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불교 경인교구 앞마당 소나무 옆에서 활짝 웃고 있는 김원법 회장. ⓒ천지일보(뉴스천지)

원불교 경인교구 여성회 김원법 회장 인터뷰

[천지일보=이길상 기자] “미래 꿈나무인 북한이탈청소년들이 남한 사회에 잘 적응해 정착할 수 있도록 힘을 주고 그들이 소망하고 꿈꾸고 있는 일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통일을 준비하는 미래지향적인 사업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는 원불교 경인교구 여성회 김원법 회장의 다짐이다.

경인교구 여성회는 2년 전부터 ‘아름다움, 그리고 행복나누기’란 주제로 북한이탈청소년들과 결연사업을 하고 있다. 그 중심에 김원법 회장이 있다. 그를 만나 원불교 경인교구 여성회가 세상에 전파하고 있는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들어보기로 했다. 그를 만나기 위해 원불교 경인교구를 찾았다. 경인교구는 세계문화유산 ‘화성’이 있는 경기도 수원시 팔달산 자락 양지바른 곳에 자리 잡고 있다.

북한이탈청소년 결연사업 공모사업 선정
“처음 결연사업을 시작할 때는 약간의 경계심과 이질감이 없진 않았지만 북한이탈청소년에 대한 교육을 받고 난 후 그들을 대했을 때엔 가엾고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김 회장은 이들을 처음 만났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2년이 지났다며 감회에 젖었다.

김 회장은 “지난날 북한 사회에서 굶주리고 두려움에 떨면서 한 가닥 희망으로 남한 사회에 삶의 터전을 마련하고자 죽음을 무릅쓰고 찾아온 이들을 미약하나마 이끌어 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고 말했다.

종교와 이념을 뛰어넘는 이 사업을 하면서 김 회장이 느낀 점은 남다르다. 그는 남과 북이라는 차이로 다르게 살아온 그들에게 따뜻한 사랑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이 감사하다고 말했다.

원불교는 일찍이 교단 차원에서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많은 도움의 손길을 뻗고 있다. 아프리카‧유럽‧동남아시아 등에 우물 파기, 의약품 보내기 등의 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

통일 사업에 디딤돌을 놓고자 분유 보내기, 빵공장․국수공장 지원 등 인도적인 대북지원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는 ‘전 인류가 한 식구로 살아가자’는 원불교의 정신과 무관하지 않다. 이 흐름에 경인교구 여성회도 발을 맞추고 있다.

김 회장은 “원불교는 한겨레학교를 운영해 북한이탈청소년들이 남한사회에 잘 적응하고 정착할 수 있도록 남한 학생들보다 더 좋은 환경에서 인성‧체육‧문화 등의 교육을 하고 있다. 경인교구 여성회는 이 한겨레학교의 학생들을 상대로 결연사업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학생들이 꿈의 나래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것은 한겨레학교의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라며 “한겨레학교에 정성과 사랑을 쏟는 원불교가 자랑스럽다”고 강조했다.

또한 “북한 사회에서 자랄 때 굶주린 일이 많아 그들의 평균키가 작다. 그래서 칼로리 높은 영양식으로 학교 급식에 정말로 신경을 쓰고 있다”며 한겨레학교의 세심한 배려로 학생들이 건강하게 커가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경인교구 여성회의 ‘아름다움, 그리고 행복나누기’ 사업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북한이탈주민후원단체의 공모사업에 선정됐다. 여성회는 오는 25일 ‘결연부모 교육’을 시작으로 5월에는 1차 결연식‧운동회‧문화유적답사를 실시하는 등 각종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보통 결연은 한 사람의 회원이 한 명의 학생과 결연을 맺는다. 현재 경인교구 여성회원 74명이 결연을 맺고 있다. 원불교인들의 이런 행함은 ‘처처불상 사사불공(處處佛像 事事佛供)’이라는 원불교의 가르침의 영향이 큰 듯하다. ‘곳곳이 부처요, 하는 일마다 불공이다’라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고 중생의 아픔과 함께하려는 원불교인의 사랑 표현인 것이다.

