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진우 신임 성균관장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 (제공: 유교신문)
손진우 성균관장. (제공: 유교신문)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성균관이 의료계 파업에 대해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을 속히 종식할 것을 요청한다”며 “논의가 필요하다면 코로나19가 진정국면에 접어든 이후에 대화를 진행해도 충분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27일 성균관은 ‘의사 파업에 대한 성균관과 유림의 입장’ 성명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성균관은 “인간의 고귀한 생명을 다루는 의사들에게 존경을 표한다”며 “이번 파업은 코로나19가 진정된 이후로 미룰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 국민이 불편하지 않고 불행하지 않게 하는 인술(仁術)을 펼쳐 지식인으로서의 위상을 지켜달라”고 촉구했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이다.

 

<의사 파업에 대한 성균관과 유림의 입장>

요즘 우리나라는 여러 가지 혼란과 우려를 낳는 일들이 자행되고 있어 매우 안타까운 심정이다. 장마 피해 복구 작업이 완료되기도 전에 코로나19가 매우 위급한 상황에 이르고 있다. 게다가 설상가상으로 의사들의 파업이 진행되고 있어 국민들의 마음은 아프기만 하다.

의사는 매우 귀한 직업이다. 그래서 의술을 인술(仁術)이라고 하는 것이다. 히포크라테스 선서에 의하면 환자들의 심신에 해를 끼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되며, 병자들의 이익을 위해 전념하겠다는 내용이 있다. 이러한 숭고한 생명을 다루는 의사라는 직업은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하지만 최근 의대 정원확대를 놓고 정부와 대한의사협회는 갈등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이를 바라보는 국민과 환자, 그리고 환자를 둔 가족들은 매우 우려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특히 나약하고 어린 사람이나 고령자들의 불편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클 것이다.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의료 공백은 불가피할 것이며 우려했던 것보다 더 큰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코로나19가 3단계 진입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의사들의 파업은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정부도 신중하게 대화에 임하고 정의롭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대안을 수립하기 바란다. 누구의 옳고 그름을 떠나 세계가 팬데믹(Pandemic)에 처한 상황에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발생한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에 성균관과 전국 유림(儒林)은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을 속히 종식할 것을 요청한다. 설령 논의가 필요하다면 코로나19가 진정국면에 접어든 이후에 대화를 진행해도 충분할 것이다. 파업이 장기화되었을 때 긴급한 환자나 수술을 받아야 할 환자가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할 수도 있고, 이로 인한 책임은 정부와 의사협회가 모두 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인간의 고귀한 생명을 다루는 의사들에게 존경을 표하면서 이번 파업은 코로나19가 진정된 이후로 미룰 것을 강력히 요청하는 바이다. 국민이 불편하지 않고 불행하지 않게 하는 인술(仁術)을 펼쳐 지식인으로서의 위상을 지켜줄 것을 간곡히 바란다.

2020년 8월 27일 전국 유림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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