은 사건을 지능범죄수사대로 배정한 이후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엄정하게 수사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부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사단체 집단행동 관련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에서 지난 26일 수도권 소재 전공의와 전임의를 대상으로 발령한 업무개시명령에도 불구하고 이 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10명의 의사에 대해 경찰 고발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정부는 기존에 수도권 전공의와 전임의를 대상으로 실시했던 업무개시명령을 오전 10시를 기해 전국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상황에서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며 “현재 코로나19 확진자가 수도권 이외의 지역에서도 100명을 넘어서는 등 코로나19의 전국적인 대규모 유행이 크게 우려된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에서 집단휴진이 계속될 경우 환자의 생명과 안전에 직접적인 위험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전공의와 전임의가 진료현장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전국 30개 주요 병원에 대한 현장 집중조사도 실시하며 업무개시명령에 대해 불이행할 경우 법적으로 엄정히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고기영 법무부 차관은 “집단 파업 사태로 인해 대형병원의 수술건수가 크게 줄어들고 응급환자 진료에 많은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전공의, 전임의들은 정부의 계속된 설득과 권유, 업무개시명령에도 집단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면서 의료현장에 복귀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 차관은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소속 전공의들에게 업무개시명령을 송달을 회피하기 위해 휴대전화 전원을 끄고 외부접촉을 차단하는 소위 ‘블랙아웃’ 행동지침을 내린다는 보도가 있었다”며 “업무개시명령을 직접 교부받지 않는 방법으로 이를 회피하려 하더라도 행정절차법 등 관련법률에 따라 적법하게 송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업무개시명령을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는 경우에는 의료법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형사처벌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의료계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은 이날 오전 11시 30분쯤 서울지방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업무개시명령에) 불응했다고 하루 만에 형사고발까지 한 정부를 강력하게 비판한다”고 밝혔다.

그는 “(정부를 상대로) 직권남용 고발 등 법적 대응하겠다”며 “개인의 자유와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본다. 여러 회원들과 상의하고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 심판을 신청할 예정”라고 말했다.

박홍준 의협 부회장도 “전공의는 의사의 미래이자 현재”라며 “우리 선배들은 한명의 전공의라도 어떠한 피해를 입지 않도록 법률적 지원을 포함한 모든 지원을 하겠다. 단 한명의 전공의도 법적 피해를 입지 않도록 지원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고발 대상이 된 전공의와 전임의들은 이미 반발에 나선 상황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지난 27일 전공의들로부터 사직서를 받는 형태로 단체행동에 돌입했다.

대전협에 따르면 같은날 기준 전공의 1만 6000명 중 76%가 사직서를 냈다. 여기엔 중앙대병원 170명, 고려대 안산병원 149명, 신촌 세브란스병원 29명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임의의 경우 서울아산병원의 전임의 289명이 실제로 사직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28일 오전 서울지방경찰청 앞에서 보건복지부의 업무개시명령 위반 전공의에 대한 고발과 관련해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청장과의 면담 등을 요청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28일 오전 서울지방경찰청 앞에서 보건복지부의 업무개시명령 위반 전공의에 대한 고발과 관련해 긴급 기자회견을 하고 청장과의 면담 등을 요청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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