▲ 원불교 경인교구 여성회가 지난해 9월 결연을 맺은 북한이탈청소년들과 강화도 문화유적 답사를 했다. (사진제공: 원불교 경인교구)

결연사업은 통일 준비 사업
원불교의 경인교구는 타 교구에 비해 활동지역이 넓다. 경인교구 여성회의 활발한 활동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김 회장은 경인교구의 여성회장을 7년째 맡고 있다. 그가 오랫동안 여성회장을 하며 ‘아름다움, 그리고 행복나누기’ 사업을 이끌고 있는 것은 신심(信心)이 깊은 친정어머니의 영향이 크다. 김 회장의 말에 따르면 그의 어머니는 베풀기를 좋아했고 남을 원망하지 않는 삶을 살았다고 한다. 그는 “살아가다보니 어머니를 어느 정도는 닮아가는 것 같다. 지금도 어머니가 하신 것을 보고 닮으려고 하는데 잘 안 된다”며 속내를 드러냈다.

결연사업은 단순한 이웃사랑의 실천을 뛰어넘어 통일을 준비하는 사업이다. 김 회장은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은 북한이탈청소년들을 잘 교육시켜 향후 통일이 됐을 때, 이들로 하여금 북한 동포들이 자유주의 시장경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지도해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결연사업 궁극적 목적은 일자리 제공
김 회장에게 결연사업을 하면서 가장 보람됐던 일은 묻자 ‘결연을 맺은 학생들이 취업을 하는 경우’를 꼽았다. 그는 학생들에게 진짜로 필요한 것은 평생 안정적인 직업을 갖는 것이며 결연사업의 궁극적인 목적은 그들에게 맞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중소기업 사장이 결연한 학생들이 밝은 모습으로 변화된 것을 보고 ‘그들을 적극 취업 시키겠다’라고 말을 했을 때 눈물이 날 정도로 고마웠다”며 정성을 쏟은 회원들에게 공을 돌렸다.

▲남한산성계곡 수묵담채 김원법 회장 작품. (사진제공: 원불교 경인교구) 

작가 활동과 감사 기도
김 회장은 서예뿐만 아니라 한국화에도 능하다. 국전에 출품해 당선될 정도로 그의 한국화 실력은 수준급이다. 뒤늦게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지만 실력만은 만만치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회갑을 맞아 개인전도 열었으며 지금도 작가 활동을 하고 있다. 참선과 기도가 바탕이 돼서인지는 몰라도 7~8시간 앉아서 그림을 그려도 시간가는 줄 모르고 삼매경에 빠진다고 한다. 그림을 그리는 것도 그에게는 수행의 한 방편인 셈이다.

김 회장은 항상 감사기도를 한다. 그는 “저녁이 되면 오늘 하루도 숨 쉬고 건강하게 산 것만으로도, 온 가족이 무사하게 지낸 것만으로도 감사함을 느낀다”며 무엇을 달라는 식의 기도는 해 본적이 없다고 했다.

그는 “원불교인은 모든 일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 한다”며 “이는 원불교 창시자 소태산(박중빈) 대종사의 가르침인 ‘원망생활을 감사하는 생활로 돌리자’라는 일상생활 속 수행요법을 마음에 새기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나쁜 일이 닥쳐와도 내가 지은 업으로 생각하고 겸허히 받아들이게 되면 마음의 요동도 없다고 김 회장은 말한다. 그는 “좋은 일이 생겼다고 기뻐하다가 어려운 일이 생기면 마음이 소용돌이친다. 좋은 일이 있으면 안 좋은 일도 있다는 것을 항상 생각해야 한다. 그래야만 나쁜 일이 생겨도 마음에 요동치지 않는다”며 항상 모든 것을 수용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 2007년 10월 20일~26일까지 분당 율갤러리에서 개인작품전을 열고 기념사진을 찍은 김원법 회장. (사진제공: 원불교 경인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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