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대구=송해인 기자] 27일 오후 신천지 대구교회 코로나19 완치자들이 대구육상진흥센터에서 진행한 혈장 공여에 참여하고 있다. 내달 4일까지 진행되는 2차 혈장공여에는 총 1100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앞서 신천지 대구교회는 지난 7월 13~17일 409명이 참여하고, 개별적으로 219명이 동참하면서 현재까지 총 628명이 혈장공여를 마친 상태다. 이번 2차 참여까지 더하면 1700여명이 혈장 공여에 동참한다. ⓒ천지일보 2020.8.27
[천지일보 대구=송해인 기자] 27일 오후 신천지 대구교회 코로나19 완치자들이 대구육상진흥센터에서 진행한 혈장 공여에 참여하고 있다. 내달 4일까지 진행되는 2차 혈장공여에는 총 1100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앞서 신천지 대구교회는 지난 7월 13~17일 409명이 참여하고, 개별적으로 219명이 동참하면서 현재까지 총 628명이 혈장공여를 마친 상태다. 이번 2차 참여까지 더하면 1700여명이 혈장 공여에 동참한다. ⓒ천지일보 2020.8.27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코로나19에서 완치된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대구교회 신도들이 2차 혈장공여에 나섰다. 신천지 측에 따르면 1100여명이 27일부터 내달 4일까지 대구육상진흥센터에서 진행하는 혈장공여에 참여한다.

신천지는 세무조사와 검찰조사를 받던 지난 6월 23일 코로나 완치자 4000여명이 혈장공여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이후 지난 7월 13일부터 17일까지 5일간 진행된 혈장공여에 546명이 참여했으며, 부적합 인원 137명을 제외한 409명의 혈장공여가 이뤄졌다. 별도로 신천지 신도 219명은 계명대동산병원 등에서 개별적으로 혈장공여에 참여해 26일 기준 총 628명의 혈장공여가 이뤄졌다. 이번 2차 혈장공여에는 1100여명이 참여할 예정이어서 총 1700여명의 혈장공여가 이뤄질 전망이다.

최근 신천지 대구교회 자체 조사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에서 완치된 환자 4명 중 1명은 후유증을 겪고 있다. 극심한 피로감과 무기력증, 탈모, 전신 통증, 감각 상실, 두통, 호흡기, 순환기, 피부질환까지 종류도 범위도 너무 광범위했다. 문제는 처음 겪는 코로나19 후유증을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육체적 사회적으로 극심한 고통을 겪은 신천지 대구교인들이 또 대규모 혈장공여에 나서는 이유는 “누구보다 코로나19의 고통을 잘 알기에 코로나19 치료제가 속히 나왔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라고 한다.

◆전국 교회발 감염에 무너진 방역 둑

27일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교회총연합회 공동대표 회장을 비롯한 개신교 지도자 16명을 청와대로 초청회 간담회를 열고 사랑제일교회를 겨냥한 듯 “특정교회가 사과 대신 적반하장”이라고 말했다.

지난 20일 전광훈 목사는 ‘대국민 입장문’을 통해 “정부가 무한대로 검사를 강요하며 확진자 수를 확대하고 있다”며 “명단 제출·검사·자가격리 강요는 직권남용, 불법감금”이라고 주장했다. 또 코로나19 확산 배경을 ‘북한 소행’이라고 말했다. 급기야 26일 사랑제일교회는 정세균 총리를 비롯해 방역 책임자들을 고발했다.

8.15 광화문 집회를 기점으로 터진 사랑제일교회발 확진자는 27일 정오 기준 총 959명이다. 사랑제일교회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연일 교회발 집단감염이 터지고 있다.

사랑제일교회를 비롯한 최근 교회발 감염 등에서 나타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신천지 때보다 최대 9.3배 전파력이 높은 GH형이다. 전파력이 높은 바이러스 보균자들이 “검사만 하면 양성으로 조작한다”는 음모론까지 퍼뜨리며 검사를 기피해 국가적 방역위기를 초래하고 있다.

27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441명으로 지난 3월 7일 483명 이후 173일 만에 최고치다. 전문가들은 3단계 격상이 시급하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경제를 생각하면 고통스럽지만 더 늦어지면 안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전문가들이 가장 큰 문제로 보는 것은 최근 사랑제일교회를 비롯한 전국 교회발 감염자들이 방역당국에 반감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반감을 조장하는 이들이 교회를 이끄는 목회자들이라는 것이 더 문제다. 목회자를 하나님처럼 받들도록 길들여져 있는 개신교 신자들 특성상 목회자가 갖는 당국에 대한 반감은 신도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질 수밖에 없다.

전광훈 목사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증경총회장들에게 부흥회 등을 통해 받은 사례비 등을 갖다줬다고 고백했다. 사진은 지난 4월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됐다 보석으로 풀려난 전 목사. ⓒ천지일보DB
전광훈 목사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증경총회장들에게 부흥회 등을 통해 받은 사례비 등을 갖다줬다고 고백했다. 사진은 지난 4월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됐다 보석으로 풀려난 전 목사. ⓒ천지일보DB

코로나 양성반응에도 턱스크를 쓰고 통화하고, 병실에서 유튜브를 하며 정부에 대한 음해와 가짜뉴스 전파를 멈추지 않는 전광훈 목사에 대해 특별히 제재할 기준도 없어 병원과 당국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전언이다.

반면 이번에 2차 혈장공여에 나선 신천지는 기득권을 가진 한기총을 비롯한 기성교단으로부터 ‘이단’으로 낙인 찍혀왔다. 그러던 중 지난 2월 18일 31번을 시작으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터지자 ‘코로나 진원지’로 몰렸다. ‘을’로 취급된 신천지 비난을 온 나라가 즐기는 분위기 속에 신천지 신도들은 끔찍한 인권피해를 고스란히 혼자 감내해야 했다.

지난 3월 2일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과 정부 앞에 큰절을 올리며 사과했다. 이 총회장은 “우리는 힘 닿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 정부에 인적 물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정부 당국에서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노력해줘 고맙다. 앞으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이만희 총회장은 코로나 음성 판정에도 마스크를 쓰고 현장 기자회견에 나왔다.

가장 컸던 신천지 명단논란은 지난 3월 17일 대검찰청의 포렌식 감식결과 “감춘교인 없었다”는 결론이 나면서 일단락됐다. 신천지의 적극적인 방역협조에도 지난 8월 1일 이만희 총회장은 구치소에 수감됐고, 신천지에 대한 압박은 아직 진행형이다.

◆이단과 정통 통념 맞나? 

우리나라 개신교 대표단체였던 한기총의 전 회장인 전광훈 목사를 비롯한 기성교단 목회자들의 갑질에 가까운 태도와 이단으로 낙인찍혀 온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의 태도는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레 비교되고 있다.

또 “교회 운영보다 방역을 최우선에 뒀다”는 신천지와 달리 “죽어도 예배를 멈출 수 없다”며 대면예배를 강행하다 연일 집단감염이 터져 방역 상황을 악화시키는 기성교회의 모습은 점차 종교의 본질에 대한 질문으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기득권을 등에 업고 ‘갑질’하던 습관 그대로 정부 관계자를 고발하고 비난하는 기성교회 목회자 모습과 국민과 정부 앞에 용서를 구하고 방역에 적극 협조할 것을 다짐하는 모습은 참으로 극과 극이다. 아울러 통용되는 정통과 이단의 기준이 과연 옳은 것이냐는 의문을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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