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보건협회 부회장인 권이승 가톨릭관동대학교 의료경영학과 교수가 27일 천지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발생한 교회발(發) 코로나19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8.27
서울시 보건협회 부회장인 권이승 가톨릭관동대학교 의료경영학과 교수가 27일 천지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발생한 교회발(發) 코로나19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8.27

권이승 가톨릭관동대 교수

교회발 깜깜이 환자로 대유행

전염성 높아 자발적 검사 시급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신천지교회 집단감염 당시인) 지난 3월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전파 우려에 대해 방역당국과 발생집단(신천지교회) 간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고 서로 협조 속에서 (감염의심자에 대한) 빠른 검사가 이뤄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사례는 그렇지 못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선포하는 감염병 최고 경고 등급 ‘팬데믹’ 상황을 초래할 정도로 전세계를 휩쓸며 확산하고 있는 코로나19와 관련해 국내에선 지난 3월 신천지교회 집단감염보다 최근 발생한 사랑제일교회 등 교회와 관련한 집단감염이 더 많은 깜깜이 환자를 유발하고 그로 인한 대유행이 이뤄졌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서울시 보건협회 부회장인 권이승 가톨릭관동대학교 의료경영학과 교수는 27일 천지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발생한 교회발(發)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는 분명 수많은 ‘깜깜이 환자’를 만들었을 것”이라면서 “이들의 자발적인 검사가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권 교수는 “최근 사랑제일교회를 중심으로 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지난 3월보다 더 우려되는 것은 이들이 검사를 요구하는 방역당국에 반감을 갖고 있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종교를 갖고 있다고 해서 감염을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누구나 감염될 수 있는 것”이라며 “(교회와 같이) 여러 사람이 밀집돼 있는 공간에선 감염 위험이 더욱 크다. 이런 점에서 (감염의심자들에 대한) 검사는 아주 중요하고 시급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비말 전파, 극도로 위험”

권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사람을 비롯한 포유동물은 몸에서 ‘삼출성 분비물’을 배출한다. 대표적인 경우가 재채기, 콧물 등이다. 이 중 한가지가 바로 ‘비말’이라고 불리는 작은 물방울이다. 문제는 이 비말이 공기 중에 떠다닌다는 것이다. 특히 사람이 앞에 상대를 두고 말을 할 때는 감염 위험이 극도로 높아진다.

권 교수는 “비말은 코나 입뿐만 아니라 귀나 눈을 통해서도 우리 몸 안으로 들어올 수 있다”며 “여러 사람이 밀집이 돼 있는 공간에선 당연히 전파력이 강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방역당국이 말한 것처럼 이제 인류는 다시는 코로나 이전의 시대로 돌아갈 수 없게 됐다”면서 “한 가지 음식을 한 그릇으로 여러 사람이 나눠 먹거나 술잔을 돌리는 등 그간 우리들의 잘못된 습관들을 고치고, 손 씻기 등 개인위생관리를 철저히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에 이르기까지 코로나19가 전국적인 확산세를 보이고 있는 최근 상황에 대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에서 3단계로 격상할 때가 됐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많은 전문가들이 방역을 택할 지, 경제를 택할 지 고민하고 있지만 현재 국내 코로나19 사태는 임계치에 다다르고 있다”며 “(경제를 생각하면) 고통스럽지만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깊이 있게 생각해보면 지금은 (거리두기) 단계를 올리는 게 맞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전광훈 목사가 담임으로 있는 사랑제일교회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17일 오후 서울 성북구보건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0.8.17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전광훈 목사가 담임으로 있는 사랑제일교회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17일 오후 서울 성북구보건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0.8.17

권 교수는 최근 2주간 깜깜이 환자가 500여명 넘게 발생한 것에 대해선 장기간 코로나19 사태가 이어지며 피로도가 누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는 “자신과 타인을 배려해 마스크를 착용하고자 하는 우리나라 민족이 가진 공동체 의식은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도 “하지만 코로나19의 장기화로 피로도가 너무 누적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코로나19 감염확산을 막기 위해 공동체 의식에만 기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정부는 국민에게 협조를 구하면서 헌팅포차나 클럽, 노래방 등 고위험시설 운영중단 등의 조치를 계속 이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권 교수는 “미국이 세계 최고의 의료기술을 갖고 있다면 우리나라는 세계적 수준의 보건 의료시스템이 있다”며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급증하면서 나타난 병상 부족 문제와 관련해선 기존에 구축된 공중보건의료시스템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그는 “우리는 독일이나 스웨덴이 코로나19로 인해 의료체계가 붕괴되는 것을 본 적 있다”며 “현재 국내에 200~300명대 확진자 발생이 이어지고 병상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다. 보건소, 보건의료원, 사회복지시설 등을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완치자, 지속적인 관리 필요”

그는 최근 코로나19 완치자들이 극심한 후유증을 앓고 있다는 보도와 관련해선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특징을 설명하며 어떠한 역학적 변이가 있을지도 모르니 완치자라고 하더라도 의료체계와 연결되도록 하고 관찰군으로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권 교수는 “많은 석학들의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호흡기 질환임에도 우리 몸 구석구석에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게다가 자꾸 변이를 일으키다보니 현대 과학으로써는 접근하기 힘든 미지의 영역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홍콩에서는 완치됐던 사람이 다시 코로나19에 감염되는 사례도 나왔다”며 “정부는 코로나19 환자들이 완치 판정을 받았다고 해서 병원에서 내보내고 끝낼 것이 아니라 이들을 ‘관찰군’으로 두고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권 교수는 코로나19가 감기처럼 백신은 없지만 늘상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바이러스가 될 수도 있다면서 “코로나19 상황도 언젠가는 종식을 맞을 것인데 완전한 종식이라기보다는 감기와 같은 의미의 종식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경기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8.20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서울, 경기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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